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67

2005.01.04

담배는 성생활의 ‘적’

  • 이윤수/ 명동이윤수비뇨기과 www.penilee.co.kr

    입력2004-12-30 18: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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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는 성생활의 ‘적’
    담배가 몸에 좋지 않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끊지 못하는 이유는 아직 그 폐해를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얼마나 어떻게 나쁜지 겪어보고도 계속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다면 ‘아둔하다’고밖에 달리 할 말이 없다.

    담배가 몸에 미치는 나쁜 영향 중 하나는 발기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실제 진료를 하다보면 골초인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된다.

    어느 날 발기검사를 받고 있던 한 환자가 어쩔 줄 몰라하며 진료실에 들어왔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검사 중에 발기됐던 것이 갑자기 푹 꺼져버렸다는 것이다. 그는 오래 전부터 발기부전으로 고민해오던 사람으로 요즘 한창 인기 있는 먹는 치료제로도 전혀 반응이 없는 경우였다. 병원을 찾은 이유도 바로 그 때문.

    먹는 약으로도 안 되던 그의 물건을 빳빳하게 세운 장본인은 바로 음경해면체의 혈관구조 이상을 알아보기 위해 넣은 혈관확장제였다. 혈관확장제가 들어가고 보통 5~10분 지나면 음경이 발기되기 시작해 한두 시간 정도 유지되다 다시 푹 꺼진다. 20대 때와 같은 단단함과 우람함을 드러낸 성기의 모습에 그는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하지만 그의 흐뭇함과 뿌듯함은 담배를 입에 무는 순간 사라져버렸다. 바지 밑으로 불끈 솟아오른 자신의 물건에 대한 민망함을 감추기 위해 담배를 꺼내 물자 고무풍선에서 바람 빠지듯 힘이 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이 사건은 담배가 발기에 얼마나 유해한지를 생생히 보여준 사례로 비뇨기과계에서 두고두고 회자됐다.

    담배가 말초 혈관을 수축시켜 신체의 말단부 혈액순환을 방해한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좀더 이야기하자면 담배는 진정작용이 있어 뇌에서 끓어오르던 성적 욕구에 찬물을 끼얹는 구실까지 한다. 자, 그래도 담배를 피울 것인가.

    새해에는 담배 값도 오르는데 이 기회에 한번 금연을 결심해보는 것이 어떨까. 건전한 성생활을 위해서도 금연은 필수임을 다시 한번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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