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67

2005.01.04

푹신푹신 ‘어그 부츠’ 신어볼까

  • 이인성/ 이화여대 의류직물학과 교수

    입력2004-12-30 17: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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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푹신푹신 ‘어그 부츠’ 신어볼까

    어그 부츠를 신은 탤런트 임수정.

    최근 젊은 여성들의 패션 코드로 떠오른 ‘어그 부츠’는 사실 지난여름부터 패션 피플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아이템이다. 그러더니 올겨울 ‘대박’이 터져 예약 주문 뒤에도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등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한다. 지난여름 연수 갔다 온 제자가 한여름에 양털 부츠를 신고 나타났기에 “너 스키 타러 가니?” 했더니, 그녀 왈 “미국에선 다 이거 신고 다녀요” 했다. 결국 가을부터 하나 둘씩 보이던 투박한 부츠가 이젠 너도나도 신고 다니는 추세라 나도 그걸 살까 말까 하는 고민에 빠졌다(‘어그 부츠’는 굽이 거의 없어서 가뜩이나 작은 키를 신랄하게 드러내줄 것이다).

    어그 부츠는 2003년 카메론 디아즈, 기네스 펠트로, 리즈 위더스푼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미니스커트나 우아한 실크 원피스에 매치해 신으면서 사랑받았고, 국내에서는 패션모델 변정수, 드라마 ‘황태자의 첫사랑’의 성유리, ‘한강수타령’의 김혜수 등이 자주 신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최근엔 20대들 사이에서 ‘다모폐인’ 이후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패션 아이콘 임수정이 신고 나와 거리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어그’는 부드러운 양털 가죽을 이용해 다양한 디자인의 신발을 선보이고 있는데, 신발 안에 따뜻하고 포근한 양모가 들어 있어서 에스키모인을 연상시킨다. 고급 소재인 양가죽은 겨울에는 발을 따뜻하게 해주고, 봄·여름에는 공기 조절 기능을 하여 발을 시원하게 해주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맨발로 해변에서 많이 신는다.

    모양이 투박하고 못생겨서 ‘어글리(ugly)’를 줄여 ‘어그’라는 이름이 붙은 어그 부츠(UGG boots)는 원래 호주에서는 양털 신발인 ‘아지(Aussig)’를 일컫는 말이다. 호주의 서퍼가 미국 캘리포니아 해변 서퍼들에게 소개했고, 미국의 양털 부츠를 생산하는 업체의 회사명이자 브랜드명이 현재는 일반 명사처럼 사용되어 모두들 어그 부츠라 부른다.

    어그 부츠의 매력은 투박한 외양과 달리 청바지나 코듀로이(코르덴) 바지, 미니스커트, 우아한 원피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아이템에 쉽게 매치되어 캐주얼하면서 섹시한 매력을 살리기에 좋다는 점이다.



    미니스커트나 반바지에 어그 부츠를 그대로 신으면 섹시한 맛이 있고, 접어서 안쪽의 털이 바깥으로 보이게 신으면 발랄하고 귀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어그 부츠의 색깔은 어두운 색보다 밝은 색이나 파스텔톤, 원색이 좋다.

    그러나 어그 부츠는 투박하고 털이 달려 있어서 사실 하체가 굵고 짧은 동양인에게는 잘 어울리지 않는 아이템이다. 따라서 고를 때 종아리의 가장 굵은 부분을 피해 길거나 아니면 짧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포인트다. 어그 부츠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거리로 나서면 푹신푹신한 착용감에 발걸음도 가볍다. 그러나 어그 부츠는 캐주얼한 느낌과 달리 스웨이드로 만들어 손질하기 까다로운 제품이므로 눈이나 비가 오는 날 귀여운 양처럼 마구 신을 수 없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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