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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 사건은 한국에 큰 손해, 정부가 정의연과 선 긋고 직접 나서야”

친한파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일본 시민단체 사례 들며 해법 제시

  •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정의연 사건은 한국에 큰 손해, 정부가 정의연과 선 긋고 직접 나서야”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의 회계부정 의혹이 불거지며 한일관계 전문가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정의연의 회계부정이 위안부 문제의 진정성을 흔들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본 측은 윤미향 당선인과 정의연의 논란에 관심이 크다. 산케이 신문은 5월 20일 ‘반일집회를 그만두고 소녀상 철거를’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사설은 “이용수 할머니가 정의연에 대해 비판하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반일 집회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 일은 타당하다”며 소녀상 설치 및 반일 집회 중단을 촉구했다. 

이에 한일 관계 전문가인 호사카 유지 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 교수는 “일본 혐한 우익세력들이 작금의 상황을 이용한다”고 분석했다. 산케이 신문의 보도 외에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잡지를 통해 “위안부는 거짓말이고, 위안부 관련 사회운동은 돈이나 권력, 혹은 영향력을 위한 수단”이라는 주장이 퍼지고 있다는 것. 호사카 교수는 “일본 측의 위안부 문제 관련 억측을 막기 위해서는 위안부 관련 활동의 주도권을 정부가 가져와야 한다”고 조언했다.

日, 위안부 문제 본질 호도

5월 22일 전화통화에서 호사카 교수는 “회계 문제에서 정의연의 실수가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검찰 수사는 과하다”고 말했다. 외부 감사를 통해서도 회계 부정을 밝힐 수 있는데, 굳이 검찰이 수사에 니선 것은 과도한 대응이라는 것. 그는 “검찰이 윤미향 당선인의 임기가 시작되면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현직 국회의원은 회기 중 국회가 동의하지 않는 한 체포되지 않으며, 회기 이전 체포된 국회의원은 회기가 열렸을 때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석방되는 특권) 때문에 조사가 쉽지 않을 수 있어 평소보다 일찍 수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이처럼 수사가 시작되면 일본 측에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호도할 기회를 주기 때문에 한국 국익에 손해가 크다”고 설명했다. 

호사카 교수는 “최근 일본 일각에서는 ‘윤미향 당선인이 북한의 스파이며, 위안부 운동은 북한의 지령’이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며 “북일 수교에서 일본을 곤란하게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위안부 활동을 펴고, 한일 간 화해를 막아왔다는 주장까지 퍼지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내 주요 언론 보도에서 그 같은 주장을 찾아보기는 어렵지만 블로그 등 온라인이나, 일부 잡지에서는 이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것. 비슷한 주장은 국내 일부 온라인 매체와 보수 유튜버들도 펴고 있었다. 구글 검색창에 ‘윤미향 종북’, ‘정의연 종북’ 등을 검색하면 관련 기사나 유튜브 영상을 어렵잖게 찾을 수 있었다. 

이 같은 인식이 퍼지면 어렵게 지켜온 위안부 문제의 진정성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이 호사카 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UN 인권위원회에서도 인정한 위안부 문제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의연의 회계 장부 관리 의혹 외에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계속 확대·재생산하면 그간 위안부 관련 활동으로 국제 사회에 알렸던 사실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 역할은 부차적

호사카 교수는 “일본에도 시민단체의 회계부정이 적발되는 사례가 간혹 있다. 때문에 일부 시민단체는 다른 단체의 회계 부정을 사전에 확인하고, 이를 고치고 도와주는 단체도 많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시민단체는 주로 NPO(Non Profit Organization-비영리단체)라 불린다. 1998년 제정된 특정비영리활동촉진법도 ‘NPO법’이라 부르고 있다. 일본에서는 다른 단체의 회계 문제를 지적해 고치는 등 활동을 돕는 NPO도 많다. 일본내각부의 집계에 따르면 일본 내 NPO 중 37.7%가 이 같은 활동을 하는 단체였다. 

일본 내 혐한 세력이 위안부 문제를 호도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정의연의 권위가 위협받는 지금, 정의연 문제와 위안부 문제를 분리하는 일이 급선무라는 것. 호사카 교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위안부 문제의 주도권을 시민단체에서 한 정부로 가져와야 한다”며 “독도 문제 등 다양한 한일 문제는 대부분 담당 정부 부처가 있고, 직접 관련 사업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위안부 문제는 그간 정의연 등 시민단체가 일임해 왔다”며 “(정의연 회계 부정 의혹을 계기로) 시민단체의 한계를 인정하고, 정부 부처가 이 문제를 맡는 것이 혐한 세력의 위안부 호도를 막는 동시에, 동일 문제 재발을 막기 위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미향 당선자 관련 보도를 보며 위안부 관련 단체들 간의 알력 다툼일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기 어렵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단체들 중에는 위안부 관련 활동을 하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정의연이 무너지면, 정부 보조금과 영향력을 챙길 수 있는 단체도 있다”며 “정부가 직접 위안부 문제를 맡는다면, 이처럼 시민단체들의 다툼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위안부 문제 해결 노력을 촉구했다.





주간동아 1241호 (p14~15)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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