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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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새 8kg 감량…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 < 도움말 : 여에스더/ 가정의학 전문의 >

    입력2004-10-05 16: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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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나 이상적으로 살이 빠지고 있다.”

    ‘왜 살이 빠지지 않느냐’는 주변의 무수한 비아냥거림에도 최기자는 5월14일 비만 탈출기를 시작한 지 8주 만에 주치의로부터 이런 극찬을 들었다. 지난 3월26일 처음 비만클리닉을 찾아 체성분 검사를 할 당시 최기자의 체중은 82kg. 클리닉을 찾기 전 한 달 동안 감량한 3kg을 고려하면 석 달 동안 8kg을 줄인 셈이다(현재 77kg).

    하지만 주치의는 체중계 눈금의 수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문제는 복부에 낀 내장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리는 것. 최기자는 술과 식이조절 실패의 악순환 속에서도 클리닉을 찾은 후 허리둘레를 2인치 가량 줄였다. 주치의가 극찬한 것도 바로 이 부분. 8주 전 27.2kg에 이르던 몸속 체지방량이 22.7kg으로 4.4kg 빠진 대신 근육량은 51.8kg에서 53.1kg으로 1.3kg 늘어난 것이다. 8주 동안 빠진 살의 대부분은 지방 덩어리였고, 그 대신 근육이 늘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게 주치의의 설명. 매일 ‘잔소리만’ 듣다 칭찬을 들어 얼떨떨했지만 그리 기분 나쁜 일은 아니다.

    “음식조절엔 실패했지만 워낙 운동을 꾸준히, 그리고 많이 해서 지방이 줄어들고 근육량이 늘어난 것입니다. 운동을 이렇게만 계속할 수 있다면 식사량을 줄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주치의는 “하루 한 시간씩 일주일에 5일 이상 뛴다”는 최기자의 이야기를 듣고는 밤늦게 술 마시는 습관만 없애면 살이 계속 빠질 것이라고 격려했다.

    사실 하루 한 시간을 뛴다는 것, 7km밖에 안 된다고 해도 매일 하기에는 벅찬 일이다. 하지만 최기자는 밤이든 새벽이든 가리지 않고 뛰었다. 베란다에 러닝머신 을 놓고 그 위에 올라가 뛰고 또 뛴 것. 흐르는 땀이 눈앞을 가리고, 말 그대로 비 오듯 쏟아질 때까지 뛰고 난 후의 그 환희는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꼭 비를 쫄딱 맞은 생쥐 꼴로 거울을 쳐다볼 때의 그 쾌감. 그리고 시원한 물 한 잔. 씨알 좋은 고기를 낚았을 때의 강태공의 손맛이 이보다 더 좋으랴. 물론 그 쾌감을 위해 한 시간 동안 죽을 고생을 해야 하지만, 일단 러닝머신에 올라서기가 힘들지 달리기 시작하면 끝까지 할 수 있다.



    “역시 황영조는 인간이 아니야. 어떻게 그 거리를 그 속도에…. ” 최기자가 요즘 뛰면서 내뱉는 말이다.

    “그래도 규칙적으로 식사일지를 쓰고 기름진 음식과 술은 줄이세요.” 칭찬 속에서도 주치의는 식이요법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않는다. 최기자가 식사일지를 잃어버렸다고 하자 이번에는 잃어버릴 것에 대비해 2권을 주며 식습관 개선을 요구한다.

    한편 이미숙 기자는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라는 혹평을 들었다. 줄어가던 체중이 조금씩 늘고, 몸속 지방량도 증가했다. 급기야 주치의는 지난 주부터 이기자에게 약물처방을 시작했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서 식이요법도 실패하자 주치의가 내린 마지막 처방이었다. “운동을 못할 상황이라면 식사량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고, 그것조차 자신의 의지로 할 수 없다면 약물처방밖에 남은 것이 뭐가 있느냐”는 게 주치의의 설명. 하지만 주치의의 설명에도 걱정스러운 마음을 떨칠 수 없는 것은 왜일까. 아마 화려했던 이기자의 다이어트 실패 경력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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