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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2002 월드컵 D-100일

길 멀고 험한 ‘16강 담금질’

히딩크호 남은 1백일 훈련 플랜 … 실전 대비 핵심 체크, 조직력 극대화 최우선 과제

  • < 조준형/ 연합뉴스 스포츠레저부 기자 >jhcho@yna.co.kr
입력
2004-10-28 15: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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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멀고 험한 ‘16강 담금질’

길 멀고 험한 ‘16강 담금질’
남은 시간 100일. 이제 시간이 없다. 북중미골드컵과 우루과이와의 A매치에서 초라한 성적을 거둔 히딩크 사단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게 식었고 갖가지 비난의 화살이 히딩크 감독의 뒤통수에 꽂힌다.

그동안 히딩크 감독의 훈련 프로그램은 ‘기초전력이 충실한 팀 만들기’에 집중돼 왔다. 이제는 ‘실전을 위한 핵심 체크’에 주력할 시간. 과연 히딩크는 남은 기간 동안 일련의 불안을 불식시키는 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대표팀의 100일훈련 플랜을 미리 공개한다.

D-100~88일(2월20일~3월4일)

▶ 문제는 여전히 ‘몸’이다

지난 1월9일 샌디에이고에 캠프를 차린 이후 40일간 강행군을 실시했던 히딩크 감독은 유럽 원정에 앞서 잠시 휴식을 가진다. 현재 무릎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이천수(고려대), 각각 발목 부상중인 이민성(부산), 최태욱(안양), 김태영(전남) 등 부상 선수들은 이 기간에 치료와 재활 트레이닝을 함께 받는다. 6월까지 부상 재발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주 목표.



올 초 미국 원정을 위해 한 달 만에 소집된 선수들이 ‘숙제’(개인별 파워 프로그램)를 제대로 하지 않은 데 대해 불만을 나타냈던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에게 다시 한번 철저한 체력관리를 요구하게 된다. 히딩크 감독의 화두는 여전히 선수들의 ‘몸’인 셈.

그러나 평온한 듯 보이는 이 기간의 핵심 포인트는 월드컵을 향한 마지막 ‘선발고사’가 실시된다는 점. 미주 원정 기간동안 체크한 선수들의 수행평가 기록을 근거로 유럽 원정 선수단이 추려진다. 남은 시간을 감안하면 이때가 선수를 고르는 마지막 타이밍일 수밖에 없다.

D-87~65일(3월5일~3월27일)

▶ 확정된 엔트리 23명, 전술을 잡아라

길 멀고 험한 ‘16강 담금질’
스페인 전지훈련 일정이 히딩크호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되리라는 예측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튀니지(3월13일), 핀란드(3월20일), 터키(3월27일)와 평가전을 가지며 월드컵에서 뛸 ‘베스트 23’을 확정하는 것.

히딩크는 지리적으로 가까이에 있는 심재원, 설기현, 안정환 등 유럽파 선수들을 경기에 맞춰 총동원하는 한편, 최용수, 황선홍, 유상철, 박지성 등 일본파들도 평가전 즈음해 10여일간 불러들일 예정이다.

감독은 이를 통해 엔트리 23명에 들어갈 선수를 결정하는 동시에 본선 상대에 따라 유동적으로 가동할 포메이션과 그에 따른 베스트 11의 윤곽을 결정한다. 대표팀의 주 전형으로 자리잡은 3-4-3 전형에서 주전 최전방 원톱과 양 날개 공격수는 누가 될 것인지, 또한 북중미골드컵 기간에 집중 테스트한 3-4-1-2 전형에서 중앙공격형 미드필더와 투톱은 누구에게 맡길 것인지 이 훈련기간에 윤곽을 드러낼 전망.

수비가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는 히딩크 감독이 집중할 또 하나의 숙제는 골드컵 기간 최대 문제점으로 부각된 골 결정력 부재 해결. 히딩크 감독은 국내파와 해외파 스트라이커들이 모두 집결할 유럽 전지훈련에서 최상의 공격조합을 구상하는 한편, 집중적인 ‘개인교습’을 통해 골 결정력을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히딩크 감독은 미드필드의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가운데, 장점인 측면 공격력을 더욱 날카롭게 다듬는 작업과 공격형 미드필더를 통한 중앙 공격루트 개발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이러한 ‘다양한 공격루트 창조’ 프로그램은 미국 전지훈련 때 집중적으로 실시하려 했지만 예기치 못한 선수들의 부상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한 부분. 그동안 상대에게 위협을 주지 못했던 코너킥과 프리킥 등 세트플레이 상황을 득점으로 연결하는 연습도 주력할 과제다.

▶ 본격적인 맞춤형 훈련 돌입

길 멀고 험한 ‘16강 담금질’
히딩크 감독은 4월 초 선수들을 소속팀에서 아디다스컵에 뛰게 한 뒤 4월12일경부터 4월 말까지 파주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합숙훈련 캠프를 열고 1단계 국내 훈련을 실시한다. 유럽 전지훈련을 통해 자리잡은 대표팀의 골격을 바탕으로 미국, 폴란드, 포르투갈 등 본선 상대 3개 팀에 대한 집중적인 맞춤형 훈련을 실시하는 것.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를 가질 폴란드는 탄탄한 포백 수비라인과 수비에서 최전방으로 이어지는 롱패스를 앞세운 역습능력이 팀컬러. 그런 만큼 히딩크는 우리가 강점을 가진 미드필드에서부터 강한 압박 플레이로 공격의 활로를 차단하는 한편, 폴란드 포백 수비라인의 간격을 넓힐 수 있게 양 날개 공격수들의 측면돌파 능력을 가다듬는 훈련에 주력할 전망이다.

또 비교적 ‘만만한 상대’인 미국에 대해서는 상대의 장점인 측면 공격력을 차단하는 한편 최근 치른 두 차례 경기에서처럼 우리가 미드필드 싸움의 주도권을 잡도록 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어니 스튜어트, 코비 존스 등 신구의 조화를 이룬 미국의 측면공격을 저지하기 위한 선결 과제는 양 윙백 수비력의 강화. 우리 팀의 빠른 미드필더들을 활용한 압박전술도 세련된 형태로 다듬어질 예정이다.

루이스 피구를 위시해 걸출한 미드필더들을 보유한 포르투갈에 대비해서는 우리 팀 중앙공격형 미드필더를 상대 키 플레이어를 차단하는 최전방 수비요원으로 적극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포르투갈의 아킬레스건으로 평가받는 중앙 및 오른쪽 수비의 공략법 마련 역시 중요한 포인트다.

이 같은 맞춤형 훈련의 성과들은 4월20일 코스타리카, 27일 중국과의 A매치를 통해 최종적으로 점검된다.

D-32~1일(4월29일~5월30일)

▶ 16강 향한 ‘마인드 컨트롤’

길 멀고 험한 ‘16강 담금질’
마지막 한 달. 대표팀은 4월29일부터 5월23일까지 서귀포에서 훈련한 뒤 경주에 캠프를 차린다. 훈련 프로그램의 주제는 막바지 전력 점검. 4월22일부터 J1리그가 중단되고 5월 초면 유럽리그 일정이 마무리되는 만큼 ‘한국팀의 최강 전력’ 동원이 가능해진다.

히딩크 감독은 상대팀에 따라 적용할 전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과 함께 월드컵을 앞둔 선수들의 긴장과 부담감을 최소화하고 투지는 업그레이드시키는 ‘마인드 컨트롤’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5월 잉글랜드(21일·미확정), 프랑스(26일) 등 최강팀들과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폴란드, 포르투갈 등 유럽팀들에 대한 적응력을 쌓는 한편 다소 ‘벅찬 상대’들과의 막판 일전을 통해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것이 감독의 의도. 자신이 이끌어온 기간 동안 한국 대표팀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확인하겠다는 자신감 어린 포석이다.

그동안 히딩크는 자신은 ‘이기는 기술’만 전수하는 테크니션이 아니라 ‘힘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상대를 압도(dominant)하는 축구’를 육성하는 지도자라는 점을 역설해 왔다. 그러나 “한국 축구를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그의 의도와 ‘16강 진출’이라는 현실적 목표 사이의 괴리는 날이 갈수록 불거진다. 대표팀의 단기훈련 플랜에는 이 괴리를 해소해야 한다는 감독의 짙은 고심이 배어 있다.



주간동아 323호 (p24~25)

< 조준형/ 연합뉴스 스포츠레저부 기자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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