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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플|국무총리 내정된 박태준총재

정치총리될까 경제총리될까

정치총리될까 경제총리될까

정치총리될까 경제총리될까
박총재는 경제총리로서의 역할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평소 그는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을 자주 언급했다. 그동안 김대통령과의 주례회동에서도 재경부나 금감위, 기획예산처, 공정거래위 등 경제부처의 업무문제를 꼼꼼히 따지거나 대기업 내부 사정에 대한 별도 보고를 하기도 해 관계와 재계에서는 그의 동향에 신경을 썼다.

정치 총리’가 될 것이냐, 아니면 ‘경제 총리’가 될 것이냐. 김종필총리(JP)와 총리직을 ‘바통 터치’하는 자민련 박태준총재에 대한 얘기다. 물론 일반인 시각에서 보자면 경제총리에 가깝다. 박총재는 공동여당 총재로 있으면서도 ‘빅딜’ 등 대기업 구조조정 작업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총리직 수락 문제를 매듭진 1월7일 김대중대통령과의 주례회동 자리에서 일부 경제부처 장관의 느슨한 자세를 지적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무엇보다 박총재의 총리취임과 더불어 경제부처 장관들이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 향후 ‘박총리’의 성격을 말해주는 듯하다.

그러나 박총재의 말에서는 자신을 경제총리로 국한하는 듯한 분위기에 대해 반발하는 어조가 읽힌다. 1월9일 총리직 인수인계를 위한 JP와의 회동이 끝난 다음의 기자회견에서도 박총재의 이런 심경이 드러났다. 박총재는 ‘총리가 되면 경제 분야에 초점을 맞춰 일할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그런 포인트는 없다. 헌법에 규정된 대로 열심히 일할 생각이다”고 답변했다. 다시 말해 ‘헌법대로’ 전 부문에 걸쳐 총리로서의 권한을 최대 행사하지, 경제 분야로 권한을 국한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비친 셈이다. 이에 앞선 JP와의 조찬자리에서는 “정치 사안에선 막연한 경우도 많았지만 이젠 행정인으로서 하나하나 책임지고 챙길 것”이라는 말까지 했다.

박총재가 이렇듯 자신의 권한과 책임을 ‘챙기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자신이 JP의 후임자라는 사실에서 기인하는 듯하다. JP가 ‘막강 실세총리’였기 때문에 자신도 JP 만큼의 영향력은 행사해야 한다는 일종의 부담도 느껴진다. 박총재가 총리직을 맡을 것인지, 거부할 것인지 한창 실랑이를 벌일 때 사실 가장 신경쓴 부분이 ‘자신의 의사에 반하는 총리해임은 있을 수 없다’는 임기문제와, 각료 임명 제청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겠느냐는 문제였다는 사실만 봐도 그렇다.

이 때문인지 한나라당에서는 “박총재가 총리가 되면 ‘정치 총리’로서 경제보다는 정치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며 박총재가 총리가 되어 이끌 내각은 ‘공정선거 저해 내각’이라고 논평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총리임명 동의안 처리를 일단 저지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나, 인사청문회를 관철시켜 총리로서의 부적격성을 따진다는 의견을 모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총재는 경제총리로서의 역할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평소 박총재는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을 자주 언급했다. 그동안 김대통령과의 주례회동에서도 재경부나 금감위, 기획예산처, 공정거래위 등 경제부처의 업무문제를 꼼꼼히 따지거나 대기업 내부 사정에 대한 별도 보고를 하기도 해 관계와 재계에서는 그의 동향에 많은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박총재는 포항제철의 신화를 만든 현장 경제인으로서 실용주의 노선을 보다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박총재가 김대중대통령의 ‘DJ노믹스’와 전혀 다른 경제 노선을 밟을 것 같지는 않다. 박총재측은 박총재가 김대통령의 경제개혁 철학에 정통한 거의 유일한 정치인임을 강조한다. 정보통신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김대통령의 의지도 박총재의 평소 지론과 똑같다는 것이다.



주간동아 218호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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