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59

2002.11.14

‘부동산 경매 정보’ 인터넷서 한눈에!

대법원 홈페이지 서비스… 전국 입찰 물건 내역·감정평가서·권리관계까지 빽빽

  • 조미라/ 하우PC 편집위원 alfone@hanmail.net

    입력2002-11-08 12: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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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동산 경매 정보’ 인터넷서 한눈에!

    법원 경매 인터넷 서비스 개시 이후 경매를 통해 싼 가격으로 부동산을 매입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법원 경매를 통해 아파트 등 부동산을 싸게 샀다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러나 법원 경매는 복잡하고 어렵다는 통념 때문에 경매에 참여하고 싶어도 쉽게 발길이 법원으로 향해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법원 경매 브로커에게 일을 맡겼다가 피해를 봤다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요즘엔 상황이 달라졌다. 쉽고 편하게 법원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인터넷 서비스가 등장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법원 경매를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부동산을 마련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희소식이다. 경매 브로커도 더 이상 존재할 수 없게 됐다.

    지난 10년간 대법원이 추진해온 정보 전산화 작업이 최근 마무리됐다. 이로써 10월부터 일반인도 인터넷(대법원 인터넷 홈페이지, http:// www. scourt.go.kr)을 통해 쉽게 법원 경매 정보를 찾아볼 수 있게 됐다. 특히 입찰 보증금이 낮아지는 것과 때맞춰 대법원은 경매 정보 홈페이지(http://www. courtauction.go.kr)를 따로 만들어 인터넷 법원 경매 서비스를 개시했다. 전국 법원에서 진행중인 부동산 경매 상황을 인터넷으로 확인해 물건을 골라 볼 수 있는 서비스다. 부동산 권리관계 내용을 담은 입찰 물건 명세서, 현황조사서, 감정평가서 등 상세한 정보가 제공된다. 그동안 입찰 물건 명세서, 현황조사서, 감정평가서는 입찰 희망자가 법원을 직접 방문해야 열람할 수 있었다. 또한 일일이 해당 물건의 기록을 찾아야만 했다.

    각종 정보 왜곡·고액 수수료도 차단

    ‘부동산 경매 정보’ 인터넷서 한눈에!

    대법원 홈페이지

    경매 정보 홈페이지는 경매 물건, 매각 결과, 경매 사건 등 전국 법원에서 발생되는 경매 관련 기록에 대한 검색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경매에 참여할 물건을 사전에 고르는 데 드는 수고가 크게 줄어들게 된 것이다.



    검색 조건도 다양하다. 기일별 검색에서는 각 지방 법원별로 경매 물건을 검색할 수 있다. 종합검색을 통해서는 원하는 물건의 소재지, 매물의 가격, 용도 등을 검색창에 입력하면 해당 물건 정보가 제시된다. 예를 들어 서울 서초동에 있는 감정평가액이 1억원인 사무실이라고 입력하면 조건에 맞는 물건이 바로 검색되어 나오는 것이다. 또 이렇게 검색해 찾은 매물 중 마음에 드는 매물을 선택한 뒤 나의 경매코너라는 곳에 따로 등록하면 이들 물건을 비교 검색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정리해 보여준다.

    경매 물건에 대한 상세 내역도 쉽게 알 수 있다. 표 형태로 보여주는 검색 결과는 매각 물건에 대한 근저당 설정 일자나 임차인 내역 등이 포함된 입찰 물건 경매서, 외관을 담은 사진과 내부 구조, 임대차 계약 내용 등이 실린 현황조사서, 감정평가사의 감정 내용이 담긴 감정평가서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임차인이 배당물건에 대해 배당요구를 했는지 여부 등 권리관계 정보도 모두 제공된다.

    대법원 관계자는 법원 경매에 관한 한 혁명적 변화라고 말했다. 그동안 일반인들은 법원을 직접 방문하거나 신문 공고를 통해서만 경매 물건의 내용을 알 수 있었다. 법원 경매 컨설팅 회사나 경매 대행업자에게 고액의 커미션을 주고 경매 물건에 관한 정보를 얻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었던 것. 그러나 이번 사이트 개설로 일반인들도 경매 정보의 접근과 활용이 훨씬 쉬워졌다. 법원 경매를 통해 좋은 조건으로 부동산을 구입할 기회가 넓어진 것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고액 수수료 지급이나 경매 정보 왜곡 등을 막아 경매 절차의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경매 정보’ 인터넷서 한눈에!

    법원 경매 장면. 최근 인터넷으로 경매 물건을 열람할 수 있게 돼 경매 참여가 훨씬 편리해졌다.

    그러나 인터넷이 대법원 경매의 난점을 모두 해결해준 것은 아니다. 낙찰가에 따라 다르지만 경매 물건은 대체로 일반 시세보다 20∼30% 정도 낮게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사이트 개설로 경쟁률은 더 올라갈 것이고, 이에 비례해 전반적인 경매 낙찰가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9월 서울지역 부동산 경매에서 주택 낙찰가율(낙찰가/감정가)은 101.7%, 아파트는 98.7%를 기록했다. 최근엔 주택 낙찰가율이 130%가 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입찰 진행 방식도 꼼꼼히 알아봐야 한다. 법원마다 조금씩 다른 규칙을 적용하기도 해, 지방법원 경매에 참가하려면 그 지역 법원의 경매 입찰 방식을 알아야 한다. 알기 쉬운 경매 코너에서는 경매 절차 안내나 경매 용어 해설 등을 서비스한다.

    현재 개설된 사이트는 경매 물건에 대한 정보만을 제공하며, 입찰 등 실제 경매 행위는 법원 현장에서 이뤄진다. 알기 쉬운 경매 코너에 들어가면 경매일과 입찰 시기, 입찰에 참여하는 방법, 물건을 낙찰받은 뒤 매수인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기까지의 경매 과정이 상세히 소개돼 있다. 경매 서식 코너는 매각 결정 취소신청서, 명도확인서, 부동산 소유권 이전 등기 촉탁 신청서, 매각대금 완납 증명원 등 경매 과정에서 필요한 경매 서식을 다운로드 받아 직접 작성할 수 있도록 했다. 경매정보광장 코너는 민사집행법, 주택임대차보호법에 관한 상식을 제공한다. 민·형사 소송 재판에 관한 판례도 검색할 수 있다.

    경쟁 치열해져 낙찰가 오를 수도

    대법원의 이번 전산화 작업으로 등기부도 인터넷으로 열람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은 전국 4500만 필지, 1억6000만장의 종이 등기부에 대해 전산화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제 대법원 인터넷 홈페이지의 등기 인터넷 서비스 메뉴를 통해 평일 오전 7시부터 밤 11시까지, 토요일과 공휴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부동산등기와 법인등기 등 등기부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가까운 지하철역 등에서 등기부등본을 뗄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등기부등본을 떼려면 해당 토지를 관할하는 등기소를 직접 방문해야 했다. 반나절 이상이나 기다리는 불편도 있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전국에 1051대의 유·무인 등본 자동발급기를 설치해, 평균 10분 이내에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인터넷으로 등기부등본을 열람하는 가격은 건당 1000원이다.

    반나절 이상 걸리던 호적등본 발급도 2분 만에 이뤄지게 된다. 다음달 18일에는 전국 232개 시, 군, 구에 대한 호적 전산화가 완료될 예정이다. 본적지가 아닌 거주지의 시청, 구청, 동사무소를 방문해 온라인으로 호적등본을 발급받을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인터넷으로 호적 신고도 할 수 있게 됐다. 다음달 1일부터는 대법원이 호적 전산자료를 공공기관에 제공, 담당 공무원이 호적부 내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민원인이 일일이 호적등본을 제출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

    대법원 홈페이지는 재판에 필요한 각종 소장, 신청서, 고소장 등 153가지 서식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식을 이용하면 일반인이 변호사의 도움 없이도 법원에 제출할 서류를 작성할 수 있다. 재판 진행 정보를 통해 재판 기일 등 소송 진행 상황도 확인할 수 있다.

    대법원은 이러한 전산화 사업에 3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시민들이 체감하는 편의성은 3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가지게 될 것이라는 게 대법원측 주장이다. 법원 전산화는 아직은 온-오프라인이 혼재된 절반의 전산화라는 평이다. 그러나 잘만 활용한다면 새로운 재테크 기회를 제공해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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