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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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의 ‘발레 요정’

  • < 전원경 기자 > winnie@donga.com

    입력2004-10-07 13: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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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스크바의 ‘발레 요정’
    ”‘로미오와 줄리엣’은 다른 발레에 비해 감정 몰입이 많이 필요하다는 점이 어렵습니다.”(로파예프) “어느 발레나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주제입니다. 그 속에서 나름의 개성을 표현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가 되죠.”(파블로바)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의 두 주인공 안드레이 로파예프(오른쪽)와 올가 파블로바의 말이다. 이들은 5월18일부터 2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올려진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주역을 맡은 모스크바 국립 클래시컬 발레단의 수석무용수들이다. 같은 모스크바발레학교 출신인 이들은 신생 발레단인 모스크바 국립 클래시컬 발레단의 이력처럼 젊고 활기찼다. 2시간30분에 이르는 3막 발레를 춤춘 직후 인터뷰에 응했지만 별로 지친 기색이 없어 보였다.

    “파블로바와는 그동안 ‘지젤’ ‘호두까기 인형’ 등에서 주역으로 여러 번 호흡을 맞추었습니다. 하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번 서울 공연이 처음입니다. 물론 서로의 스타일을 잘 알기 때문에 별반 문제는 없지만요.” 로파예프의 설명이다. 그래서인지 17에 있었던 리허설에서 로파예프는 약간 긴장한 모습이었다. 불꽃을 연상시키는 선홍색 의상을 입고 줄리엣을 춤춘 올가 파블로바는 1996년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마이야 세계발레콩쿠르에서 1등상을 수상한 실력파 발레리나다. 그는 지난해까지 볼쇼이발레단에서 활동하다 모스크바 국립 클래시컬 발레단의 수석무용수로 자리를 옮겼다.

    “저희 발레단의 수준은 볼쇼이나 키로프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볼쇼이발레단은 물론 훌륭하지만 오래된 단체다 보니 그 나름의 틀이 있거든요. 반면 이곳에서는 매번 새로운 시도가 가능합니다.”

    검은 머리가 매력적인 파블로바에게 ‘혹시 전설적인 발레리나 안나 파블로바의 후손인가’고 묻자 그녀뿐만 아니라 옆에 있던 로파예프까지 깔깔대며 웃었다. “물론 혈연관계는 없습니다. 하지만 안나 파블로바는 제가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발레리나입니다. 기록영화에서 본 파블로바의 춤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만한 발레리나가 될 수 있다면 참 기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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