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인간의 생체정보는 이름, 주소 등 일반적인 개인정보와 달리 소량으로도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또 이를 위한 노력과 시간이 그리 많이 필요치 않다는 점, 생체정보가 당사자의 동의나 사전인지 없이 수집ㆍ이용될 수 있다는 점, 잠재적으론 상업적 이득을 좇아 남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보호대책이 요구된다.
생체인식기술과 관련해 제기되는 프라이버시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개인적인 선호도와 관련한 것이다. 생체인증기술은 기본적으로 인간 생체정보를 이용한 인증 시스템인 만큼 기술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부 사용자들이 문화ㆍ종교적, 혹은 개인적 믿음 등의 이유 때문에 생체정보 이용을 선호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생체정보의 오·남용과 생체인증정보 프라이버시에 대한 잠재적 위협을 최소화하기 위해 캐나다에서는 이미 소비자 생체인식 프라이버시 보호법(Consumer Biometric Privacy Protection Act)을 제정했고, 유럽에서는 Data Protection Directive 시행법, 미국은 IBIA(International Biometric Industry Association)와 IBG(International Biometric Group)에서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원칙과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생체인식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나 법률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최근 생체정보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움직임의 하나로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을 중심으로 생체인식 시스템 운용에서의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자문위원회를 운영중이며, 이를 통해 조만간 가이드라인을 만들 전망이다.
구체적인 원칙을 일부 거론하면 △생체 인증 정보의 목적 외 사용금지 △단일 식별자로서의 기능 금지 △생체인식 정보와 생체인식 시스템의 보호 △생체인식 정보의 저장기한 제한 △제3자에 의한 감사와 감독 △감사 데이터의 완전 공개 △시스템 접근 제한 △시스템 목적 공개 △생체인식 정보 사용 공개 △생체인식 정보 생성 이전 원 데이터의 저장 금지 △불필요한 정보의 수집·저장 금지 △익명성 보장 △이용자의 통제 권한 부여 △시스템 운영 책임자 공개 △시스템 운영 절차에 대한 공개 △대안적 인증절차 공개 등이다. 이런 원칙들이 시스템상에서 적절히 구현돼야만 비로소 이용자의 생체정보 프라이버시는 확실히 보호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