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59

2002.11.14

“대북방송 이미지 확 바꿨어요”

  • 성기영 기자 sky3203@donga.com

    입력2002-11-07 09: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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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북방송 이미지 확 바꿨어요”
    “사회교육방송 하면 뭘 생각하세요?” ‘조선노동당 고위 간부 여러분’으로 시작되는 주입식 이념 선전(?) 아니면 남한 체제의 우월성만을 강조하는 여자 아나운서의 비장한(?) 음성.

    KBS 라디오3국 오장환 부장(47)에 따르면 이는 정답이 아니다. 6·15 남북정상회담 이전까지는 몰라도 적어도 그 이후부터 사회교육방송은 ‘대결지향적’ 방송에서 ‘통일지향적’ 방송으로 꾸준히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10월 말부터 KBS 사회교육방송이 새롭게 선보인 카드가 ‘통일을 준비하는 사람들’(매주 일요일 밤 11∼12시·연출 박주현 PD)이라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는 사회교육방송의 이미지에 어울릴 것 같은 통일정책 담당자나 관변학자들은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이 프로그램은 사회 문화 등 우리 생활 주변에서 크게 각광받지는 못하지만 통일의 초석을 놓는 사람들만을 주인공으로 ‘엄선’하고 있다. 백두산 북한 지역에 지천으로 널린 야생화를 사진에 담아온 야생화 전문가 김태정 박사나 영화 ‘월광무’의 북한 촬영을 준비하고 있는 영화감독 이두용씨 같은 사람을 마이크 앞에 불러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오부장은 “순수하게 민간 차원의 남북교류에 기여하고 있는 사람들만을 초청해그들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장환 부장은 79년 당시 동아방송에 입사해 언론통폐합 이후 KBS로 옮겨온 뒤 올해로 라디오 PD 경력만 23년째를 맞는다. 남북화해 시대에 사회교육방송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겠다고 선언한 그의 ‘이유 있는 변신’ 또한 20여년 경력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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