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21

2018.01.10

황승경의 on the stage

멋과 맛 넘치는 미국 음악 관객 펄쩍 뛰게 만들어

뮤지컬 | ‘시스터 액트’ 내한공연

  • 입력2018-01-09 13:2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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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EMK]

    [사진 제공·EMK]

    공연 자막은 영화 자막과 달리 어두운 공연장에서 무대와 자막으로 시시각각 시선을 옮겨야 한다. 공연이 끝나면 관객은 목을 주물러야 할 정도다. 보통 자막 1000~2000장을 사용하는 뮤지컬은 원작을 가공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언어로 관객과 만난다. 

    그런 의미에서 내한공연 중인 뮤지컬 ‘시스터 액트(SISTER ACT)’는 재치 넘치는 자막과 유쾌한 음악, 흥겨운 안무, 완벽한 앙상블 등으로 시종일관 관객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함박웃음을 자아낸다. 우피 골드버그가 주연한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은 전 세계 600만 명 이상이 관람한 코미디 뮤지컬의 결정판이다. 골드버그는 출세작인 영화 ‘시스터 액트’의 뮤지컬 작업에서 직접 프로듀서를 맡으며 무한한 애정을 쏟았다. 

    밤무대 3류 가수인 들로리스는 우연히 목격한 범죄 현장을 증언한 이후 경찰의 보호를 받는다. 그녀는 조직폭력배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수녀원의 수녀로 변장한다. 하지만 지극히 자유로운 그녀 때문에 수녀원은 좌충우돌 소동과 소란이 끊이지 않는다. 어느 날 그녀의 손에 성가대의 지휘봉이 쥐어졌고, 이후 성가대는 변모하기 시작한다. 보수적인 틀을 깬 들로리스 성가대의 성가를 들으려고 몰려든 신도들로 성당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러나 이 하늘을 찌르는 인기 덕분에 TV 방송을 탄 들로리스는 범죄조직원의 감시망에 걸리게 된다. 

    편집과 클로즈업이 가능한 영화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을 공연에서 목격할 수도 있다. 그중 하나가 음치 수녀들이 갑자기 천상의 목소리로 변모하는 장면이다. 뮤지컬은 이러한 ‘어긋나는’ 부분을 웃음과 감동으로 바꿔놓았다. 


    [사진 제공·EMK]

    [사진 제공·EMK]

    뮤지컬 ‘시스터 액트’의 음악은 디스코, 가스펠, 블루스 등 다양하다. 이들 음악은 오페라 가수이자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인 데네 힐(들로리스 역·사진)의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빛을 발한다. 한 맺힌 절창이라기보다 멋과 맛이 넘치는 미국산(産) 음악의 즐거움을 그대로 선사한다.



    공연 내내 지붕이 들썩일 듯 행복한 엔도르핀 에너지를 맛본 관객은 엔딩곡이 울릴 때쯤이면 일어나 펄쩍펄쩍 뛰며 박수로 환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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