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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를 읽는 업종 ‘성공 보증수표’

불황에도 끄떡없는 유망 아이템 … 기저귀 세탁 배달업·발관리 전문점 노려볼 만

  • 성기영 기자 sky3203@donga.com 구미화 기자 mhkoo@donga.com

소비자를 읽는 업종 ‘성공 보증수표’

# 기저귀 세탁 배달업

소비자를 읽는 업종  ‘성공 보증수표’

신도시 지역 주부들을 대상으로 처음 선보인 기저귀 세탁 배달업은 2003년 3월부터 전국 가맹점 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2002년 12월 초부터 ‘천기저귀 세탁 배달업’이라는 긴 이름의 사업을 시작한 박금순씨(40)는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를 둔 주부 사업가다. 기저귀와의 인연은 진작 끊어버렸을 박씨가 이 사업에 뛰어든 것은 우연히 지역신문 광고를 접하고 나서부터. 그 전까지만 해도 최근 유행하던 운동화 세탁 배달사업을 하고 있던 박씨는 기저귀 세탁 배달 가맹점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 무릎을 쳤다. 그러고는 이것저것 생각할 것도 없이 당장 본사와 계약을 맺었다. 대기업으로 따지자면 박씨는 ‘관련 다각화’에 발벗고 나선 셈이다. 기저귀 세탁 배달업에 성공하면 아예 택배업체를 차리겠다는 구상도 세웠다.

박씨의 눈을 번쩍 뜨이게 한 광고를 낸 사람은 국내 최초로 기저귀 세탁 배달 전문업체를 차린 ‘아가야’ 강태선 사장이다. ‘아가야’의 현재 고객은 경기 일산 신도시 지역에만 국한돼 70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본격적인 시장 공략은 2003년부터다. ‘아가야’ 강사장은 “현재 일산 지역에만 국한된 가맹점을 1월부터 서울 경기 지역으로 확대하고 3월부터는 전국적으로 가맹점을 모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젊은 엄마들의 일손을 덜어줄 뿐 아니라 만만치 않은 종이 기저귀 값을 줄일 수도 있는 기저귀 세탁 배달업은 신도시 지역 맞벌이 부부를 중심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한 달에 5만6000원만 내면 잘 빨아 말린 보송보송한 기저귀가 1주일에 70장씩 집으로 배달되니 바쁜 엄마들 입장에서는 결코 비싼 비용은 아니라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 문제는 혹시라도 대형 공장에서 세탁한 기저귀 때문에 아기 피부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엄마들의 의구심을 해소하는 것. ‘아가야’는 이런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한국의류시험연구원에 기저귀의 세탁력과 살균력 시험을 의뢰해 인증 마크를 받기도 했다.

‘기저귀 세탁 배달업’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뛰어든 강태선 사장 역시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강사장이 하루에도 수백∼수천명씩 쏟아져 나오는 다른 창업자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 발관리 전문점

소비자를 읽는 업종  ‘성공 보증수표’

‘은밀한’ 이미지를 벗고 ‘개방형’ 휴식공간으로 차별화를 시도한 발관리 전문점이 각광받는 업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2002년 11월 문을 연 발관리 전문점 ‘리프레시 리조트’ 서울 압구정점(점장 박선순·33)은 현대아파트 단지 상가 1층에 위치하고 있다. 건물 고층에 위치하거나 밀폐된 공간이었던 기존의 발마사지숍과 달리 통유리창을 통해 훤히 들여다보이는 깔끔한 내부 공간이 눈길을 끈다. 발 마사지에서 연상되는 ‘밀실’이나 ‘안마’라는 퇴폐적 이미지를 말끔히 없애고 주택가로 진출, 개방된 휴식공간으로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이러한 ‘개방형’ 발관리 전문점이 2003년 떠오르는 업종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피부관리 강사로 활동했던 박선순 점장은 “발관리 전문점이 보편화된 일본에서는 가족이나 연인끼리 이용하는 일이 많은 데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대부분의 발마사지숍이 폐쇄적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어 선뜻 이용하지 못하는 잠재고객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문을 연 지 겨우 한 달을 넘겼지만 개업 기념행사와 광고전단지, 주부들의 입소문을 통해 현재 확보한 회원은 50여명. 고객의 대부분이 주부지만, 엄마들 손에 이끌려 온 수험생 자녀들도 적지 않다. 기존 발마사지숍의 이미지를 버리고 개방성과 접근성을 높여 건강에 대한 주부들의 관심을 ‘소비’로 연결시키는 데 성공한 셈이다.

피부관리사 등 미용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해온 ‘아름다운 사람들’이 2002년 6월부터 모집하기 시작한 리프레시 리조트 가맹점은 현재 서울 반포, 잠원, 대치동 등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10개 점포가 문을 열었고, 서울 이촌동과 경남 창원 지점도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발관리에 관한 사전지식이 없어도 가맹점이 되면 창업하는 데 문제 될 것은 없다. 전문교육 과정을 마친 발관리사를 매장 규모에 맞는 수만큼 파견하고, 창업자에게 2개월간의 별도 발관리 교육을 실시하기 때문. 12평 남짓한 압구정점은 전문 발관리사 3명을 고용하고 있다. 아름다운 사람들 본사 관계자는 “발관리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강남을 중심으로 한 고소득층이어서 가맹점이 강남에 주로 분포되어 있으나 앞으로는 저변 확대를 위해 대형 쇼핑몰이나 백화점 등에도 입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발관리숍에서 ‘엉뚱한’ 상상은 이제 그만. 2003년에는 발관리 시장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될 것이다.

# 유기농산물 전문점

소비자를 읽는 업종  ‘성공 보증수표’

유기농산물 전문점 창업에 나선 사람들은 자신들의 식습관부터 바꿔야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종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하는 전문점들이 성업중이다. 건강보조식품 전문점 중 창업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유기농산물 전문점’. 유기농산물 전문점은 대개 한두 개의 직영점을 갖고 있을 뿐 가맹점은 그다지 확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량생산이 어려운 유기농산물은 저가로 대량 구매하는 대형 할인점과는 유통구조가 맞지 않아 오히려 소형 가맹점들이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높은 매출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는 것이 창업전문가들의 설명.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단지 입구에 자리잡은 ‘한겨레 초록마을’ 대치동점(점장 박경란·42)의 점포 내 수납장은 마치 흙을 발라놓은 곳간 같다. 이곳에서는 유기농산물과 방목해 키운 축산물, 우리 밀로 만든 가공식품, 화학약품을 쓰지 않은 자연화장품 등 친환경 제품들을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현대백화점 식품감식관으로 5년간 근무하며 식품 위생과 품질, 선도(鮮度)를 총괄 관리했던 박씨는 유기농산물을 애용해왔다. 금융회사에 다니다 IMF 여파로 실직한 남편 권유영씨(45) 역시 친환경 식품에 관심을 가지면서 ‘배달과 총무’를 책임지겠다며 창업을 독려했다. 몸에 배인 생활습관이 창업으로 이어진 셈이다. 남편 권씨는 “창업을 위해 본사로부터 일주일간 유기농산물에 대한 교육을 받지만 단편적인 지식보다는 생활 속에서 경험을 통해 깨달아야 남에게 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부부는 마일리지제도를 이용해 고객 분포도를 파악하고, 반응이 좋지 않은 아파트에는 유기농산물에 대한 정보가 담긴 전단지를 직접 돌리며 유기농산물 전도사로 나서고 있다. 이제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문을 두드리던 주부들이 점차 단골이 되어 가는가 하면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자녀의 식이요법을 위해 매일같이 드나들며 박씨와 의논하는 엄마들도 생겼다.

인터넷 한겨레에서 운영하는 초록마을은 2001년부터 인터넷 사이트(www.hanifood.co.kr)와 전화를 통해 유기농산물을 판매해오다 2002년 7월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해 서울 마포구 도화동과 경기 일산 후곡마을에 직영점을 냈다. 가맹점으로는 대치동점이 첫번째. 2003년 내로 여의도, 풍납동 등에도 매장을 열 예정이다.

# 애완견 전문점

소비자를 읽는 업종  ‘성공 보증수표’

애견용품을 판매하는 애견센터는 2003년을 주도할 대표적 '감성 비즈니스'로 주목받고 있다.

애완견 전문점 ‘더독(THE DOG)’ 송파점의 김현석 사장(26)은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커피숍을 운영했다. 그런데 최근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이 확산되면서 전업의 필요성을 느껴 마땅한 창업 아이템을 찾던 중 애완견 전문점이 눈에 들어왔다. 이혼율이 증가한다는 신문보도를 접하고 주변에 독신자와 독거노인, 형제가 없는 아이들이 많은 것을 보고 애완견에 대한 수요가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실제 지난 5년 사이 애견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해 2003년 1조2000억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김사장이 애견센터 프랜차이즈 업체 중 ‘더독’을 선택한 건 이미 같은 브랜드의 팬시용품이 나와 있어 낯설지 않았기 때문. 고객들에게도 친근감을 줄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더독은 인터넷으로 애견을 분양해오다 2002년 6월부터 애견센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해 2002년 12월 문을 연 송파점이 가맹3호점이고, 일산 분당 등에도 가맹점이 개업을 준비하고 있다.

애견은 본사에서 기본적인 예방접종을 해서 내보내지만 관리를 잘못해 분양하기 전에 폐사하거나 분양한 뒤 병을 앓게 되면 기간에 따라 일정액을 보상하도록 되어 있어 관리에 주의가 요구된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김사장은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매장에 애견을 많이 두지 않고, 본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품종의 사진을 인터넷에 올려 원하는 품종을 구해주는 형태로 점포를 운영하는 것. 애견의 분양가는 폐사할 위험을 고려해 책정하기 때문에 관리에 신경 쓴다면 마진율이 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김사장의 설명이다. 김사장은 자칫 경쟁상대가 될 수 있는 동물병원과도 연계하고 있다. “동물병원을 가야 하는 고객들에게 우수한 제휴병원을 소개하면 고객이 이탈할 염려가 줄어들고, 병원에서 애견 분양이나 용품 구매를 원하는 고객에게 저희 가게를 소개하면 고객이 늘어나니 상부상조하게 되는 거죠.” 김사장은 앞으로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주말여행을 떠나기 위해 애완견을 맡기는 애견호텔의 이용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 김밥 전문점

소비자를 읽는 업종  ‘성공 보증수표’

테이크아웃 김밥점 ‘햇쌀김밥’은 신선도와 맛을 유지하기 위해 배달은 일절 사절하고 있다.

경기 일산 신도시에서도 학원들이 밀집해 있는 후곡마을에 위치한 ‘햇쌀김밥’. 10평도 채 안 돼 보이는 이 김밥집 주변에는 이미 ‘김가네’ ‘용우동’ 등 꽤 유명한 브랜드의 유사 업종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13년 동안 월급쟁이 생활만 해온 금창민씨(43)가 이처럼 경쟁업체들이 득실거리는 ‘정글’과도 같은 시장에 김밥집을 연 것은 2002년 7월. 금씨는 기존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분식점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이를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첫째는 절대로 김밥을 배달해주지 않는 것. ‘즉석에서 만든 따끈따끈한 김밥’만이 맛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뿐만 아니라 금씨는 김밥을 포장해 가려는 손님들에게는 언제 먹을 것인지를 일일이 확인한다. 다음 날 먹겠다고 하면 아예 판매하지 않기 위해서다. 또 햇쌀김밥에서는 다른 김밥집들에 널려 있는 1000원짜리 김밥은 취급하지 않는다. ‘맛’과 ‘가격’을 맞바꾼 셈이다.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김밥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금씨의 다음 구상은 김밥만이 아니고 돈가스나 우동 등 다른 메뉴들도 포장판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금씨는 관련업계에서 특허를 받은 특수 포장용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외식전문 컨설팅업체인 ‘맛깔컨설팅’ 이상화 소장은 “최근 비만 유발이나 유해성 논란 등으로 햄버거와 라면 수요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포화시장으로만 생각했던 김밥 수요가 늘어나는 등 새로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고목나무에도 꽃이 핀다고 했던가. ‘한 집 건너 한 집’으로 인식되던 김밥집도 아이디어만 잘 내면 새로운 성장종목으로 각광받을 수 있었다.

#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

소비자를 읽는 업종  ‘성공 보증수표’

포화상태에 이른 커피전문점이 '허브'와 결합하면서 매출이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정창화씨(35)가 3개월 전 문을 연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 ‘후에버(whoever)’에 들어선 사람들은 커피도 커피지만 한쪽 벽면을 빼곡이 채운 각종 허브 제품들을 보고 놀라게 된다. ‘커피 전문점에 웬 허브(?)’.

그러나 커피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허브라는 아이템은 매장을 연 직후부터 고객들 사이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허브 차뿐만 아니라 허브 로션, 허브 오일, 허브향 초, 허브향 목걸이 등 30여 종류의 허브 제품들은 커피 전문점의 ‘주인’ 격인 커피의 인기를 앞지르고 있다. 백화점 지하에 스포츠센터와 극장 등이 들어서 있다는 점을 감안해 주부들과 젊은 여성층을 겨냥한 전략이 적중한 것이다. 아직까지는 허브 제품들이 총매출의 10∼20% 정도를 차지하는 정도지만 정씨는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머지않아 허브 매출이 커피 매출을 앞지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커피 전문점을 창업하려는 사람들에게 허브 제품이 매력적인 것은 커피 한 잔에 비해 객단가가 월등히 높다는 점이다. 기껏해야 2500원을 넘지 않는 커피 한 잔과 최소 1만5000원인 허브 제품의 매출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오전 내내 커피 다섯 잔 팔아봐야 허브 로션 하나 파는 것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이 회사 관계자는 “젊은 여성들이 주로 모이는 지역의 점포는 허브 매출 덕분에 다른 점포에 비해 매출이 두 배 이상 뛰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정씨 역시 지금과 같은 추세를 계속 밀고 나가 1년 내에 투자비를 뽑겠다는 구상이다. 또 커피 전문점 운영이 안정 궤도에 올라서면 직원을 고용해 맡겨놓고 자신은 다시 직장에 나간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말하자면 정씨도 최근 유행하는 ‘투잡스(two jobs)족’을 꿈꾸는 것이다. 그러나 투잡스족으로 성공할 수 있느냐의 여부는 주인격인 ‘커피’보다는 손님 격인 ‘허브’에 달려 있는 것 같다.



주간동아 367호 (p16~19)

성기영 기자 sky3203@donga.com 구미화 기자 m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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