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헤어스타일로 말한다
30대의 그 남자는 2시간 반 이상을 나와 함께 있었다. 그러니까 그가 그곳에 머무른 것은 족히 서너 시간은 되었을 것이다. 그는 내가 방에 들어섰을 때 이미 거기 있었고, 내가 먼저 그곳을 떠났기 때문이다(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
200507052005년 06월 30일여름거리 섹시코드 ‘란제리 룩’
이곳 미국 로스앤젤레스(LA)는 올해 100년 만의 이상 기후를 보이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천사의 동네’인 LA에 살고 싶어하며, 심지어 거지들까지도 ‘some dimes for going to LA…’(LA에 가게 한 푼만 줍…
200506212005년 06월 16일청바지 ‘저항과 명품 사이’
군데군데 찢어지고 올이 풀려나가 너덜너덜한 바지 하나가 수백만원씩이나 한다면, 그걸 사 입는 사람을 아마도 정신 나간 사람쯤으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른바 명품 청바지라고 하는 것에 그런 경우가 있었다. 거기에 진품 보석…
200506072005년 06월 03일올 유행 드레스 코드는 ‘초록’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와서 이곳 문화를 직접 느껴보고 싶은 욕망에 성당에서 전례 봉사를 했다. 봉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Excuse me, Where is the restroom?”이었다. 처음엔 당황해서-나 역시 화장…
200505242005년 05월 20일옷에는 ‘性의 경계’가 없다
학생들과 함께 수업의 일환으로 뮤지컬 ‘헤드윅(Hedwig And The Angry Inch)’을 관람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 동독에 살던 한 청년이 미국으로 가 록 스타가 되기 위해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했지만, 싸구…
200505102005년 05월 04일이국적 패션에 담긴 ‘떠나고픈 욕망’
경제와 패션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중 하나가 경제 불황과 에스닉(ethnic·이국적인) 패션에 관한 것이다. 에스닉 모드는 현실도피를 꿈꾼다는 점에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갖고 있으며, 풍요로운 시기를 회고한다는 …
200504262005년 04월 19일길면 길수록 … 구두는 성적 상징물
신체의 가장 아래에 있는 발. 발의 크기를 생각하면, 그 안에서 아무리 이런저런 궁리를 해본들 구두의 유행에는 큰 변화가 생길 여지가 없을 듯하다. 하지만 예민한 눈을 가진 사람이라면 최근 여성 구두의 코가 매우 동그랗고 짧아졌음…
200504122005년 04월 08일남성들은 왜 ‘생머리 유행’을 좋아할까
지난해엔 패션뿐 아니라 헤어스타일도 복고풍 영향을 받아 여성적이고 낭만적인 스타일이 강세였다. 길고 웨이브가 있는 머리 모양이 가슴을 설레게 한 것이다. 그러나 올해엔 새해 시작부터 드라마의 영향을 받아선지 긴 생머리가 유행을 …
200503222005년 03월 18일억지로 몸만들기 ‘코르셋’과 ‘전족’
패션이 대표적이긴 하지만 예술에도, 심지어 학문에도 시대에 따라 일종의 유행이라 할 만한 흐름이 있다. 어떤 특정한 작품 경향이나 이론이 세계 여러 곳에서 묘하게도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하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그와 관련된 작품과 연…
200503082005년 03월 04일유행 제조기 TV 드라마 ‘PPL의 힘’
어느덧 ‘드라마 속 패션’이 ‘머스트 해브’(must have·꼭 구비해야 할 아이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물론 요즘 드라마들은 그 자체가 매우 트렌디하다. 특히 최고의 스폰서들과 스타일리스트들을 제공받는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
200502222005년 02월 18일유구한 역사 ‘피어싱’ … 식지 않는 유행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의 2004년 수상작 제목이 ‘뱀에게 피어싱’이다. 이 작품은 2003년도 스바루 문학상도 받았다. 패션의 일부로 화장과 장신구까지 다루고 있는 나로서는 흥미를 갖고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왜…
200502012005년 01월 26일정성껏 한올 한올 … ‘뜨개옷’의 매력
코끝이 얼얼할 정도로 날씨가 추워지면 생각나는 패션 아이템이 ‘니트’, 즉 편직물(뜨개옷)이다. 어렸을 적 어머니가 두꺼운 털실로 한올 한올 정성스레 떠주시던 그 옷, 커서는 가슴 설레며 애인의 목도리를 뜨기도 했다. 그래선지 ‘…
200501252005년 01월 20일‘멋과 보온’ 모자는 시대의 상징
연일 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거리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자 쓴 사람이 부쩍 늘어났다. 뭐니 뭐니 해도 모자의 기능은 추위로부터 머리를 보호하는 데 있다. 그렇지만 모자의 모양새나 소재가 모두 다른 것은 우리의 최초의 화두, 즉 …
200501182005년 01월 14일경제와 치마 길이 사이의 ‘소문과 진실’
‘경기불황과 미니스커트’의 상관론을 떠들면서 올겨울 거리엔 미니스커트 열풍이 불고 있다. 추운 날씨에도 짧은 주름치마나 진 스커트에 어그 부츠를 신는, 여학생 스타일의 스쿨걸 룩(school girl look)이 특히 인기인데, 보…
200501112005년 01월 06일푹신푹신 ‘어그 부츠’ 신어볼까
최근 젊은 여성들의 패션 코드로 떠오른 ‘어그 부츠’는 사실 지난여름부터 패션 피플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아이템이다. 그러더니 올겨울 ‘대박’이 터져 예약 주문 뒤에도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등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한다.…
200501042004년 12월 30일중세시대 권력의 상징 ‘장갑’
겨울이다. 어느새 2004년도 저물어가고 있다. 이해의 마지막 주엔 뭔가 따뜻한 얘기를 하고 싶었다. 문득 어릴 적 어머니가 손뜨개로 만들어주신 벙어리 털장갑의 포근함이 떠올랐다. 얼마 전 TV를 보니 영어권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
200412302004년 12월 23일사람들의 ‘싫증’이 ‘유행’을 만든다
부부 싸움의 대부분이 옷 때문에 일어난다. 특히 연말이 되면 더욱 그렇다. 외출하려고 옷장을 뒤지던 아내는 남편과 함께 초대받은 저녁식사 자리에 입고 갈 만한 옷이 없다고 투덜대고, 옷장을 들여다본 남편은 이렇게 많은 옷을 두고 …
200412162004년 12월 10일“남성패션, 더 섹시하게”
파리에서 10여년을 보낸 뒤 1990년대 후반 한국에 돌아와서 가장 놀란 것은 우리나라 남성들의 옷차림이었다. 멋대가리 없던 그 남성들이 이렇게 세련될 수 있는가. 세계의 멋쟁이들이 다 모였다는 파리에서도 ‘게이’나 시도할 법한 옷…
200412092004년 12월 03일인간의 멋을 위한 동물 수난 ‘모피의 법칙’
나이 든 귀부인의 전용물처럼 여겨지던 모피가 젊은 세대의 겨울 ‘머스트 해브(must have, 필수품)’ 아이템이 되었다. 엄마에게서 딸로 대를 이어가며 입던, 흔히 부잣집 혼수의 필수품목으로 치부되며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밍…
200411252004년 11월 19일웨딩드레스 색깔 ‘원래는 붉은색
내가 패션 프리즘난을 위해 구상해둔 글쓰기 차례대로라면 ‘June Bride(유월의 신부)’는 만물이 꿈틀거리는 봄에 쓸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 구성을 뒤흔드는 일이 생겨버렸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친구가 오랫동안의 싱글 생활을 접…
200411182004년 11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