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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五感 진화 사람 닮아가네

시각, 청각에 이어 후각 활용 디지털 기술 현실화 … “디지털은 편리하고 인간적” 실감

  • 김용섭/ 디지털 칼럼니스트 www.webmedia.pe.kr

컴퓨터 五感 진화 사람 닮아가네

컴퓨터 五感 진화 사람 닮아가네

사각형의 모니터는 옷에 붙이고 다니며 화면을 볼 수 있는 형태(왼쪽)나 적외선을 이용한 가상 키보드(가운데) 등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디지털이란 말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첨단의 기계문명, 정보화와 미래사회, 컴퓨터와 로봇, 0과 1, 비인간화 등 차갑고 딱딱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사실 디지털의 지향점이나 외형적 이미지는 결코 차갑고 딱딱하지만은 않다. 오히려 디지털이 아날로그보다 더 부드럽고 따뜻하고 말랑말랑하다. 디지털은 이제껏 우리가 향유하던 아날로그 문화보다 더더욱 친인간적이고, 인간 편의주의를 지향한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인간적인 디지털 기술의 사례 중 하나로 컴퓨터와 관련된 친인간화 기술들에 대해 살펴보자. 컴퓨터와 관련해 우리가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이미지는 책상 위에 놓인 데스크톱 혹은 노트북 PC 등으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해 원하는 작업을 지시하면 그에 대한 결과가 모니터에 나타나고 스피커를 통해 소리가 나오는 정도다.

만약 컴퓨터를 의복처럼 우리 몸에 부착해 필요한 기능을 구현한다면 어떨까? 내가 컴퓨터를 활용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로 아주 자연스럽게 사람과 일체화된 컴퓨터를 입고 안경 모니터를 보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그리고 모니터를 평소에는 주머니 속에 접어 넣어 다니다가 필요할 때 꺼내서 펼쳐 볼 수 있거나, 주간지처럼 휴대하기 편한 일회용 미디어 디스플레이어가 나온다면 어떨까? 또 마우스를 통해 손끝으로 전해지는 미세한 촉각까지도 디지털화해 느끼게 해준다면 어떨까? 아니면 컴퓨터상의 사물의 냄새나 향기를 실제로 맡을 수 있다면, 즉 맛있는 음식이나 향수, 허브의 향 등을 디지털화한 후각 구현을 통해 표현한다면 어떨까? 사용자의 시선을 컴퓨터가 읽어내 단지 보고 반응하는 것만으로도 컴퓨터가 이를 파악해 실행하게 된다면, 즉 눈이 마우스의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면 어떨까?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나 자가방어 기능을 가질 수 있다면 또 어떨까? 생물컴퓨터라고 할 수 있는 DNA 컴퓨터나 뉴로 컴퓨터(Neuro Computer)의 실용화는 또 어떤 미래를 가능케 할까?

두루마리 제품 2010년쯤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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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휴대전화를 감싼 두루마리형 키보드. ② 기존 모델보다 3G 재현이 200배 이상 빨라진 무선인터넷. ③ 일본 NTT사가 개발한 제3세대 휴대전화.

입는 컴퓨터, 즉 웨어러블 컴퓨터(Wearable Computer)는 미국 MIT에서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웨어러블 컴퓨터는 컴퓨터의 발달과 더불어 책상 위(desktop)에만 놓여 있던 컴퓨터를 몸에 착용(wear)해 사용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웨어러블 컴퓨터란 휴대성뿐 아니라 인체(의복)와의 융화성, 사용자와의 인터페이스 등이 기존 컴퓨터 또는 휴대용 컴퓨터보다 훨씬 진보한 형태다.



웨어러블 컴퓨터는 정보의 수집과 기록 및 재생, 공유자끼리의 다양한 지식 및 경험의 공유, 통합된 지식 공유, 보다 유리한 보안과 안전, 뛰어난 이동성과 휴대성, 컴퓨터 활용을 통한 인간의 다양한 상승효과, 일상생활의 질적 수준 향상 등을 구현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접는 모니터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왔다. 그중 필립스가 개발한 LCD 제작용 ‘사진 단층 기술’은 물체의 표면에 액정 크리스털과 특수 혼합물을 칠하고 이를 컴퓨터에 연결해 일반 LCD처럼 화면을 표시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플라스틱판이나 옷 표면 등 재질에 상관없이 특수 혼합물을 바르기만 하면 휴대용 LCD를 만들 수 있다. 접는 모니터가 상용화되면 LCD를 종이처럼 접거나 말아서 휴대하다가 필요하면 큰 화면으로 펼쳐서 작업할 수가 있다. 이는 웨어러블 컴퓨터처럼 휴대성이 강화된 컴퓨터 기술임과 동시에 인쇄매체가 가지는 정보전달 효과를 활용할 수 있는 미디어 디스플레이어로도 적극 활용될 수 있어 정보디자인과 콘텐츠 비즈니스에도 유용한 기술이다. 초보적인 형태의 접는 모니터 기술은 이미 국내에서도 개발돼 책처럼 반으로 접어서 휴대할 수 있는 LCD 스크린(삼성 SDI)이 개발되기도 했다. LG전자는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어 제품을 2005년쯤, 그리고 말아서 휴대할 수 있는 두루마리 형태의 제품을 2010년쯤 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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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립을 열면 컴퓨터 키보드처럼 사용할 수 있고 화면이 자동으로 회전하는 휴대전화.

시각, 청각에 이어 후각까지 활용해 마치 실제 상황처럼 느끼게 하는 디지털 기술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미 국내에선 2000년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한 벤처기업이 공동으로 디지털 후각 구현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컴퓨터, 텔레비전 등에 내장해 가상환경 구축에 활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조 시스템과 결합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할 수도 있고, 또 제3의 의학으로 각광받고 있는 아로마 테러피나 품질관리 분야 등에 응용할 수도 있다. 그리고 만화영화사, 증권사, PC모니터 개발사, 이동통신 기기사, 게임 개발사, 인터넷기업 등의 다수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디지털 후각 구현 기술을 적용한 응용상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2002년 12월에는 휴렛패커드(HP)가 인간의 면역 시스템과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컴퓨터 바이러스 퇴치법을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HP의 ‘바이러스 조절 시스템(virus- throttling system)’은 PC간의 연결을 제한해 바이러스 전파를 막는 것이 특징이며, 컴퓨터가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 능력을 갖도록 지원하는 것이므로 인간의 면역 시스템과 매우 유사한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기술이 진일보한다면 자가점검과 자가치료가 가능한 컴퓨터, 즉 보다 인간화되고 지능화된 컴퓨터가 등장할 것이다.

학습·독자적 사고까지 가능

DNA 컴퓨터는 생물의 DNA가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정보를 저장한다는 점에 착안해 창안한 것으로, DNA의 기본 염기신호를 이용한 4진법 계산으로 훨씬 빠르고 방대한 양의 정보를 아주 작은 크기의 소자에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이다. 뉴로 컴퓨터는 단순한 계산이나 주어진 학습에 의해서가 아니라, 경험을 통한 학습, 복잡한 추론이나 독자적 사고까지도 가능한 컴퓨터를 의미한다.

이 같은 컴퓨터의 진화는 기본적으로 인간을 닮아가고, 그리고 인간이 좀더 편리하고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앞서 제시한 예가 아직은 상용화되지 않은 컴퓨터의 모습이라 멀게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조만간 상용화될 가능성이 아주 높은 컴퓨터다. 전 세계적으로 이미 수년에서 수십년 전부터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고 최근에는 실험단계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미래형 컴퓨터를 통해 좀더 편리하게 구현될 우리의 디지털 라이프는 인간을 닮아가는 컴퓨터를 통해 점점 인간화되는 디지털의 경향을 확인시켜줄 것이다. 디지털은 절대 차갑거나 기계적이지 않고, 편리하고 인간적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컴퓨터가 인공지능을 갖춘 미래형 컴퓨터로 진화하면 더 이상 컴퓨터라는 구시대 기기의 이름을 그냥 부르기가 민망해질 것이다. 컴퓨터란 말 그대로 연산하는 장치나 기계 정도인데, 이미 현재의 컴퓨터가 이 수준을 넘어 ‘커뮤니케이터’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니, 미래의 컴퓨터는 오죽하겠는가. 점점 인간을 닮아가는, 그리고 인간 능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디지털 기술 발전의 핵심 중의 하나인 컴퓨터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대접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컴퓨터는 도구나 수단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다. 더 이상 컴퓨터의 물신성을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컴퓨터가 점점 인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간동아 367호 (p70~71)

김용섭/ 디지털 칼럼니스트 www.webmedia.p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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