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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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미니홈피’ 아직도 없니”

SK커뮤니케이션즈 ‘블로그 서비스’ 돌풍 … 수많은 중독자 양산 인터넷 ‘트렌드’ 견인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3-11-20 13: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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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미니홈피’ 아직도 없니”

    메신저서비스 네이트온과 결합한 미니홈피는 강력한 유무선 연계 서비스의 전진기지 역할을 할 전망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엔 딱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바로 ‘싸이’하는 사람들과 ‘싸이’ 안 하는 사람이다.”

    “중독성이 강하다는 걸 깨닫게 될 즈음이면 이미 ‘싸이질’(‘싸이월드’에 로그인 하는 것)을 멈출 수 없다.”

    IT 업계의 ‘큰형님’ 격인 SK텔레콤을 뒷배로 갖고 있으면서도 늘 ‘그저 그런 회사’로 평가받아왔던 SK커뮤니케이션즈가 뒤늦게 ‘미니홈피’(블로그 서비스)로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데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미니홈피’의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단숨에 포털업계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고 미니홈피는 수많은 ‘중독자’들을 양산하며 새로운 ‘인터넷 트렌드’를 견인하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네츠고를 운영하던 SK그룹이 2002년 라이코스코리아를 인수하며 세운 회사로 올 8월 ‘싸이월드’와 합병했다.

    현재 SK커뮤니케이션즈의 주요 콘텐츠는 SK텔레콤의 유무선 포털인 ‘네이트닷컴’의 네이트 온과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이전까지 SK커뮤니케이션즈는 다음커뮤니케이션즈, NHN 등 선두권 업체들이 긴장할 만한 서비스를 내놓지 못했다.

    8월 ‘싸이월드’와 합병 단숨에 대박

    “너 ‘미니홈피’ 아직도 없니”
    그동안 재벌기업의 인터넷 사업 진출은 녹록지 않았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장남 재용씨(삼성전자 상무)가 e-비즈니스를 부르짖으면서 200억원을 들여 인터넷회사를 세웠다 1억원에 매각하는 망신을 당한 게 대표적 사례.

    SK커뮤니케이션즈가 출범하기 전까진 SK 역시 포털업계에서 철저히 무시당했다. 라이코스를 인수하기 전 네이트닷컴의 페이지뷰가 20위권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SK가 1980년대 유공, 90년대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면서 빠르게 성장한 것처럼 SK커뮤니케이션즈는 적절한 시기에 라이코스를 인수해 몸집을 키우고 싸이월드와의 합병으로 뼈대까지 튼튼히 하면서 단숨에 업계 선두를 위협할 역량을 갖췄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SK텔레콤의 유무선 통합 서비스의 전진기지 노릇을 하면서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업계 1위를 향한 행보를 서두르고 있다. 대대적인 물량공세 속에 성장하고 있는 네이트닷컴과 싸이월드의 경쟁력은 선두 포털업체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SK커뮤니케이션즈 성재학 본부장은 “유무선 통합서비스를 바탕으로 포털 3강으로 자리매김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순손실 103억원을 기록한 SK커뮤니케이션즈를 ‘성장 가능성이 큰 회사’에서 네티즌들이 인정하는 ‘태풍의 눈’으로 거듭나게 한 미니홈피는 직원 수 20여명의 싸이월드가 2001년 9월 개발한 서비스. 소리 소문 없이 회원 수를 늘려가다 SK커뮤니케이션즈를 만나면서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트래픽이 급증한 것이다.

    싸이월드의 미니홈피가 네티즌들에게 다른 블로그보다 주목받고 있는 것은 서비스가 한국인 특유의 정서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1촌 맺기’라고 불리는 서비스를 통해 서로의 정보를 공유하며 인맥을 쌓을 수 있고 하루 몇 명이 자신의 홈페이지를 찾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인기도 수치’가 제공된다. 다른 사람의 홈피를 몰래 감상하면서 엿보기 심리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설계된 것도 ‘미니홈피’의 성공비결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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