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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에 ‘반기’ 든 학원

빅3 입시학원 교육개혁에 코웃음?

교육부, 내년부터 ‘모의고사’ 폐지 결정…디지털대성 등 인터넷 통해 ‘모의고사’ 계속 실시

빅3 입시학원 교육개혁에 코웃음?

빅3 입시학원 교육개혁에 코웃음?
사교육계의 공룡 대성학원, 종로학원, 중앙교육진흥연구소가 출제하는 ‘수능모의고사’. 6월21일 전국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벌어질 풍경을 예상해 보면 이 시험의 영향력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날 전국에 걸쳐 무려 35만명의 학생들이 중앙교육진흥연구소가 출제한 문제지와 씨름을 하게 된다. 시험을 안보면 결석처리되므로 강제적이다. 시험시간은 오전 8시40분부터 오후 6시10분까지 장장 9시간30분(제2외국어시험 포함). 시험이 끝나면 전국의 고등학생들은 1등부터 꼴찌까지 한 줄로 늘어서게 되며 진학 가능한 대학과 학과가 정해진다. 교육부의 김진태연구사는 “모의고사는 ‘사람 잡는 일’이며 성적지상주의 입시교육의 주범”이라고 말한다.

수능모의고사는 ‘사람 잡는 일’

김연구사에 따르면 모의고사의 장점은 ‘진학지도하기 쉽다’는 것 하나. 반면 전국 고교생 개개인이 빼앗기는 학교 교육시간의 총량은 너무 크며 소수 상위권을 제외한 많은 학생들이 ‘서열화’에 따른 무력감과 ‘수능점수가 최고로 중요하다’는 ‘입시 이데올로기’를 받아들여야 한다.

교육부는 이런 점 때문에 올해 모의고사를 고등학교에서 두 번까지만 시행하도록 하고 내년부터는 완전히 없애 버렸다. 그렇다면 이것으로 교육개혁의 발목을 잡는 ‘입시귀신’ 모의고사가 역사 속으로 퇴장하는 것인가.



절대 아니다. 사교육계의 빅3는 인터넷을 활용해 다 죽어가는 모의고사를 다시 살려내고 있다. 모의고사뿐 아니라 대학입시 과외시장에서 인터넷은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다. 디지털로 ‘재무장’한 빅3는 교육개혁에 대한 본격적인 ‘반란’을 꿈꾼다.

6월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대성학원은 사이버 입시학원인 ‘디지털대성㈜’을 출범시켰다. 이날 디지털대성이 내세운 목표는 굉장했다. 자본금 11억원인 이 회사의 예상매출액 그래프는 2001년 38억원, 2003년엔 1021억원으로 급상승했다. ‘인터넷으로 모의고사를 치르는 사업이 엄청난 부를 안겨줄 것’이라는 예측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이 회사 김정열이사는 “다양한 신입생 선발방식이 도입돼도 수능시험은 대학입시의 가장 중요한 척도다. 학생들은 자신이 몇 점을 얻을 수 있을지 궁금할 것이다. 여전히 빅3의 모의고사만이 이 의문을 완벽하게 해결해 줄 유일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6월8일 서울 방배동 디지털대성 사무실에서 김이사는 인터넷 모의고사 시험을 시연했다. OMR카드에 컴퓨터용 연필로 답을 기입하는 그림이 모니터에 나타났다. 정해진 시험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답이 입력되지 않았다. 언어와 외국어영역의 지문은 따로 창을 띄워 봐야 한다는 것을 빼면 문제유형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종이 시험지와 다른 점이 없었다. 시험이 끝나는 즉시 점수, 전국석차, 지원가능 대학을 알 수 있었다.

디지털대성은 7, 8, 11월 온라인 모의고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종로학원이 만든 인터넷사업회사 ‘이루넷㈜’과 중앙교육진흥연구소가 설립한 ‘Edutopia.com㈜’도 9월부터 인터넷 수능모의고사를 내놓는다. 학교에서 실시되는 모의고사가 전면 폐지되는 내년부터 이들 기관의 모의고사는 인터넷모의고사로 상당부분 대체된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인터넷 모의고사는 다른 사설교육기관들에 의해 몇 차례 시행된 적이 있다. 그럼에도 교육계가 빅3의 뒤늦은 참여에 주목하는 것은 모의고사에 관해 이들 3개 기관이 갖고 있는 절대적 지명도와 영향력, 노하우 때문이다.

3개 사도 온라인 모의고사에 ‘사활’을 걸고 있다. 디지털대성의 경우 컴퓨터가 학습목적으로만 활용되는 ‘PC공부방’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PC방 체인과 연계했다.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지 않는 이곳을 시험장으로 확보해 시험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Edutopia.com㈜은 수험생이 오랜 시간 모니터를 봐야 하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시험지를 프린트해 종이 시험지로 보는 방법, 하루에 한 과목씩 보는 방법을 고안했다.

빅3는 인터넷 모의고사가 대입 수험생들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다음은 Edutopia.com의 핵심상품인 ‘코어테스트’에 대한 현준우 기획이사의 설명. “모의고사 분량을 1시간30분으로 확 줄인 시험방식이다. 이 시험의 경쟁력은 이렇게 전형시간이 줄어들었어도 ‘수능 예상점수’와 ‘지원가능 대학’이 정확하게 산출된다는 점에 있다. 30년 동안 축적된 ‘배치기준표’ 노하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속도를 중요시하는 디지털세대에 적합한 입시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빅3 인터넷사업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사업방식과 사업대상이다. 디지털대성은 보습학원들에 각종 인터넷 과외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루넷은 보습학원의 단골메뉴인 ‘수행평가 과제물서비스’를 실시하겠다고 한다. 인터넷 모의고사로 시선을 끈 뒤 ‘오프라인과의 연계’를 통해 강력한 입시시장을 사이버 공간에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재수생을 상대로 장사를 해온 빅3는 인터넷사업에선 전적으로 재학생들을 겨냥하고 있다.

교육부의 대학입시담당 관계자는 “대형 입시기관들은 재수생 감소, 모의고사폐지, 수능시험비중축소 등 입시시장의 위축을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로 ‘인터넷’과 ‘재학생’을 택했다. 따라서 이들의 사업은 ‘학교교육의 정상화’와는 근본적으로 정반대 방향이다. 교사에게 ‘학생평가권’을 돌려주기 위해 모의고사를 없앴더니 인터넷상에다 보란 듯 이를 부활시킨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말했다.

빅3 자신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인터넷 입시과외는 입시위주 교육환경의 유지를 목표로 한다”는 데 동의했다. 반면 이루넷의 정해승사장은 “중고생의 50%가 월 10만∼50만원 대의 보습학원에 다니고 이보다 훨씬 비싼 고액과외도 만연해 있다. 그러나 인터넷과외의 이용료는 월 1만원에 불과하다. 인터넷과외는 연간 29조원 규모의 엄청난 사교육비 부담과 교육기회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열+인터넷 환상적인 사업?

디지털대성㈜ 최진영씨… 얼마나 성장할지 예측 못해


“인터넷의 미개척 분야이면서 가장 확실한 ‘비즈니스모델’은 무엇일까.” 오랫동안 사업 구상을 하던 최진영씨(31)는 지난 1월 마침내 원하던 답을 찾았다. 바로 ‘입시산업’이었다.

인터넷 모의고사, 모의고사 직후 문제별 동영상 강의와 실력별 맞춤강의, 인터넷 논술강의와 첨삭지도, 최신 입시정보제공, 면접시험강의, 학원간 프랜차이즈 산업, 대학 학과별 경쟁률 휴대폰 서비스…. 그의 머리 속에서 이런 생각들이 나왔다.

1월말 삼성물산의 평사원이었던 최씨는 한국 최대 사립학원인 서울 노량진 대성학원을 찾아가 경영진에게 ‘사업계획서’를 내밀었다. “내겐 이런 아이디어들이 있다. 대성의 강사진과 교육시설은 이미 입시에 관한 한 최고의 질과 양을 자랑하는 콘텐츠를 생산해 내고 있다. 투자비도 별로 들지 않는다. 단지 인터넷에 결합시키기만 하면 좋은 사업이 될 것이다.”

아이디어 하나 갖고 와서 ‘동업하자’는 그는 처음엔 ‘봉이 김선달’처럼 보였다. 그러나 대성학원은 집요한 그의 설득을 마침내 받아들였다. 대성측은 6월5일 디지털대성㈜을 설립하고 그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인터넷사업에 대해 계획이 없었던 이 학원은 지금은 장기적 사업방향을 인터넷위주로 잡는 등 최씨를 전폭적으로 도와주겠다는 계획이다.5개월 만에 평사원에서 벤처기업 대표로 그의 인생은 극적으로 변신했다. 최진영 대표이사는 “한국에서 가장 뜨거운 두 가지 열기, 바로 일류대학 진학열기와 인터넷열기가 결합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240호 (p6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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