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50

2004.09.02

슬럼프 땐 차라리 쉬어라!

  • 이종현/ 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입력2004-08-27 14: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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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잔 매에 장사 없다’는 말이 있다. 골프가 그렇다. 흔히 골퍼들이 공이 잘 맞지 않거나, 경기가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을 때 하는 말이 있다. “아, 오늘 왜 이러지?” “어제 연습장도 다녀왔는데….” “다시 한번 연습장에 가서 잡아야겠네.”

    공이 맞지 않으면 18홀을 끝내고, 스윙을 교정하겠다며 골프연습장으로 달려간다. 그러나 십중팔구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다시 골프장을 찾았을 때도 공이 시원스럽게 맞질 않는다. 이것이 바로 슬럼프다.

    프로선수도 마찬가지다. 허석호의 경우 2년 전 PGA(미국프로골프협회) 프로테스트에 나서기 위해 일본 대회를 끝내고 곧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프로테스트 총 6라운드 중 5라운드까지의 결과는 매우 좋았다. 그러나 마지막 라운드에서 무너져 1타 차로 고배를 마셨다. 그는 곧바로 최경주와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가 월드컵에 출전했고, 다시 일본으로 건너와 휘닉스 오픈에 출전하는 강행군을 펼친 뒤 결국 슬럼프에 빠졌다. 4주 동안 4개국을 넘나들며 경기에 나선 것은 분명 무리였다.

    얼마 전 메이저대회인 2004 PGA챔피언십이 열렸다. 최경주는 전주 대회를 쉬어가면서 체력 안배를 했다. ‘체력’에선 절대 남한테 뒤지지 않는 선수지만 최상의 컨디션을 위해 쉰 것이다. 휴식 덕인지 최경주는 6위에 오르는 선전을 했다. 반면 허석호는 일본의 선클로렐라 클래식을 마치고 비행기에 올라 곧바로 대회에 참여했다. 본선에 오르기는 했지만 원하는 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허석호의 실력이라면 최소 20위권 안에는 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체력의 안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프로선수들은 매주 정규대회 4라운드에 연습라운드와 프로암대회를 합치면 일주일에 6일을 필드에서 보낸다. 보통 체력으로는 버티기 힘들다. 그것도 비행기와 자동차로 4, 5시간을 이동하면서 경기에 나서기 때문에 실력만큼 체력이 우승의 변수다.



    지난해 신데렐라로 급부상한 안시현도 올 겨울 체력훈련이 부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걱정과 달리 상반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신인랭킹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최근 들어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슬럼프의 원인으로 바닥난 체력을 꼽는다.

    아마추어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연이어 4일 동안 골프를 쳐보면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스코어가 나빠짐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공이 맞지 않거나 슬럼프에 빠졌을 때는 일정 기간 골프채를 놓고 이미지 트레이닝과 체력 안배에 나서는 게 좋다. 휴식은 체력을 보충해주고 나쁜 스윙습관을 버리게 만들어준다. 더위에 몸이 지칠 대로 지친 여름철 막바지엔 10~20일 정도 골프를 쉬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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