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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사랑방 | 관전의 자유와 책임

“꼴불견 갤러리 나가 있어”

  • 문승진/ 굿데이신문 골프전문기자 sjmoon@hot.co.kr

“꼴불견 갤러리 나가 있어”

“꼴불견 갤러리 나가 있어”

국내 대회에 참가한 세르히오 가르시아. 가르시아는 갤러리들의 카메라 셔터 소리에 연거푸 짜증을 내야 했다.

관전문화를 보면 그 나라 골프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미국과 일본 무대에서 한국선수들이 ‘코리아 돌풍’을 일으키며 한국 골프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 이러한 위상은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줄리 잉스터(미국) 로라 데이비스(영국)를 비롯해 닉 팔도(영국) 존 델리(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 세계 유명 골퍼들의 국내대회 참가로 이어졌다.

골프 인구가 증가하면서 주말을 이용, 세계 유명 스타들의 플레이를 감상하기 위해 대회장을 찾는 갤러리의 숫자도 많이 늘었다. 그러나 골프의 위상이 높아지고 갤러리 수가 증가하는 등 한국 골프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데 비해 한국 갤러리들의 관전문화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여전히 필드에서 큰소리로 통화하는 갤러리나 골퍼가 임팩트하는 순간에 왔다 갔다 하는 갤러리를 발견할 수 있다. 심지어 골퍼가 그린 위에서 퍼팅하는 순간에 사진촬영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일부 갤러리는 “프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최상의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는 억지에 가까운 주장이다. 프로들이 최상의 조건에서 최상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주변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갤러리의 최소한의 예의이자 의무다. 실제로 외국의 경우 대회장 입구에서 소지품을 철저히 검사해 카메라나 휴대전화의 반입을 통제한다. 사진기자도 카메라 셔터에 소음기(消音器)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으며 골퍼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도록 촬영장소를 철저히 제한하기도 한다.

주니어 골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갤러리도 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프로들의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단, 골프장에 어린이를 데려올 때는 공공장소에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고 올바른 관전문화는 어떤 것인지 사전에 일러주어야 한다.

대회장에서 이동할 때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아무리 급해도 선수가 준비자세를 취했을 때에는 잠시 이동을 멈춰야 한다. 특히 골퍼들이 가장 민감해지는 퍼팅 그린 위에서는 조그마한 움직임도 삼가야 한다. ‘반대편에 있으니 움직여도 되겠지’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면 괜찮겠지’ 하고 스스로 기준을 설정해서는 안 된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의 경우 중계탑 위에 있는 카메라의 작은 움직임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정도다. 한국을 방문한 골퍼 로라 데이비스는 “한국 골퍼들의 실력은 세계 정상급이다. 그러나 한국인들의 관전문화는 수준 이하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국내대회를 취재하러 온 일본 도쿄스포츠의 한 기자도 “한국 갤러리는 모두 사업상 바쁜 사람들만 모인 것 같다. 바쁘게 걸어다니고 정신없이 통화한다”고 꼬집었다.

골프가 좋아 제 발로 찾아왔다고 해서 ‘관전의 자유’만을 주장해서는 안 된다.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뒤따르며 책임이 따르지 않는 자유는 방종이라고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도 가르치고 있지 않은가. 한국의 관전문화가 하루빨리 바로잡히기를 기대해본다.



주간동아 393호 (p88~88)

문승진/ 굿데이신문 골프전문기자 sjmoon@h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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