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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국, 이젠 환경 살린다 해”

산샤댐 등 30개 대형 프로젝트 공사중지 명령 … 지방정부 중앙보다 엄격한 환경규제 마련

“중국, 이젠 환경 살린다 해”

“중국, 이젠 환경 살린다 해”

광저우의 한 음료 제조공장에서 나온 오염된 물이 정화되지 않은 채 주강의 지류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

올해 2월 ‘달라진 중국’을 보여주는 사건이 있었다. 중국 환경당국이 산샤댐 등 30개 대형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무더기 공사중지 명령을 내린 것이다. 이들 프로젝트는 2003년 9월1일 발효된 환경보호법에 따라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해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공사를 시작해 제재를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조치로 22개 공사가 즉시 중단됐다.

국가환경보호총국 판웨(潘岳) 부국장은 “일부 지방정부와 기업이 국가경제 발전과 환경보호 요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환경영향평가조차 받지 않고 마음대로 건설하는 것은 불법이다”면서 “이미 건설 마무리 단계에 있는 일부 시설의 책임자는 행정처벌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환경당국이 국가급 프로젝트에 대해 무더기로 공사중지 명령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기, 수질, 토양 오염 세계 최악

1978년 개혁·개방 정책을 시행한 이래 중국은 해마다 9% 안팎의 경제성장을 이뤄왔다. 비약적인 경제성장으로 3억명의 중국인이 빈곤에서 벗어났고, 평균 개인소득은 4배로 늘었다. 덩샤오핑(鄧小平)의 ‘선부론(先富論)’을 외치며 숨 가쁘게 달려온 중국 경제. 그러나 그 화려한 이면에는 환경오염이라는 재앙이 숨어 있다.

중국 역시 다른 개발도상국들이 겪어온 ‘경제 기적에 따른 환경적 악몽’으로 고통받고 있다. 그러나 환경 파괴의 정도는 그 어떤 나라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이에 ‘지속 발전과 조화로운 사회주의 건설’을 국정 이념으로 내건 후진타오(胡錦濤) 정부가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드디어 소매를 걷어붙였다. 대형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무더기 공사중지 명령을 내린 것은 환경오염에 대해 어느 나라보다 관대했던 중국 정부가 이제는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중국의 환경오염 수준은 선진국이 중국과 동일한 산업발전 단계에 있었을 때보다 훨씬 심각하다. 판웨 부국장은 “선진국에서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000~1만 달러일 때 나타나던 환경오염도가 중국에서는 1인당 GDP 400~1000달러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대기, 수질, 토양 오염은 세계 최악의 수준이다. 세계은행이 선정한 ‘세계 최악의 오염도시’ 20개 가운데 16개가 중국의 도시일 정도다.

중국의 에너지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세계 2위다. 중국 전력공급의 80%를 책임지는 화력발전소, 여기에 자동차의 폭발적 증가가 더해져 중국 하늘은 뿌옇다.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지난 15년간 45% 이상 늘어났고, 중국 국토의 30%에 산성비가 내리고 있다. 지금 같은 속도로 앞으로 계속 이산화황·질소산화물·이산화탄소·미세먼지 등이 증가한다면, 2010년이 되면 중국 주요 도시의 공기는 사실상 호흡하기가 불가능한 지경에 이를 것으로 우려될 정도다. 이미 중국 340개 도시 가운데 60%는 심각한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이젠 환경 살린다 해”

중국 광둥 지역의 뿌연 하늘. 공장에서 뿜어져 나온 오염물질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하다.

물도 더럽긴 마찬가지다. 3월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전체의 하천과 호수에 대한 수질을 검사한 결과, 70% 이상이 기준치를 넘는 오염 상태에 있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중국인의 젖줄’이라고 할 수 있는 창장(長江)과 황허(黃河)의 오염도는 이미 위험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창장 유역의 폐기물 배수량도 2003년 270억t으로 5년 전보다 35%나 증가했다. 또 황허에도 각종 폐수와 오수의 배출이 늘어나, 황허는 식수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이뿐만 아니다. 산성비와 각종 공해물질로 인한 토양오염도 심각한 상태다. 중국 시사잡지 신문주간(新聞周刊) 최근호에 따르면 특히 주장(珠江) 삼각주 부근 토양의 중금속 오염이 매우 심각하다. 인근 농지의 40%가 중금속 안전 기준치를 초과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이곳은 전자, 컴퓨터, 섬유 등의 각종 생산공장이 밀집해 있다. 이런 공장에서 배출되는 폐수와 매연이 바로 토양오염의 주범인 것이다. 이 땅에서 경작된 중금속을 머금은 농산물은 여전히 인근 대도시와 홍콩 등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환경 개선 성과 있어야 승진

중국 국가환경보호총국 자료에 따르면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액이 중국 GDP의 8~15%를 차지하며, 그 피해 정도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중국 환경당국의 한 관계자는 중국의 ‘선개발 후환경’ 정책이 계속될 경우 2020년 중국의 GDP가 현재의 4배가 될 때 환경오염도 역시 현재의 4배가 되는 심각한 환경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이젠 환경 살린다 해”

대규모 댐 공사 현장.

이러한 환경오염의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후진타오 정부가 내놓은 환경 정책은 강력하다. 우선 올해부터 화력발전소에 의무적으로 아황산가스 정화장치를 달도록 했다. 염색공장 등 폐수 배출업체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고, 자동차 배기가스를 유럽 허용기준치에 맞추도록 지시했다. 중국 정부는 또 2020년까지 화력발전소를 대체하는 풍력발전소를 38곳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쓸 환경보호 관련 예산으로는 1조3000억 위안(약 165조원)이 배정됐다. 이는 과거 5년간의 해당 예산 7000억 위안에 비해 거의 2배 규모다.

그러나 이 같은 환경 관련 정책은 장쩌민(江澤民) 집권 시절에도 있었다. 중국의 환경 관련 법규나 제도 등은 이미 잘 완비된 편이다. 문제는 정부 당국의 정책 집행 의지와 효과적 실행 여부에 달려 있다. 여기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지방정부의 개발중심 행정이다.

중국에는 당·정 간부의 정치 실적이 변변치 않아도 GDP 증가율만 높으면 모든 것이 높게 평가되는 관행이 있다. 지방 간부들은 재임 기간에 정치 실적을 높이기 위해 경제성장만 추구한 나머지 맹목적인 프로젝트 도입, 무질서한 개발 등을 자행해왔다. 때문에 지방정부는 중앙의 환경 관련 정책을 저지하거나 지연시키는 등 회피 전략을 꾀해왔다. 이에 중국 국가환경보호총국 셰전화(解振華) 국장(장관급)은 최근 “각 지방정부들에 환경법 시행 의무를 상기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산샤댐 공사 등 대형 개발 프로젝트에 대해 무더기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을 때도 지역 관료들과 개발업체의 반발이 빗발쳤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태도는 단호하다. 원자바오(袁家寶) 국무원 총리는 “이는 옳은 결정”이라고 말하면서 환경당국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또 무더기 공사중지 명령을 계기로 환경보호와 관련한 5가지 정책 방향도 제시했다. 전략적 차원에서 환경영향평가 제도를 구축하고, 순환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경제성장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중앙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충칭(重慶) 등을 포함하는 ‘10대 오염도시’를 발표했다. 이는 전국 113개 도시 중 종합환경지수가 낮은 10개 시를 선정, 공개하는 제도다. 지난해 10대 오염도시에 드는 불명예를 뒤집어쓴 뤄양(洛陽) 등의 도시에서는 환경담당 관료가 사직하고 시장이 시민들에게 공개 사과하는 등 법석이 일어나기도 했다. 오염도시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 시는 중앙정부보다 더 엄격한 환경규제 방안을 경쟁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지방 관료들이 경제적 성과뿐만 아니라 환경 보호와 개선 등에서도 성과가 있어야 간부 선발과 승진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중국이 ‘좀더 깨끗해진 중국’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그 성과가 주목된다.



주간동아 2005.08.09 497호 (p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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