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의료진 하나로 엮은 ‘봉사의 달인’](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7/03/12/200703120500062_1.jpg)
이 같은 성과를 일군 일등공신은 바로 그린닥터스 정근(47) 사무총장이다. 국제적 의료봉사기구인 그린닥터스 한국지부(2004년 2월 창립)의 창립 멤버인 그가 북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2년부터. 부산 당감동과 개금지역 달동네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해오다가 중국 옌볜으로 해외 의료봉사 활동을 나갔던 것이 계기가 됐다.
“그때 북한을 바라보면서 북한 동포들에게 힘이 돼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중국에 나와 있는 민족경제연합회 등 북측 관계자들과 만나 중국, 평양 등지에 병원 설립 및 의약품 지원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죠. 그 와중에 2004년 4월 용천폭발사고가 터졌고, 그 일을 계기로 의약품 지원보다 진료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판단이 섰습니다. 그래서 개성공단 내에 병원을 세우기로 한 겁니다.”
병원은 25평 정도의 응급진료실로 시작됐다. 초창기 가장 힘들었던 건 북측의 지나친 경계였다. “왜 영어인 그린닥터스를 쓰느냐?” “왜 왔느냐?”며 순수한 의료봉사를 정치적 시각에서 받아들였던 것. 그러던 2004년 4월 말 개성에서 연탄가스 중독환자가 발생했는데, 의료장비가 열악한 북측에서 별다른 손을 쓰지 못할 때 고압산소를 전달해 환자를 살리는 데 일조하자 북측의 경계심이 크게 누그러졌다. 이후 북측에 가장 부족한 항생제 등을 지속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그린닥터스에 대한 신뢰가 쌓여갔고, 그것이 발판이 돼 남북한 의료진이 손을 잡게 된 것이다.
“역시 약속과 신뢰입니다. 신뢰가 바탕이 돼야 공동으로 일을 하고 협력도 할 수 있습니다. 내년 중 착공 예정인 종합병원에서 함께 일하기 전까지 협력병원은 하나의 모델로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조사하는 과도기적 기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