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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峽댐은 ‘중국판 평화의 댐’

만리장성 이래 최대 공사 … 예산 빼돌리기 잡음에 효율성도 의문

三峽댐은 ‘중국판 평화의 댐’

三峽댐은 ‘중국판 평화의 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쟁과 대규모 토목공사는 국가의 존망을 건 대역사였다. 성공하면 안정과 경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지만 실패하면 국가 자체가 위태로워진다. 역사 속에서 이같은 예는 무수히 발견된다.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제는 만리장성과 아방궁 같은 무리한 공사를 일으키는 바람에 어렵사리 이룬 통일을 허망하게 잃고 말았다. 반면,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은 뉴딜정책 중 하나로 대규모 댐 공사를 실시함으로써 당시의 극심한 실업난을 해소했다.

그렇다면 중국이 현재 벌이고 있는 ‘만리장성을 능가하는’ 대공사 싼샤(三峽)댐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까. 양쯔강 유역의 위창에 건설되고 있는 싼샤댐은 높이 175m, 길이 2km의 어마어마한 토목공사로 완성될 경우 미국 콜로라도 강에 있는 후버댐의 다섯 배가 넘는 세계 최대의 다목적댐으로 탄생한다. 양쯔강 하류의 잦은 홍수를 막고 1800만kw의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1993년 착공된 이 댐은 200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높이 175m, 길이 2km… 예산 245억불

三峽댐은 ‘중국판 평화의 댐’
그러나 245억달러를 들여 진행하고 있는 이 공사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마치 거창하게 시작됐지만 그 누구도 감히 공사의 진정한 필요성을 묻지 못한 채 흐지부지되어버린 ‘평화의 댐’처럼 싼샤댐의 미래는 불투명해 보인다. 최근 싼샤댐을 취재한 ‘워싱턴포스트’의 존 폼프렛 기자는 댐의 장래에 대한 회의와 의구심이 가득 찬 기사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에 기고했다.

왜 폼프렛 기자를 비롯한 적잖은 관계자들은 싼샤댐을 ‘부패의 블랙홀’이라 부르고 있는가. 또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왜 중국 언론은 싼샤댐에 대해 침묵하는가. 싼샤댐의 건설을 둘러싼 갖가지 잡음들은 세계 최대의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 안고 있는 문제들, 즉 비효율과 부패 그리고 관제언론의 축소판처럼 느껴진다.



먼저 댐의 효율성 문제를 살펴보자. 중국 정부는 이 댐에 들어가는 비용 245억달러는 완공 뒤 전력발전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정부의 계산대로라면 싼샤댐의 발전용량은 중국이 사용하는 전체 에너지량의 11%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라고 한다. 하지만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적은 전력요금으로 천문학적인 공사비를 모두 회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환경론자들은 싼샤댐이 양쯔강의 홍수를 예방해 줄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에도 비관적이다. 실제로 매년 양쯔강 유역에서는 대규모 홍수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홍수 방지라는 말은 꽤 그럴싸하게 들린다. 그러나 아무리 싼샤댐이 거대한 댐이라고 해도 일개 댐으로 양쯔강의 흐름을 바꾼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 환경론자들의 반론이다.

댐 건설을 두고 이렇게 비판의 소리가 높지만 정작 중국 언론들은 댐의 효율성 문제에 대해 조용하기만 하다. 주룽지 총리가 댐 건설에 대한 언론 비판을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싼샤댐의 건설 자체를 둘러싼 시시비비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댐 건설을 둘러싼 대규모의 부정과 부실공사다. 이미 5700만달러 이상의 예산이 중간 관리자들과 공무원들 손으로 흘러들어갔으며 건설현장의 실무진들은 각종 공사 기자재를 살 돈 중에서 다시 2400만달러를 빼돌렸다. 예산상의 부정에 관련되어 현재 조사받고 있는 공무원의 숫자만 해도 백여 명을 웃돈다.

예산 부족은 그대로 부실공사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아직 완공되지도 않은 댐의 콘크리트에 구멍이 뚫리는가 하면, 타워 크레인이 무너져내려 공사 중이던 인부 3명이 깔려 죽는 사고도 일어났다. 이러한 부실공사 여파로 지난해에는 공사 시작 8년 만에 처음으로 조사위원회가 구성됐다. 중국 건설부는 뒤늦게나마 외국에서 토목공사 전문가들을 불러들여 댐에 대한 감리를 실시하기도 했다.

싼샤댐을 둘러싸고 정부가 좌충우돌하는 동안 가장 큰 피해를 본 측은 양쯔강 유역에 살고 있던 주민들이다. 댐이 완공되면 무려 114개의 마을이 물에 잠기고 130만명의 주민들이 고향을 떠나 이주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문제임에도 중국 정부는 이들에 대해 별다른 대책을 세워놓지 않은 상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24만8000명의 이주민이 고향을 떠나 상하이, 쓰촨 등 다른 지방으로 이주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속사정을 알고 보면 이들의 이주는 정부의 감언이설에 속은 결과였다. 정부는 이들에게 이주 후 하겠다던 보상도, 약속한 땅도 제대로 지급해주지 않았다.

“정부의 약속만 믿고 힘들여 이주해 왔는데 새로운 정착지에 와보니 지급된 땅은 우리가 양쯔강 유역에서 짓던 과수재배용 땅이 아니라 벼농사용 농경지였다. 정부가 우리를 속인 것이다. 돌아가고 싶은 생각뿐이다.”

작은 마을의 촌장으로 일가족과 모든 촌락민들을 데리고 이주해온 얀 슈가오는 중국 정부에 분노의 말을 토해냈다. 이들이 새로운 땅에서 벼농사를 짓게 되면 한 가구 당 수익은 양쯔강 유역에서 벌어들였던 연 500달러의 절반에 불과한 연 250달러로 줄어든다. 더구나 새로운 농사를 짓기 위한 장비 구입 역시 고스란히 이주민들의 몫이다. 누가 이들의 손해를 보상해 줄 것인가. 중국 정부는 팔짱을 낀 채 나몰라라 하고 있고 정부만 믿었던 이주민들은 발을 구를 뿐이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이 보도한 싼샤댐의 현주소는 이처럼 암담하기 짝이 없다. 중국정부 역시 무언가 크게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점은 알고 있지만 사회주의 국가의 속성상 한번 시작한 일을 처음으로 되돌리기란 불가능하다. 이제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2009년의 완공을 향해 가는 길밖에 없다.

숱한 중국 민중의 눈물과 피땀으로 이룩된 만리장성은 건설 후 4000여년이 흐른 지금 인류의 마지막 불가사의란 말을 들으면서 중국에 큰 관광수입을 가져다주는 자원이 됐다. 만리장성에 비견되는 대역사라는 싼샤댐은 완공 뒤 중국 대륙에 어떠한 존재가 되어 남을 것인가.





주간동아 2001.01.25 269호 (p7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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