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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뒷이야기|악연 또 악연 ‘대만야구’

그라운드는 ‘한류열풍’ 예외 지역

  • < 김성원/ 스포츠투데이 야구부 기자 > rough@sportstoday.co.kr

그라운드는 ‘한류열풍’ 예외 지역

그라운드는 ‘한류열풍’ 예외 지역
기자는 대만에 두 번 놀랐다. 한 번은 1998년 11월 방콕 아시안게임 야구경기 때다. 일본ㆍ대만은 박찬호가 출전한 드림팀과 금메달을 놓고 한참 신경전을 벌여야 했다. 대만 팬들의 열띤 함성때문. 그들의 응원은 독특했다. 물병에 얼음을 잔뜩 채워 흔들면 ‘탱크소리’가 났다. 혼자 있어도 시끄러운 화교들인데, 1000여명 가량 모여 물병을 흔들어댔으니….

두 번째인 지난 8월엔 공포감마저 들 정도였다. 제4회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가 열린 대만 타이베이. 대만-한국의 1차전에서 불미스런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은 대만대표팀 코칭 스태프가 심판에게 격렬히 항의했다. 그때다. “쓰, 쓰!”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물병이 수차례 날아왔다. 90년대 초반 이후 한국야구에선 거의 볼 수 없는 광경. 대만어로 “죽여, 죽여!(殺)”하는 말이다. 대개 한국 팬들의 구호는 “밟아버려!” 정도가 아닌가.

대만야구는 우리와 악연이 많다. 성인야구는 물론, 청소년대표팀도 대만 주최 경기에선 텃세로 고전한다. 지난 3월 아시아선수권대회 한국-대만의 결승전 당시 비때문에 대회 조직위원회가 경기를 중단한 뒤 노게임을 선언, 대만의 우승을 확정했다. 일정상 양팀이 재경기를 할 수 없다는 게 이유. 이에 따라 예선리그에서 4전 전승을 거둔 대만이 우승 트로피를 안았고, 2승2패인 한국은 준우승으로 밀렸다. 한국팀은 “노게임을 선언하면 공동우승인 게 순리 아니냐”고 조직위에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만과 한국은 경기규정에서도 수차례 악연으로 점철됐다. 지난 99년 시드니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 겸 아시아선수권대회. 대만은 갑작스레 세계대회 규정상 나무배트엔 압축배트도 포함된다며 압축배트를 들고 나왔다. 대표팀 코칭 스태프는 방망이 사용 여부를 놓고 한동안 고민에 빠졌고, 대회 운영을 맡은 한국은 사전정보 부재로 곤욕을 치렀다. 다른 팀은 다 알고 있었는데 우리만 몰랐던 것.

우리가 혈맹쯤으로 여긴 대만과의 수교가 90년대 초 단절됐다.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을 저버린 셈. 당연히 한국에 대한 감정이 좋을 리 없다. 또 일본의 지배를 받은 동아시아권 국가 중 유일하게 일본에 우호적인 나라가 대만. 한-일-대만의 야구 3강 구도에서 국제대회 개최국이 대만일 경우 한국은 홀대를 받을 수밖에 없다.



1960∼70년대 실업야구팀의 단골 전지훈련 장소는 대만이었다. 국내에서 은퇴한 한희민, 권오종 등의 재취업 무대 또한 대만이다. ‘친구를 배신하지 말라’는 국제무대의 교훈일까. 한류 열풍이 거세다는 대만. 야구만은 예외다.

대만은 올해를 ‘야구의 해’로 정했다. ‘야구월드컵’으로 이름을 바꾼 세계야구선수권대회의 제1회 경기가 11월6∼18일 대만에서 열린다. 한국은 프로 2∼3년차 선수들로 구성돼 드림팀이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다. 객관적 전력은 차치하더라도 대만의 텃세만은 여전할 게 틀림없다.



주간동아 2001.11.08 308호 (p87~87)

< 김성원/ 스포츠투데이 야구부 기자 > rough@sport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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