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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아! 김선일 …

테러 없는 세상에서 편히 잠드소서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아! 김선일 …

아! 김선일 …

6월26일 고 김선일씨 운구 앞에서 가족들이 울부짖고 있다.

‘선교 사역을 꿈꾸던 그대가/ 전쟁 난민의 구호용 담요를 포장하는 동안/ 굶주린 팔루자 거리의 개들은/ 시체더미를 헤집으며 허기를 채웠고… 더 이상 눈앞에 탱크와 전쟁을 시로 쓰고 싶지 않다던/ 자카리아 모하메드의 고백을 훔친다/ 나는 장미를 노래하고 싶다.’(손 세실리아 시인)

6월26일 밤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고 김선일씨 추모 집회’에서 손 세실리아 시인의 애절한 노래가 울려퍼질 때 아랍어 위성방송 ‘알 자지라’에는 김선일씨를 납치, 살해한 테러리스트들이 다시 등장했다. 이들은 이라크에서 터키인들을 모두 철수시키지 않으면 자신들이 납치한 터키인 3명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27일엔 다시 미군 1명과 파키스탄 민간인이 살해 위협을 당했다.

왜 이렇게 ‘야만의 시대’가 됐나. 무엇이 이토록 이라크를, 아니 세계를 삭막하게 만들었나. 차제에 좀더 근원적인 문제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들의 끔찍한 살해 방식에 몸서리치면서, 그보다 더한 전쟁의 야만성을 제대로 보자는 것이다. ‘테러 응징’이라는 수사(修辭) 뒤에 가려진 미국의 석유 이권과 중동 질서 재편에 대한 야욕을 바로 보자는 것이다.

이 야만의 시대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나. 김선일씨 피살사건 이후 추가 파병에 대한 논란이 다시 제기되기도 하지만 ‘평화 유지’를 명분으로 정부는 단호한 파병 의지를 재천명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론 구멍 뚫린 외교 라인을 수습하고, 민심을 달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6월28일 미군정은 이라크에 주권을 이양했다. 그러나 미군은 그대로 이라크에 남아 있다. 무장세력의 저항이 급증하고 있고, 이라크 내 평화는 아직도 너무나 멀다.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취재하고 있는 ‘민족21’ 강은지 기자는 27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라크인들도 모두 김선일씨 사건을 측은해하고 있다. 무슬림이 아닌 외부 테러리스트의 만행에 미안해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라크 민중들에게 ‘탱크와 총’이 아닌 ‘평화와 장미’를 전해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주간동아 442호 (p14~14)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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