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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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대부 ‘리조트 사업’에 베팅

파라다이스그룹 회장 전낙원

  • 성기영 기자 sky3203@donga.com

    입력2002-11-07 14: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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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지노 대부 ‘리조트 사업’에 베팅

    전낙원 파라다이스 그룹 회장은 무의도 국제관광단지 계획으로 카지노 사업의 제2도약을 꿈꾸고 있으나 건강 문제 등으로 인해 사업 전면에 나서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카지노 업계의 대부‘ 전낙원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이 ㈜파라다이스의 코스닥 등록으로 또 한 번 화제를 뿌리고 있다. 1972년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로 등록한 파라다이스가 코스닥 입성에 성공한 것은 99년 처음 코스닥의 문을 두드린 지 3년 만의 일. 서울 워커힐호텔 카지노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는 그동안 관계 회사에 대한 대출과 지급보증 등이 문제가 돼 코스닥위원회로부터 네 차례에 걸쳐 재심의 및 보류 결정을 받았었다. 그러다 마침내 지난 6월 코스닥 심사를 통과했고, 10월 공모주 모집 과정에서 420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특히 파라다이스의 코스닥 매매 개시와 함께 최근 들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안은 인천공항 주변 용유·무의도 국제관광단지에 계획하고 있는 파라다이스 리조트 추진 계획이다. 파라다이스그룹측은 코스닥 등록에 앞서 무의도 지역에 500실 규모의 특급호텔과 18홀 규모의 골프장, 콘도미니엄, 해수 워터파크 등을 갖춘 ‘무의 파라다이스 리조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2011년까지 모두 6800여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

    코스닥 등록 성공 … 경영 일선에 나서지는 않을 듯

    인천시 역시 그동안 외국계 투자회사인 CWAK사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해 추진해오던 용유·무의도 국제관광단지 개발 사업 계획을 변경해 새로운 사업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파라다이스의 움직임은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인천시는 용유·무의 국제관광단지 개발 방식을 100% 민자 조달 방식에서 공영 개발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방침. 외자유치 능력 등 신뢰성이 떨어지는 CWAK사의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취소하겠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현지 주민들의 영업권 보상 등에 들어가는 막대한 자금 등을 감안할 때 외자유치 능력이 의심스러운 업체가 주도하는 민자 개발 방식에만 맡겨둘 수 없다고 판단한 것.

    파라다이스 관계자 역시 “어차피 100% 민간 투자만으로 국제관광단지 조성에 따르는 대규모 인프라를 조성하기는 어려운 만큼, 정부의 개발계획 진행 상태를 봐가면서 외자유치 여부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파라다이스는 일단 사내 유보금과 공모자금, 관광단지 계획에 포함된 콘도미니엄 분양 수익 등을 동원하면 자금 조달에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또 얼마 전 전낙원 회장의 보유주식 평가액이 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전회장은 파라다이스 지분 25.7%(2408만6000주)를 소유한 최대 주주. 파라다이스 공모가가 4100원(액면가 5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식 평가액만 987억원에 달하고, 여기에 이미 코스닥에 등록된 파라다이스산업 주식 18만1790주를 합할 경우 전회장의 주식 보유액만 1000억원대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 보유주식 평가액으로 따져서 20위권 안에 드는 수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전낙원 회장이 파라다이스의 코스닥 등록을 계기로 경영 일선에 나서거나 용유·무의도를 목표로 하는 또 다른 카지노 사업을 전면에서 이끌기는 어려운 상태로 보인다. 올해 76세인 전낙원 회장은 현재 건강 악화로 인해 주로 서울 방배동 자택에 머물면서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사무실에 들러 주요 업무에 대해 보고받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부분의 업무는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된 김성택 사장이 처리하고 있다는 것.

    파라다이스그룹 관계자는 “전회장은 사실상 명예회장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겨울철에는 해외 지인들을 만나기 위해 외국에 체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보면 코스닥 등록을 계기로 전낙원 회장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카지노 사업과 관련한 몇 차례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이미 ‘카지노 업계의 대부’라는 이미지를 굳힌 전낙원 회장은 그 존재만으로도 파라다이스의 앞날에 든든한 ‘병풍’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마치 현대 정주영 명예회장이 대북사업의 ‘병풍’ 역할을 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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