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24

2004.03.04

성상납 접대 비용 매우 쳐라

  • 최승해/ 부산토마스 의원 남성클리닉 원장 www.thomasclinic.com

    입력2004-02-27 14: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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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상납 접대 비용 매우 쳐라
    요즘 국세청의 기업 접대비용 제한조치로 인해 룸살롱 등 이른바 ‘나가요 아가씨’가 있는 술집들이 울상이라고 한다. 말이 접대이지 룸살롱의 술값이 두세 명만 함께 마셔도 10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접대가 아니라 뇌물로 보아야 한다. 술을 사주면 수백만원이 넘어도 접대비용으로 인정돼 세금까지 감면해주고, 돈이나 물건으로 주면 뇌물로 간주해 처벌 대상이 된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사실 룸살롱 접대비가 수백만원이 넘어가는 이유는 꼭 술이나 안주 때문이 아니다. 누구나 다 아는 비밀이지만 술값, 즉 접대비용에는 매춘에 대한 대가가 들어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인당 20만원에서 50만원까지 하는 이른바 ‘2차 비용’은 술값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다만 뇌물 증여자와 수혜자가 함께 즐긴다고 해서 그것이 죄가 아닌 것은 아니다. 모든 경우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룸살롱 접대는 결국 ‘술대접’과 ‘성상납’이 합쳐진 형태였던 셈. 여기서 매춘이라는 또 하나의 범죄가 성립되는 것이다. 만약 섹스 접대도 접대의 한 방법이라고 우기는 정신 나간 기업인이 있다면 그는 ‘타락할 대로 타락한’ 사람임이 분명하다. 우연의 일치일까? 영어단어 ‘corrupt(타락시키다)’는 ‘여자를 유혹해 범하다’와 ‘공직자에게 돈을 주다’의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또 뇌물을 가리키는 라틴어와 영어는 동일하게 ‘더럽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말의 근원으로만 보면 서양에서는 고대로부터 뇌물이라는 개념 속에 섹스라는 도구가 포함돼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뇌물을 받은 관리가 매춘부에 비견되는 이유도 거기에서 연유한다. 로마에서는 뇌물을 받은 관리와 매춘부에게 똑같은 벌을 내렸다고 한다. 어쨌든 최근 룸살롱의 경기가 시들해지자 아가씨들이 노래방과 일반 주점으로 몰린다는 소문이 있다. 일반 술집과 술을 팔지 못하도록 돼 있다는 노래방에까지 매춘이 확대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역으로 섹스 상납, 즉 성상납이 좀더 싼 가격에 광범위하게 퍼져나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제 국가가 기업의 매춘 접대를 정상적 비용 지출로 인정해 세금을 깎아주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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