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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보는 경제 이야기|‘스컬스’&‘타이타닉’

귀족들의 빗나간 우월감… 타이타닉 승객 재산은 ‘6억불’

  • < 이명재/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 mjlee@donga.com

귀족들의 빗나간 우월감… 타이타닉 승객 재산은 ‘6억불’

귀족들의 빗나간 우월감… 타이타닉 승객 재산은 ‘6억불’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독선적인 외교정책으로 국제사회에서 많은 비난을 받고 있지만 자국 내정에서도 이런저런 불협화음을 빚고 있다. 특히 대대적인 감세안 등 상류층과 대기업 위주의 정책은 중·하류층과 진보적인 세력으로부터 적잖은 반발을 사고 있다.

부시의 정책 노선을 결정짓는 바탕은 무엇일까. 단순화하자면 그가 미국의 ‘귀족’ 집안 출신이고, 그래서 귀족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평등한 나라 미국에 웬 귀족?”

이렇게 반문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미국에는 엄연히 귀족이라고 부를 만한 계층이 있다. 유럽처럼 수천년의 전통을 지닌 건 아니지만 부와 권력을 대대로 이어받는 사실상의 세습 귀족이다.

2년 전 개봉된 ‘스컬스’라는 영화가 있었다. 동부 아이비리그의 명문 예일대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는 이들 귀족이 어떻게 자신들만의 집단을 형성하고, 그 네트워크를 통해 자신들의 권력을 더욱 탄탄히 하는지 보여준다. 영화는 명문가 자제들이 가입한 비밀 사조직 스컬스를 둘러싼 비리와 살인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스컬스는 실제로 영화 속의 허구가 아니라 실제 예일대에 존재하는 조직이다.



석유 재벌가문 출신인 부시도 예일대에 다닐 때 이 스컬스의 회원이었다. 미국의 한 저널리스트가 쓴 ‘부시 왕조의 복수’라는 책을 보면 그의 예일대 재학시절 얘기 중에 스컬스에 얽힌 대목도 나오는데, 그는 “책 읽기는 지독히도 싫어했지만 회원들 이름 외우는 데는 비상한 재주를 발휘했다”는 것이다. 부시가 그때부터 정치에 뜻을 두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치적으로 성공하려면 책 몇 권 더 읽는 것보다는 ‘힘있는 집안’ 사람들과 친교를 트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알았던 모양이다.

부시는 고등학교도 ‘귀족’ 자녀들이 입학하는 명문 고교인 필립스 엔도를 거쳤다. 하지만 성적이 나빴던 그가 예일대에 들어간 것은 아버지의 모교라는 이유로 입학이 허락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그가 정치적으로 성장한 과정을 들여다봐도 그는 이런 ‘프리미엄’을 누렸다. 말하자면 부시의 대통령 당선은 명문 귀족사회가 만들어낸 합작품 성격이 짙다.

귀족들의 빗나간 우월감… 타이타닉 승객 재산은 ‘6억불’
영화 ‘타이타닉’을 본 사람이라면 1등실의 화려함을 기억할 것이다. 그 객실에 탔던 부호 승객들은 대부분 실재 인물들로, 당시 미국의 귀족사회를 형성했던 이들이다. 당시 서구사회에서 권력과 재산이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타이타닉호 1등실을 탄다는 것은 부와 특권이 있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통했다. 타이타닉호 1등실에 탔던 사람들의 재산을 모두 합치면 당시 환율로 6억 달러에 달했다는 추정도 있다. 지금으로 치면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가치다.

일본 경제평론가 히로세 다카시는 미국의 경제 인맥을 파헤친 저서 ‘미국의 경제 지배자들’에서 이 영화의 여주인공 로즈의 실제 모델을 제시한다. 당시 미국의 신문재벌로 불리던 랜돌프 허스트라는 인물은 인기 여배우 마리온 데이비스를 정부(情婦)로 뒀는데, 이 마리온의 동생인 로즈 데이비스도 언니처럼 또 다른 부호인 에드워드 맥린의 내연의 처였다. 영화 ‘타이타닉’에 등장하는 비련의 여인 로즈는 바로 그녀가 모델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화 속 모델과 실제 인물들의 행태는 상당히 달랐던 것 같다. 영화 속 로즈는 재물 대신 사랑을 택했지만 실제로는 그런 ‘어리석은 모험’ 따윈 결코 하지 않았다고 다카시는 말한다. ‘사랑은 순간이지만 부는 영원하다’는 걸 모를 리 없었을 테니까.



주간동아 337호 (p87~87)

< 이명재/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 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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