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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잘하면 증시에서 떼돈 번다?

주가흐름 ‘카오스’ 이론 통해 분석…투자 효율 높이기 새로운 방법으로 등장

물리학 잘하면 증시에서 떼돈 번다?

물리학 잘하면 증시에서 떼돈 번다?
물리학으로 주가를 전망한다’는 제목을 보고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아마 어느 물리학자가 어마어마한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비법을 발표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만일 주식투자로 확실히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다면, 그것을 공개적으로 발표할 사람이 있을지 자못 의심스럽다. 그러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바로 물리학의 연구 방법을 이용,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새로운 각도에서 이해해 투자 효율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말이다.

물리학에서는 지난 수백년 동안 규칙적이고 단순한 연구 대상만을 선호하여 주로 다루어 왔으나, 최근 들어 제멋대로 움직인다고만 생각해 왔던 자연 현상들이 어떤 결정론적인 법칙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러한 카오스 현상들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틀도 마련하게 되었다. 카오스의 대표적 특성 중 하나가 이른바 ‘나비 효과’다. 이는 초기 조건에의 민감성 때문에 생기게 된다. 예컨대 서울에서 호랑나비의 날갯짓 한번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정도의 아주 작은 차이가 6개월 후 미국 마이애미에서의 허리케인에 의한 엄청난 피해가 생기는지 그렇지 않은지의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카오스는 자연 현상뿐만 아니라 생체나 경제 현상 등에도 두루 나타나고 있다.

물리학을 이용한 주식 시장 예측은 바로 이러한 점에 바탕을 두고 매일매일 제멋대로 움직이는 것 같은 주가 흐름을 카오스 이론을 통하여 예측하여 투자 실패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도구를 만드는 것이다.

주식 시장에 대한 연구는 전통적으로 선형 동역학에 기반을 두어 왔으며 선형 모형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것은 외부 충격에 의해 나타난다고 생각해 왔다. 예컨대 미국에서의 1929년 주가 대폭락과 1987년의 블랙 먼데이는 외부의 강한 충격에 의해 발생했다고 생각해온 것이다. 이에 반해 물리학의 카오스 이론 입장에서는 대폭락이 외부 충격이 아닌 증시 자체의 비선형 동역학에 따라 내부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물리학을 통한 주식 시장 연구 방법은 과거에 나타난 주식 시계열 속에 어떤 결정론적 법칙이 숨어 있는지를 찾아내려는 것이다. 단기간의 주가 변동은 장기간의 경우와 달리, 주식 시장의 외부 요인에 의한 영향이나 간섭이 상대적으로 작아 주식시장 자체의 동역학을 따른다는 것을 확인해 준다. 확률적 방법으로 주가 변동 분석에 통계 물리학에서 개발된 방법을 적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일련의 시도들을 경제물리학(Econophysics)이라고 한다.



물론 아직은 실제 종목별, 업종별 주가를 만족할 수준만큼 예측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와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공지능, 시뮬레이션이나 새로운 수학적 방법론 등이 개발되면 주식시장 이해나 주가 예측에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 수도 있다. 1997년 선보인 미국 산타페연구소의 인공주식시장 모형은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프로그램은 여러명의 시장 참여자들이 상황 변화에 따라 투자 전략을 바꿔가도록 하며, 실제 주식 시장이 움직이는 것과 유사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사실 경제계는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각자의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매우 복잡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가만히 있지 않고 끊임없이 진화한다. 따라서 물리계의 경우처럼 수리 물리학적 설명으로 경제 현상을 완전하게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생물 현상에 대한 물리학적 접근이 많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앞으로 좀더 나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해볼 수 있다. 또 이러한 방법을 통하여 효율적인 주식 투자를 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예컨대 비선형 지표들을 적절히 사용하여 효율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거나 카오스 예측 방법을 통하여 예측 확률을 한 단계 더 높이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흔히 실패하는 원인 중 하나가, 주가 예측 확률이 100%가 아닌데도 투자금액을 몽땅 털어넣는 것이다. 만약 주가 예측 확률이 60%라면, 자기가 가진 돈의 20%만을 투자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주간동아 2000.07.27 244호 (p3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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