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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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과 EPL 세 감독, 나쁘거나 묘한 인연

  • 맨체스터=최원창 축구전문기자 gerrard@jesnews.co.kr

    입력2007-03-12 1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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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성(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사진)은 이동국(28·미들즈브러), 이영표(30·토트넘), 설기현(28·레딩)의 소속팀 감독들과 묘한 인연을 갖고 있다.

    박지성은 2월24일 맨체스터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 미들즈브러(보로) 리저브팀 경기를 보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 이날 경기에서 이동국은 컨디션을 체크받기 위해 45분간 뛰었고, 보로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그를 지켜봤다.

    박지성과 사우스게이트. 이들은 2002년 5월21일 서귀포에서 열린 한국과 잉글랜드의 평가전에서 선수로 맞대결한 사이다. 특이한 인연은 이날 후반 6분 박지성이 최진철의 백헤딩 패스를 받아 헤딩 동점골을 넣을 당시 상대팀 수비수가 사우스게이트였다는 사실이다. 사우스게이트는 후반에 교체 투입되자마자 박지성에게 골을 허용함으로써 주전 자리를 솔 캠벨과 리오 퍼디낸드에게 확실히 넘겨주고 말았으니, 이들 사이는 악연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이영표의 소속팀 토트넘의 마틴 욜 감독은 박지성과 어떤 인연을 맺고 있을까? 욜 감독은 박지성이 유럽으로 처음 건너와 치른 데뷔전의 적장이었다. 2003년 2월9일 네덜란드 발베이크시의 만데마커스 경기장에서 박지성은 PSV아인트호벤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필드를 밟았다. 후반 18분에 공격수 헤셀링크 대신 투입된 그는 상대팀의 수비형 미드필더인 젤리코 페트로비치의 반격을 완벽하게 묶으며 승리를 지켜냈다. 당시 발베이크의 감독이 욜이었다.

    2004년 4월4일 박지성은 네덜란드에서 가진 욜 감독과의 마지막 대결에서 골을 터뜨리며 또다시 그에게 패배를 안겼다. 평소 욜 감독은 “박지성 같은 선수가 있다면 한국 선수의 추가 영입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칭찬할 만큼 그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그렇다면 박지성은 레딩의 스티브 코펠 감독과는 어떤 인연을 맺고 있을까? 코펠 감독은 1970년대 맨유의 전설적인 오른쪽 공격수다. 75년 맨유 유니폼을 입은 후 82년까지 8시즌 동안 395경기에서 70골을 뽑아내며 ‘윙맨’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당시 코펠과 함께 활약하던 스트라이커 지미 그린호프는 박지성을 두고 “코펠의 현신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나는 느렸고 제공권도 달렸다. 하지만 난 상대를 지쳐 쓰러지게 만들 수 있었다”는 코펠의 말처럼 박지성은 부지런함과 헌신으로 맨유에서 성공기를 써가고 있다. 맨유의 올드팬들도 박지성에게서 30여 년 전의 코펠을 떠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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