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30

2004.04.15

쏟아지는 車~車 … 이참에 바꿔볼까

SUV·중소형 세분화 소비자 선택권 확대 … 고기능 대형 모델 부활 최상위층 공략

  • 이나리 기자 byeme@donga.com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4-04-08 10: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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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쏟아지는 車~車 … 이참에 바꿔볼까

    GM대우 ‘라세티 해치백(왼쪽), ’현대자동차 ‘투싼’

    신차 출시로 극심한 내수 침체를 돌파하려는 자동차 업계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및 준중형차 중심의 엔트리 카 시장 공략, 대형 차종의 고급화와 소비자 선택권 확대 등이 주요 트렌드다. 2005년에는 관련 법규 개정으로 디젤(경유) 승용차가 대거 등장할 예정이다.

    SUV의 성장세는 세계적 현상이다. 웰빙 트렌드와 주5일 근무제 확산 등으로 국내 소비도 증가일로에 있다. 이미 전체 차량의 30%를 SUV가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1500~1800cc급 준중형 차종의 인기도 계속될 전망이다. 경제 사정이 어려운 지금, 가격 싸고 유지비도 적게 든다는 점에서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요즘 중형차는 1500cc라도 넉넉한 실내공간과 고급스러운 내부 장식 등으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하는 것이 추세다.

    그렇다고 고가의 대형차 시장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고급제품에는 불황이 없다’는 속설을 증명이라도 하듯 오히려 최상위 제품일수록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내수용 대형 모델의 부활과 고기능차의 득세 또한 세계적 경향이다.

    현대차 야심작 5인승 SUV ‘투싼’

    한국자동차연구소 정희식 연구원은 “2004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도 고성능, 소비자 선택 폭 확대, 친환경 지향 등의 특징을 뚜렷이 발견할 수 있었다”며 “2만 달러 이하 모델에서의 저비용·고기능 경향이 확산되는 한편 15만 달러 이상 고급차 브랜드와 신모델 또한 속속 발표되고 있는 것이 요즘의 트렌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 또한 엔트리 카 수요 확대를 위한 소형승용차 신규 가입고객 확보, 기존 대형차종의 브랜드력 강화, VIP 고객 관리 시스템 확대 운영 등을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잡고 총력 경쟁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GM대우가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신차 및 신규사업 발표회를 연 것이 그 한 예다. 양측은 “경쟁 차종이 아닌 만큼 같은 날 발표회를 한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했으나, 막상 행사장에선 CEO가 직접 나서 “저쪽에 가지 않고 이쪽을 찾은 것은 잘한 선택”이라고 말하는 등 첨예한 신경전을 벌였다.

    현대차가 야심차게 내놓은 신차는 ‘투싼(Tucson)’이다. 차명은 미 애리조나 주 관광명소인 투산시에서 따온 것으로, “현대와 전통, 강렬한 태양, 도시와 자연, 자유와 레저의 조화를 의미한다”는 것이 현대측 설명이다.

    ‘투싼’은 복합 컨셉트의 5인승 SUV다. 기존 ‘싼타페’보다 약간 작으면서 경제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 SUV 시장 확대 및 세분화에 따라 국내는 물론 해외 신규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현대차의 기대주다. 현대측은 “‘투싼’ 출시로 최고급 정통 SUV ‘테라칸’, 승용형 SUV ‘싼타페’, 컴팩트 SUV ‘투싼’ 등 SUV 풀라인업을 완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투싼’은 아반떼 XD 플랫폼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차체 디자인은 직선을 많이 사용해 ‘싼타페’에 비해 남성적이고 단단한 느낌을 준다. 실내공간 길이는 ‘싼타페’보다 다소 짧지만 폭은 더 넓다. 뒷좌석은 물론 조수석까지 쉽게 접을 수 있어 공간 활용도가 뛰어난 편이다. 연비는 12.9km/ℓ로 ‘싼타페’(12.0km/ℓ)보다 조금 낫다.

    2000cc의 가솔린 엔진(수출 사양), 디젤 엔진, 2700cc V6 가솔린 엔진(수출 사양)으로 구분해 동급 소형 SUV 중 가장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구축했다. 안전성 강화를 위해 전자안정장치와 운전·조수석, 측면 등에 두루 에어백을 장착했다. 가격은 2륜구동이 1452만~1867만원, 4륜구동은 1610만~2035만원(오토는 134만원 추가)이다. 싼타페보다 300만~400만원이 더 싸다.

    현대차는 이외에도 올 7월, 기존 ‘EF쏘나타’를 대체할 ‘NF쏘나타’를 출시한다. NF는 직선을 살린 남성적 디자인을 채택했으며 편의성과 주행성능을 대폭 보강했다. 연말께 출시되는 ‘TG’는 ‘그랜저XG’의 후속모델로 3000~ 3500cc급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GM대우도 신차인 ‘라세티 해치백’을 출시하고 공격적 마케팅에 들어갔다.

    ‘라세티 해치백’은 스포티하면서도 콤팩트한 외관과 넓은 실내공간이 돋보이는 차세대 준중형차. GM대우는 “‘라세티 해치백’은 모던한 이탈리아 감각의 실용적 디자인과 탁월한 승차감, 그리고 폭넓은 기본 장비를 갖춘 게 강점”이라고 밝혔다.

    유럽에서 인기를 누리는 5도어 해치백 모델은 그동안 한국에선 크게 주목받지 못한 차종이다. ‘라세티 해치백’은 지난해 12월 유럽 북미 아시아 시장에서 먼저 출시돼 비교적 호평받았으나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쌍용 다목적 차량 ‘로디우스’ 4월 출시

    쏟아지는 車~車 … 이참에 바꿔볼까

    기아자동차 ‘모닝’,쌍용자동차 ‘로디우스’(위 부터)

    앨런 베이티 GM대우 영업담당 부사장은 “그럼에도 우리는 ‘라세티 해치백’의 성공을 자신한다”며 그 이유로 △모던한 디자인 △정숙성 △동급 최고 연비 △안락성 등을 들었다. 특히 미려하면서도 역동적인 외관에 소비자들이 높은 관심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몬드형 투명유리로 된 헤드 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이 잘 조화돼 역동성을 느낄 수 있으며, 콤팩트한 외관과 달리 넓은 실내공간을 갖고 있어 뒷좌석 레그룸이 동급 최고인 932mm로 여유롭다.

    ‘라세티 해치백’은 휘발유 1ℓ로 12.7km를 주행할 수 있어 한국에서 출시된 1500cc 차량 가운데 최고의 연비를 자랑한다. 또 대우차가 “기계음 소리가 귀에 성가시다”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한계를 나타냈던 정숙성 부분에서도 획기적인 개선 효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차의 정숙성을 높이기 위해 동급 최대 공기청정기와 동급 최초 트리플 머플러, 흡음재를 보강한 후드와 엔진 커버 등을 갖춘 것이다. 가격은 수동변속기 기준으로 럭스 993만원, 맥스 1042만원, 다이아몬드 1222만원 등이다.

    쌍용자동차는 4월 초 ‘신개념 프리미엄 다목적 차량’임을 내세운 ‘로디우스(Roadeus)’를 출시한다. ‘로디우스’는 길(Road)과 제우스(Zeus)의 합성어. ‘길 위의 제왕’이라는 뜻이다. 쌍용차측은 “승용차와 SUV, 미니밴을 아우르는 최고의 차가 될 것”이라며 “대형승용차 ‘체어맨’의 승차감과 ‘렉스턴’ 4륜구동 시스템의 파워와 안정감, 11인승의 경제성과 다용도성을 두루 갖추었다”고 자랑했다. 2005년부터 승합차 기준이 11인승 이상으로 바뀌지만 9인승도 출시할 예정이다.

    체어맨 플랫폼을 기본으로 쌍용차가 독자 개발한 2700cc급 제3세대 커먼레일 DI엔진을 탑재했다. 국내에서 먼저 선보인 뒤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설 예정이다. 가격은 미정.

    르노삼성은 3월22일 저녁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03년 실적 및 2004년 경영 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제롬 스톨 사장은 “2005년 초 일본 닛산자동차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대형 세단을 선보일 것”이라며 “현재 생산 중인 SM3 차량에 1500cc 커먼레일 디젤엔진을 장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르노와 닛산의 공동 지원하에 SUV 모델을 개발, 수출 주력 상품으로 육성할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2월 유럽형 1000㏄급 소형차 ‘모닝’을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기아자동차는 8월경 2000㏄급 5인승 SUV ‘KM’을 출시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이밖에도 4~5월, 11인승 ‘카니발’, ‘쏘렌토 픽업’ 등의 업그레이드형 모델을 내놓고 연말에는 준중형급 ‘리오’의 후속 모델인 ‘JB’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2005년에는 환경부의 관련 법 개정으로 디젤 차량이 대거 쏟아질 전망이다. 디젤 차량에서는 유럽 지역에서 오래 전부터 디젤차를 만들어온 해외 브랜드들이 아무래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렇더라도 일단 현대차, 기아차가 유로-3 모델로 먼저 기선 제압에 나설 것이다. 그 뒤를 GM대우, 르노삼성, 쌍용차 등이 유로-4 모델로 맹추격하는 양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로-3, 유로-4 등은 유럽에서 통용되는 환경 기준이다. 환경부는 디젤 승용차의 경우 2005년 ‘유로-3’과 ‘유로-4’ 기준을 병행 허용하되 2006년부터는 ‘유로-4’ 기준으로 통일해, 일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미세먼지를 각각 21~ 47%, 30~67%, 40~80%씩 저감토록 하는 내용의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을 지난해 12월10일 공표했다.

    현대차는 중·장기적으로 전 모델에 디젤엔진을 장착, 디젤 승용차의 풀라인업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클릭’, ‘뉴아반떼XD’, ‘베르나’, ‘라비타’ 등 이미 유럽에 디젤 모델로 수출 중인 준중형-중형 차종이 첫 대상이 될 듯하다. 일단 유로-3 디젤 모델을 내놓은 뒤 점차 유로-4로 옮아갈 예정. 기아차는 ‘쎄라토’와 ‘모닝’이 유력하다.

    GM대우 닉 라일리 사장은 “디젤 라세티를 정부의 규제완화 방침을 지켜보며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르노삼성 역시 2005년 하반기 유로-4 기준의 ‘SM3’ 디젤모델을 내놓기 위해 논의를 진행 중이다. 쌍용차도 2006년 델파이사와 공동 개발한 디젤 커먼레일을 기반으로 ‘체어맨’ 후속 ‘W150’의 디젤 모델을 출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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