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23

2004.02.26

잡생각 가지쳐야 거목된다

  • 이조년/ 골프칼럼니스트 huskylee1226@yahoo.co.kr

    입력2004-02-20 13: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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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생각 가지쳐야 거목된다

    송나리(위)·아리 자매

    골프 신데렐라 안시현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안시현의 목표는 LPGA(미국 여자프로골프) 신인왕이다. 안시현이 박세리, 김미현, 한희원에 이어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그는 중국과 태국에서 50일간 피나는 훈련을 했다. 이제 남은 일은 3월까지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실전을 준비하는 것이다. 안시현이 제2의 박세리로 거듭나는 것은 300만 골퍼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의 바람이다.

    그는 뛰어난 재능뿐만 아니라 매너까지 갖춘 선수로 평가받는다. 실력과 미모, 매너를 겸비했으니 인기가 있는 것은 당연지사 다만 한 가지, 장도에 오르기 전 소속사의 홍보 등을 위해 머리 모양, 화장, 의상을 패션모델 스타일로 바꾼 것은 눈에 거슬렸다.

    안시현은 이제부터 오로지 골프만을 생각해야 한다. 그를 카메라 앞에 세운 소속사의 행동은 올바른 선수 관리가 아니었다고 본다. 불과 한 달 남은 LPGA 정식 데뷔를 앞두고 겉모습에만 초점을 맞춘 일부 언론의 태도도 못마땅하기는 마찬가지다.

    안시현 외에도 LPGA 무대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들이 있다. 송아리, 나리 자매가 바로 그들이다. 한국계 아버지와 태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두 자매의 골프 실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두 자매는 국적이 태국이었으나 얼마 전 한국으로 바꿨다.

    이들 역시 안시현과 함께 한국 골프 중흥을 이어갈 재목임이 틀림없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들이 한국말을 못한다는 것.



    여자 타이거 우즈로 불리는 골프천재 미셸 위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3년 후면 LPGA 또는 PGA에 뛰어들어 타이거 우즈 이상의 인기와 명예, 부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남자 사냥꾼’이란 닉네임까지 붙을 정도로 탁월한 장타력과 코스 공략은 이미 타이거 우즈의 아마추어 시절 실력을 넘어섰다는 평이다. 다행히도 미셸 위는 아버지의 체계적인 교육 덕분에 한국말을 제법 한다. LPGA 한국선수 1세대가 박세리, 김미현, 박지은이었다면 이들을 능가할 차세대 스타들은 바로 안시현, 송아리, 송나리, 미셸 위다.

    지금 미국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전체 프로 선수가 500명밖에 되지 않는 나라에서 끊임없이 대선수가 배출되고 있다는 게 놀라움의 이유다. 한국 선수들의 세계 무대 장악은 이제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

    우수선수 자원은 아직도 국내에 무궁무진하다. 스폰서나 가족, 지도자들이 무럭무럭 자라는 꿈나무들이 곁눈질하지 않고 골프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후원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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