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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아 놀자|직무발명

업무와 관련한 발명에도 ‘보상 필수’

  • 명한석 / 변호사·법무법인 지평

업무와 관련한 발명에도 ‘보상 필수’

업무와 관련한 발명에도 ‘보상 필수’

한 생명공학 회사 실험실의 연구원들.

산업구조가 고도화되면서 기업이 가지는 기술력, 특히 특허권 실용신안권 등 지적재산권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통상적으로 기업의 지적재산권이란 기업에 속한 직원 등의 연구 활동을 통해 나오는 법. 이와 같이 기업에 소속된 직원이 자신의 업무와 관련해 이루어낸 ‘발명’이나 ‘고안’ 등을 ‘직무발명’이라 부른다.

휴대전화를 생산ㆍ판매하는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이 새로운 방식의 자판을 발명했다면 그 자판에 대한 특허권 등의 지적재산권은 어디에 귀속될까. 회사일까, 아니면 발명한 직원일까. 정답은 ‘직무발명’ 규정에 대한 회사의 내규나 회사와 직원 사이의 계약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만일 회사 내규나 계약에서 직무발명에 관해 “회사가 ‘지적재산권을 받을 수 있는 권리’(설명 참조)를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 회사 소유가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회사는 무상의 ‘통상실시권’만을 가질 뿐이다.

이는 우리 지적재산권 관련 법이 ‘발명자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직무발명과 관련해 해당 기업이 지적재산권을 가지려면 종업원의 직무발명에 대해 지적재산권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승계한다는 근무 규정이나 계약을 맺고 지적재산권을 등록해야 한다.

그렇다면 회사가 근무 규정으로 직원의 발명에 대해 ‘지적재산권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자동 승계하게 정해놓았다면, 해당 직원은 아무런 권리를 갖지 못할까.

이에 대해서는 2003년 법원이 명쾌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법원은 200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거둘 수 있는 발명을 한 종업원들 중 1인에게 보상률(공헌비율) 5%와 해당 종업원의 기여율 30%로 계산하여 3억원의 보상금을 인정한 것. 이는 직무발명을 한 직원은 계약에 의해 기업이 ‘지적재산권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승계하는 경우에도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인정한다는 뜻이다.



더욱 심한 경우, 회사가 의도적으로 근무 규정이나 계약에 보상을 하지 않거나 적게 하는 것으로 정했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에도 관련 법률에서는 ‘종업원은 정당한 보상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보상액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발명에 따라 회사 측이 얻을 이익과 그 발명에 사용자 및 종업원 등이 공헌한 정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보상이 없거나 소액에 그치는 경우 이 같은 계약은 무효이며, 기업은 종업원에게 지적재산권으로 인한 이익이나 공헌도 등을 고려하여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업무와 관련한 발명에도 ‘보상 필수’

직무발명을 놓고 벌어진 회사와 종업원 간의 대표적 갈등 사례인 휴대전화 ‘천지인’ 자판.

한마디로 법원은 회사에서 정한 직무발명에 관한 계약조건이 특허법 등 지적재산권법의 직무발명 규정과 상치하는 경우, 그러한 규정이나 계약은 무효라고 보는 것이다. 우리 법은 직무발명에 관해서는 발명한 해당 직원에게 정당한 보상을 하게 함으로써 회사와 직원 사이에 공평을 기하도록 조처해놓은 셈이다.

올여름, 노동부가 고용보험에 가입한 30명 이상 사업체를 상대로 직무발명보상제도 시행 여부를 조사한 결과, 2053개 기업 가운데 19.2%만이 직무발명에 대해 보상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1건당 평균 보상금 수준 역시 특허등록이 94만원, 실용신안 36만원, 의장 22만원 등에 그쳤다. 기업 형태별로는 대기업의 경우 42.3%가 보상제도가 존재한다고 응답한 반면, 벤처기업(26.9%) 중소기업(15.1%) 외국계기업(13.5%) 등은 상대적으로 시행 비율이 낮았다고 한다. 또 노동조합 또는 노사협의회가 있는 기업들의 보상제도 시행률(25.3%)이 노동조합 또는 노사협의회가 모두 없는 기업의 시행률(8.6%)과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업무와 관련한 발명에도 ‘보상 필수’
그러나 직무발명에 대한 보상 규정은 강행 규정으로서, 기업에 이를 시행하지 않을 권한이 없다. 오히려 비용을 이유로 직무발명 보상 규정을 두지 않거나 아예 직무발명 자체에 대한 규정이 없을 경우, 그 기업은 당해 지적재산권에 대하여 ‘통상실시권’만을 갖게 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소송을 통해 막대한 보상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 ‘특허권’과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

우리 특허법은 특허권과 특허받을 수 있는 권리를 구별하고 있다. 특허권은 기술적 사상의 창작물을 일정 기간 ‘독점적 혹은 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특허법이 정한 등록절차를 거쳐 부여된다. 특허 신청은 ‘발명을 한 자 또는 그 승계인’만이 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이 특허 신청을 할 수 있는 권리를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라고 부른다.




주간동아 2005.01.04 467호 (p44~44)

명한석 / 변호사·법무법인 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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