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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탄피 없는 총알’이 나왔어”

한일리사이클링 차일호 회장 … ‘반자동 소총’도 발명 특허 획득, 가격 비싼 게 흠

  • < 김 당 기자 > dangk@donga.com

“뭐? ‘탄피 없는 총알’이 나왔어”

“뭐? ‘탄피 없는 총알’이 나왔어”
전세계의 소총(小銃) 무기체계를 뒤흔들지도 모를 발명품인 ‘탄피 없는 총알’과 ‘개선된 반자동소총’이 지난 9월 특허청으로부터 특허를 획득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처럼 감히 ‘탄피 없는 총알’을 개발한 겁 없는 ‘총알 탄 사나이’는 재활용 티슈를 생산하는 한일리사이클링㈜의 차일호 회장. 그러나 동국대 화학과에 입학해 학군단(ROTC) 훈련을 받다가 ‘문제’가 생기자 단국대 ROTC 6기로 임관한 범상치 않은 이력에서 알 수 있듯, 육군 중령 출신인 그가 이런 획기적인 발명품을 개발하기까지는 순탄치 않은 삶을 걸어왔다.

1980년 그가 맹호부대 작전과장 시절 병사들과 함께 야간사격을 할 때 불발탄을 줍느라 생고생한 경험이 ‘탄피가 없으면 왜 안 될까’라는 엉뚱한 상상력을 발휘한 계기였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고, 발명은 필요의 산물이라고 하지 않던가. 차회장은 사비를 들여 탄환을 연구·제조하고 총열을 제작하는 등 헌신적인 열정을 기울인 끝에 6군단장 군수보좌관 시절인 84년 6월 풍산금속 안강공장에서 국내 실탄 연구 권위자인 정은용 교수(이화여대 화학과)와 군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그의 발명품은 곧이어 교육사 무기체계 심의자료와 육군본부 및 국방과학연구소의 평가심의자료로 채택되었다.

그러나 그의 발명품은 빛을 보지 못한 채 한동안 뜸을 들여야 했다. 당시 차회장은 중령 진급예정자 봉급 1년치 정도의 사비를 들여 소총 1정을 제작해 ‘탄피 없는 총알’ 5발을 시험 발사하는 데 성공했으나 80발 정도를 발사해도 열을 견딜 만한 총열을 제작하는 데 상당한 기술적 어려움이 따랐다. 발명특허를 획득한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탄피 없는 총알’과 ‘개선된 반자동소총’의 단점은 총열의 제작비가 비싸다는 점. 일반 소구경탄보다 열을 많이 받기 때문에 105mm 포신처럼 특수 처리한 고가의 합금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시에는 차씨가 발명한 탄피 없는 총알을 사용하는 개선된 반자동소총을 양산할 경우 일반 소총보다 7∼10배 정도의 고가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당시는 미국의 군수산업체들이 M-16 소총을 대량생산해 놓은 시점이어서 전문가들도 차씨의 발명품이 20∼30년 뒤에나 채택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실제 그는 86년 군에서 전역한 후 13년 만에 ‘미완의 발명품’을 다시 꺼내들고 ‘특허 등록작전’에 들어갔다. 그리고 특허출원 ‘작전’ 개시 3년 만인 지난 9월 ‘탄피 없는 총알’과 이 소구경탄에 적합한 가스 방출구를 갖추고 노리쇠뭉치와 공이를 개량한 ‘개선된 반자동소총’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다. 두 발명품은 기존 탄환에서 탄피를 제거하고 탄심, 피갑, 추진약, 발사약, 분사장치, 뇌관을 포함한 소구경탄과 이를 발사하기 위해 총열을 축소하고 공이를 개조한 반자동소총이다.

‘탄피 없는 총알’은 우선 탄피 제조에 드는 비용을 절감해 소구경탄 제조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게다가 탄피가 없어 중량을 3분의 1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병사 개인이 더 많은 실탄을 휴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차씨는 “무엇보다 탄피가 튈 때 오는 반동이 없기 때문에 명중률이 높고, 총을 사용한 흔적(탄피)을 남기지 않기 때문에 적진에 침투하는 특수부대원들이 사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고 자랑했다. 이에 비해 유효 사거리는 기존 탄환과 비슷한 460m로 별 차이가 없다.



차씨는 일단 자신의 발명품을 국방부, 군수업체와 협의해 국내에서 생산해 외국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한편, 국제특허를 출원해 외국에 기술을 판매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군대에서 재미삼아 중매를 시작해 전역 후 15년째 결혼연구원을 운영하며 3000여쌍을 혼인시킨 국내 최고의 ‘중매대장’이 되었다가 이순(耳順)의 나이에 ‘탄피 없는 알총알을 탄 사나이’가 과연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간동아 2001.11.08 308호 (p38~38)

< 김 당 기자 > da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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