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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롱췐배 한중 정상 대결 3번기 2국

‘한우’ 원성진 복사꽃 향기에 취했나

원성진 5단(흑) : 구리 7단(백)

  • 정용진/ Tygem 바둑웹진 이사

‘한우’ 원성진 복사꽃 향기에 취했나

‘한우’ 원성진 복사꽃 향기에 취했나

장면도

롱췐(龍泉)배 한중 정상 대결에서 원성진 5단이 중국의 일인자 구리(古力) 7단에게 2대 0 완봉패했다. 롱췐배는 중국 청두에서 해마다 여는 복숭아꽃 축제인 ‘청두도화제’ 행사 가운데 하나로 올해부터 양국 정상 기사간 대항전으로 바뀌었다. 우승 상금은 12만 위안(약 1800만원).

우보천리(牛步千里)라 했지만 ‘송아지 띠’ 원성진 5단의 약점은 초반 포석이 너무 더디다는 점이다. 이를 정확한 수읽기와 끈적끈적한 끈기를 앞세운 후반 추격으로 극복하고 있기는 하다. 1국에서도 초반 경영이 시원찮아 무기력하게 패했다. 원성진 5단은 이러한 점을 의식해 2국에서는 적극적인 운석으로 나섰다.

백이 1로 어깨를 짚으며 우 상변 흑진 삭감에 나선 장면. 그러나 이 수는 너무 깊었다. 당장 흑2·4로 공격, 백7까지 조그맣게 살려준 뒤 흑8로 △ 석 점의 정수리를 덮어씌우자 움직이기 곤란해졌다. 아차 싶은 구리 7단은 별 수가 없자 백9 이하 17까지, 아래 백△ 석 점을 포기하는 대신 위쪽 대마를 살리며 수단을 부리고자 했는데, 흑18이 그만 장단을 맞춰준 실착이었다. 재빨리 백19·21을 젖혀 이은 뒤 23으로 젖히자 귀의 흑 석 점이 살 수 있는 수가 보이지 않는다. 귀의 사활을 간과한 것이다. 이것은 살을 취하고 뼈를 내준 것이나 다름없다.

‘한우’ 원성진 복사꽃 향기에 취했나

참고도 1, 참고도2 (위 부터).

흑18의 수로는 의 흑1로 두어 2의 끊음을 노리며 살아버렸으면 그만이었다. 백4로 목숨을 구하지 않을 수 없을 때 흑5로 못질! 그렇지만 실전은 백1에 사는 수가 없다. 흑2에 끊고 4로 자리를 잡아봤자 백7의 끼움수가 있다. 다음 흑A면 백B, 흑B면 백A가 맞보기. 117수 끝, 백 불계승.



주간동아 428호 (p95~95)

정용진/ Tygem 바둑웹진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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