주간동아 497

2005.08.09

빼어난 ‘강진 청자’ 세계로 미래로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5-08-05 11: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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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빼어난 ‘강진 청자’ 세계로 미래로
    한반도의 서남부 끝자락, 전남 강진군. 시인 영랑의 고장으로 알려진 이곳이 고려 500년을 풍미했던 청자의 발상지였다는 사실을 아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 하지만 예로부터 이곳은 청자 가마터가 많다는 이유로 청자골로 불리는 지역이다.

    “전국적으로 발견된 400여 개소의 옛 가마터 중 188개소의 가마터가 강진에 현존하고 있는 만큼 강진이 도자(陶磁) 축제의 중심이 돼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지요.”

    황주홍 강진군수는 7월30일부터 8월7일까지 9일간 강진의 고려청자 도요지 일원에서 열리는 제10회 강진청자문화제의 의의를 이렇게 설명한다. 황 군수는 “우리나라에서 국보나 보물로 지정되어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청자 중 80% 이상이 강진에서 만들어진 것이며, 세계 여러 곳에 귀중품으로 보존되어 있는 명품들 대부분이 강진의 작품들”이라며 “한국 문화예술사의 한 축을 이루는 청자를 세계에 알리는 축제가 바로 강진청자문화제”라고 자랑했다.

    1996년부터 시작해 10회째를 맞는 강진청자문화제는 4년 연속 전국 최우수축제로 선정되고, 전국 800여개 지역 축제 가운데 3대 축제로 뽑힌 축제. 이번 청자문화제 기간에만 기획, 전시, 공연, 체험, 부대행사를 합쳐 모두 87개의 단위행사가 현지에서 펼쳐진다. 황 군수가 이 다양한 행사들을 통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이번 축제를 우리 국민과 세계인이 함께할 수 있는 진정한 ‘동참의 장’으로 만드는 것. 문화제의 주제를 ‘흙·불 그리고 인간(土·火 & 人)’으로 정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황 군수는 “강진의 흙과 나무, 그리고 도공의 기술이 어우러져 만들어냈던 비색을 관광객들이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청자제작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진흙을 준비하고, 물레를 돌리고, 유약을 바른 청자를 직접 가마에 넣고 장작을 패는 행위들을 통해 고려청자를 만들어냈던 장인들의 숨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특히 다산 정약용 선생의 미공개 유품도 공개되며, 청자로 만든 북과 장구 등 20여 점이 선보여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 황 군수는 “청자학술 세미나 고려청자 공모전, 외국 청자 비교전시회, 강진청자 명품전, 청자도예 작품전 등 다채로운 기획행사를 통해 고려청자의 위대함을 전 세계에 뽐낼 계획”이라며 “이외에도 다산 정약용 선생의 실학사상을 체험해보는 다산학당 체험과 강진 문화유적지 투어, 산사체험(템플스테이)을 통해 강진의 역사와 전통을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청자문화제 기간 중 하루를 외국인의 날로 지정해 우리 것을 배우고 즐기려는 외국인들을 배려한 것도 강진 청자의 세계화를 위한 황 군수의 아이디어다. 황 군수는 “앞으로 옛 전통에만 매몰되지 않고, 더욱 세련되고 현대 감각에 맞는 디자인을 개발해 대중화하는 게 청자가 세계적으로 발전하는 길”이라며 “내년 4월3일부터 프랑스 유네스코 본부에서 10일간 고려청자 강진전을 여는 것도 청자 세계화 작업의 하나”라고 밝혔다.

    “청자 작품 하나를 만들어내는 데 수십 번의 손질과 70여일의 기다림과 정성이 들어가야 하듯, 청자문화제를 준비하는 데에도 그만큼의 애정과 노력이 들어갔습니다. 1300℃가 넘는 고열의 가마에서 청자가 구워지는 만큼, 전 국민의 열화와 같은 성원이 청자문화제를 세계적인 축제를 만드는 데 불쏘시개가 될 것입니다.”

    황 군수는 강진청자문화제가 세계적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전 국민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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