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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이화춘’ 커가는 뒷말

국정원장 정책특보 파격 발탁 … 盧와 인연, 포항소장 시절 등 과거 행적 논란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돌아온 이화춘’ 커가는 뒷말



2월17일 국가정보원장 정책특보에 임명된 이화춘씨를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다.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 일각에서는 김대중(DJ) 정부 시절 직권 면직된 그가 지난해 말 복직 소송에서 승소한 만큼 정책특보로 금의환향한 것은 명예회복 차원에서 바람직스러운 일이라는 반응도 없지 않다. 국정원도 마땅히 법원의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당연한 일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그의 과거 행적이 새삼 논란이 되는 등 대체로 부정적인 견해가 우세한 편이다. 특히 그의 발탁 사유가 노무현 대통령과 맺은 인연 때문으로 알려지면서 국정원 지휘부가 결과적으로 국정원 관계자들의 정치권 줄대기를 방조한 셈이 됐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정원이 ‘구조조정’ 대상이 돼 한 번 떠난 사람을 복귀시키면 직원들이 선거 때마다 정치권을 기웃거리는 것을 어떻게 막겠느냐는 얘기다.

이특보 “명예회복 시기 음해하려는 얘기”

국정원 내부에서는 이 점을 두고 이특보 임명이 DJ 시절인 99년 7월 청와대 뜻에 따라 이뤄진 K과장의 복직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K과장은 9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안기부에 사표를 제출하고 나와 “안기부가 DJ를 낙선시키기 위한 ‘북풍 공작’을 중단하지 않으면 관련 자료를 담은 ‘K파일’을 폭로하겠다”고 기자회견을 한 주인공. 그는 결과적으로 북풍 공작을 막아 DJ 당선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특보는 80년대 중반 안기부 부산시지부 근무 시절 노대통령을 처음 만난 이후 좋은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대선 때는 부산의 노무현 경선 및 대선 대책 캠프에 합류해 노대통령 당선을 도왔다고 한다. 노대통령의 지구당 사무국장을 역임한 최도술 전 대통령총무비서관과는 나이도 비슷해 오랫동안 친하게 지내왔다는 것. 노대통령의 한 측근은 “과거 인연으로 인해 노대통령은 이특보에게 좋은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물론 그는 부산시지부 근무 시절 ‘기관원’으로서의 임무에도 충실한 것으로 보인다. 김영삼(YS) 정권 시절 대통령비서실장을 역임한 김광일 변호사가 그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 현재 부산에서 변호사 생활을 하고 있는 김 전 실장은 “경남고 후배이기도 한 그가 88년 총선 때 나의 당선을 저지하기 위해 움직였다는 사실을 알았으나 그런 일에는 별로 개의치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경남고 선배이자 자신의 ‘담당’ 정치인이었던 YS가 대통령이 되면서 한때 안기부에서 잘나갔다. 그는 YS 정권 출범 이후 부산시지부에서 서울로 올라왔고, 얼마 후에는 당시까지 공기업이었던 포스코를 관할해 ‘물 좋기로’ 이름난 포항출장소장으로 발령받았다. 당시 그를 만났던 한 지인은 “그가 ‘나는 YS 정권과 운명을 같이할 겁니다. YS 정권이 끝나면 어차피 나도 그만둘 겁니다’라고 말해 그의 위세가 대단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그가 월권 시비에 휘말린 것도 포항소장을 역임할 때였다. 그는 당시 포스코의 구조조정에도 개입, 당시 포스코 경영진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제 당시 포스코 회장의 한 측근은 “94년 3월 취임한 김만제 회장이 자회사인 내화벽돌 생산업체 포철로재(현 포스렉)를 역시 같은 내화벽돌 생산업체인 조선내화에 매각하려 하자 그가 ‘조선내화는 박태준 전 회장 시절 특혜를 많이 받은 업체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은근히 압박해 김회장이 속으로는 안 좋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국 포철로재 매각은 없던 일이 돼버렸다.

그는 또 대통령민정수석실의 ‘요주의’ 대상으로 찍혔다. 당시 민정수석실 관계자는 “그가 포항소장 시절 YS 정권의 개혁 전도사인 양 위세를 부리면서 업자들과 자주 어울려 골프를 친다는 내용의 투서가 민정수석실에 접수돼 민정수석실에서 그를 내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이 때문에 YS 정권에서 한직으로 밀려났고, DJ 정권 출범 이후 구조조정 대상이 돼 국정원을 떠났다.

이에 대해 이특보는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포항 시절 포스코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고, 골프는 작년에야 배웠다. 한마디로 나를 음해하는 얘기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노대통령과는 개인적으로 소중한 인연을 갖게 됐을 뿐이다. 6년 만에 처음으로 월급을 받는 자리에 들어와 최소한의 명예를 회복했다고 생각하는데 또 곤욕을 치러서야 되겠느냐”고 덧붙였다.



주간동아 424호 (p28~28)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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