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76

..

비올라와 피아노 황홀한 음의 조화

  • 류태형 월간 ‘객석’ 편집장 Mozart@gaeksuk.com

    입력2007-03-07 17:21: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비올라와 피아노 황홀한 음의 조화

    비올리스트 카슈카시안.

    “비올라는 아직도 변화하고 실험 중에 있는 매우 탄력적인 악기입니다. 따라서 어떤 악기보다 더 연주자의 상상력에 즉각적으로 부응할 수 있습니다.”(킴 카슈카시안)

    요즘 국내에 비올라의 인기가 한창이다. 바이올린과 첼로의 위상을 넘볼 정도다. 최근 리처드 용재 오닐이 두각을 나타낸 점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3월11일 일요일 오후 5시 호암아트홀에서 지성파 비올리스트 킴 카슈카시안이 첫 내한공연을 펼치는 것도 비올라의 달라진 위상을 확인해주는 사례 아닐까. 그동안 카슈카시안의 음반은 클래식 음반 애호가들 사이에서 애장품으로 여겨져왔다.

    미국 디트로이트 출신의 카슈카시안은 아르메니아 혈통을 지닌 아티스트다. 라이오넬 터티스 콩쿠르, 뮌헨 ARD 콩쿠르에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하며 음악계에 데뷔했다. ECM의 사장인 만프레트 아이허의 제의로 그는 구바이둘리나, 펜데레츠키, 칸첼리, 쿠르탁, 만수리안, 외트뵈스 등의 음악을 녹음하며 ‘비올라의 프런티어’로서 행보를 이어왔다. ECM 레이블은 독특한 모던재즈와 현대음악 애호가들에게 컬트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카슈카시안은 투명하고 모던하면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는 독특한 톤, 그리고 강렬한 표현력으로 듣는 이를 사로잡는다.

    카슈카시안과 피아노 연주를 함께 하는 로버트 레빈 역시 대단한 학구파다. 그는 포르테피아노를 연주한 가디너와의 모차르트 협주곡 녹음(아르히프)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즉흥연주의 달인으로도 이름 높다. 기돈 크레머(바이올린), 아르농쿠르트(지휘), 빈 필(오케스트라)이 만들어낸 모차르트 협주곡 녹음은 레빈의 카덴차를 채택했다. 레빈의 모차르트 레퀴엠 완성판은 1991년 8월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유로피언 뮤직 페스티벌에서 헬무트 릴링이 초연했다.

    이번 연주회에서 카슈카시안과 레빈은 클라크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베토벤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사랑을 느끼는 남자들은’ 주제에 의한 7개의 변주곡, 다케미츠 ‘새 한 마리 산책길에 내려앉아’ 브람스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2번 Eb장조 Op.120 등을 연주한다. 연주 전 진한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고 음악에 취할 준비를 한다면 최고의 지성미와 영감이 넘치는 콘서트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비올라와 피아노 황홀한 음의 조화
    카라얀이 ‘동양의 작은 보석상자’(예술의전당 2분의 1 정도 규모)라고 격찬한 일본 도쿄의 산토리홀. 1986년 이 홀의 개관 기념으로 일본을 방문한 첼리비다케와 뮌헨 필의 실황 녹음이 알투스 레이블에서 나왔다. FM 도쿄가 녹음을 했지만 웬일인지 방송되지 않고 20년 동안 보관소에서 잠자고 있던 음원이다. 첼리비다케를 좀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소중한 녹음이다. 느린 템포로 악보상의 모든 것이 아름답게 표출된다. 첼리비다케의 경이로움을 새삼 느낄 수 있다. 침묵 속에서도 멜로디가 들려오는 듯하다. 금관악기 소리가 패스트리처럼 층층이 겹친다. 첼리비다케가 슈투트가르트 방송교향악단과 브루크너 교향곡 5번을 절제된 방식으로 해석했다면, 뮌헨 필과의 연주는 좀더 자유로운 느낌이다. 음악에 온도가 있다면 두 음반의 온도 차이를 분명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