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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역사서 땀 좀 흘렸죠”

  • 이인모 기자 lmlee@donga.com

“한·중·일 역사서 땀 좀 흘렸죠”

“한·중·일 역사서 땀 좀 흘렸죠”
한·중·일 세 나라 학자 및 민간 연구자들로 구성된 ‘한-중-일 삼국 공동역사편찬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집필에 나선 지 3년여 만에 ‘미래를 여는 역사’를 세상에 내놓았다. 일본 침략의 잘못을 인정하는 가운데 공동 집필을 시작했지만 진행 과정에서 숱한 쟁점이 등장했고, 쟁점에 대해 의견 일치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한국 측 집필위원으로 실무를 총괄하다시피 한 김성보(43·연세대 사학과) 교수는 그동안의 힘든 과정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세 나라의 공식 회의만 11차례였습니다. 비공식 만남은 셀 수 없이 많았고 한국 집필진끼리는 수시로 만나 토론하고 합숙도 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힘들었던 점은 역시 세 나라 간의 의견 차이를 좁히는 일이었습니다.”

자국 중심의 역사관 탓에 의견 충돌은 허다하게 일어났다. 토론과 설명을 통해 서로의 이해를 구하기도 수십 차례. 이렇게 해서라도 의견을 좁힌 경우는 그나마 다행스러웠다. 끝내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이밖에도 ‘통역’과 ‘예산’ 문제가 줄곧 발목을 잡았다. 세 나라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통역은 필수. 세 배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예산 문제는 일본 측 집필위원들이 가장 큰 애를 먹었다. 자국의 위신을 떨어뜨릴 수 있는 상황이다 보니 후원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결국 집필자들이 자비를 들여 출간에 매달렸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일본 측 집필자들의 헌신적이고 자발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이 책은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위원회는 이제 ‘미래를 여는 역사’ 보급에 남다른 힘을 쏟고 있다. ‘역사 교사 모임’에 부교재로 활용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8월 중 한-중-일 세 나라를 잇는 청소년 역사캠프를 열어 역사 인식 공유를 통한 갈등 해결의 장을 만들기로 했다.

“‘미래를 여는 역사’ 출간에 북한이 참여하지 못한 점과 독도, 센가쿠 열도 등 민감한 영토 문제를 다루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이번 책에 만족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삼국의 역사를 포괄하는 역사서 공동 집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 교수는 한국 현대사를 전공했으며 충북대를 거쳐 올해 3월부터 모교인 연세대에서 재직하고 있다.



주간동아 2005.06.14 489호 (p85~85)

이인모 기자 l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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