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4

2002.07.25

약사 출신 ‘수호천사’ 20년 넘는 무한 봉사

  • < 아디스아바바=정현상 기자 > doppelg@donga.com

    입력2004-10-14 17: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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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사 출신 ‘수호천사’ 20년 넘는 무한 봉사
    “봉사는 자신이 선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6월25일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 국립병원 ‘블랙 라이언’에서 7개월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강경애씨(44)를 만났다. 이미 소록도 나환자촌에서 21년 넘게 봉사활동을 했던 그녀는 자신이 필요한, 더 가난하고 낮은 곳의 환자들을 위해 에티오피아를 찾았다고 했다.

    한국국제협력단(총재 민형기) 소속 봉사단원으로 에이즈 환자들이 주로 머무는 내과병동 중환자실에 근무하고 있는 그녀는 “날마다 2, 3명의 주검을 땅에 묻어야 한다”면서 “약간의 항생제만 있어도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이들이 많다”고 현지상황을 설명했다. 강씨는 함께 일하는 수간호사 트으베씨(50)로부터 “하느님의 선물” “놀라운 사람” 등의 찬사를 받을 만큼 자신을 내던져 일하고 있으며 환자들로부터는 ‘하베샤’(원어민) 같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현지언어(암하릭어)도 잘 구사한다.

    약사 출신의 미혼 간호사인 강씨는 소록도 봉사활동을 계기로 지난 99년 유한재단의 유재라봉사상을 받았다. 제주 서귀포 출신인 강씨는 사춘기에 소록도 나환자촌의 이야기를 다룬 ‘사슴성의 일기’라는 책을 보고 나환자촌 어린이들의 친구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부모 형제의 인연을 끊겠다는 협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소록도를 찾아간 게 82년 무렵. 이후 2000년 말까지 그녀의 소록도 봉사는 계속됐다.

    그녀가 한국을 떠나기 전 한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약이 필요한 곳이 많다’고 언급했는데, 그 신문을 본 어느 제약회사 사장이 그녀에게 적지 않은 약을 무료로 보내줬다. 7월 중순 그 약을 갖고 아디스아바바에서 700km 떨어진 나환자촌으로 떠났다. 자신을 던져 봉사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녀는 “미련이나 욕심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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