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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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믈리에처럼 따서 전용 잔에…

와인잔 & 오프너 고르기

  • 김상미 와인칼럼니스트 sangmi1013@gmail.com

    입력2015-06-22 11: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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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믈리에처럼 따서 전용 잔에…
    집에서 와인을 즐길 때 꼭 필요한 두 가지 도구가 있다. 와인잔과 오프너다. 하지만 잔은 종류가 너무 많아 혼란스럽고 오프너는 익숙지 않다 보니 와인을 딸 때 종종 코르크 마개를 부서뜨리곤 한다. 와인 초보에게 필요한 기본 와인잔은 무엇일까. 와인을 소믈리에처럼 능숙하게 따는 방법은 없을까.

    먼저 와인잔에 대해 알아보자. 과연 잔 모양에 따라 와인 맛이 달라질까. 정답은 ‘그렇다’이다. 같은 와인을 모양이 다른 잔에 따라 마시면 맛이 다르게 느껴진다는 건 이미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하지만 회사마다 포도 품종별로, 또는 와인 스타일별로 아주 다양한 와인잔을 내놓으니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난감하다. 그 많은 잔을 다 살 수도 없으니 말이다.

    와인 초보라면 일단 화이트 와인잔 한 가지와 레드 와인잔 두 가지를 구매할 것을 추천한다. 화이트 와인잔으로는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잔 하나면 모든 화이트 와인과 스파클링 와인을 무난하게 즐길 수 있다. 레드 와인잔은 보르도(Bordeaux) 잔과 부르고뉴(Bourgogne) 잔 두 가지를 구비하면 좋다. 부르고뉴 잔은 피노 누아르(Pinot Noir) 잔이라고도 하는데, 볼이 넓고 입구가 좁아 향을 잘 모아주기 때문에 보디감이 가볍고 섬세한 레드 와인이나 향이 진한 화이트 와인을 담아 마시기에 딱 좋다. 보르도 잔은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처럼 묵직하고 타닌이 강한 레드 와인을 마실 때 이용하면 좋다. 먼저 이렇게 세 가지만 갖춰놓고 와인을 즐기다 특별히 좋아하는 와인이 생기면 그것에 특화된 잔을 추가로 구매하는 것이 알뜰하고 현명하게 와인을 즐기는 방법이다.

    와인 오프너도 종류가 다양하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오프너로는 소믈리에 나이프(Sommelier Knife)라 부르는 전문가용 오프너와 날개처럼 양쪽으로 팔이 두 개 있는 윙 스크루(Wing Screw)가 있다. 윙 스크루는 지렛대 원리를 이용해 코르크를 쉽게 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약하게 만들어진 것은 스크루를 코르크 중앙에 꽂기가 힘들어 코르크를 잘 부서뜨리는 단점이 있다.

    소믈리에처럼 따서 전용 잔에…
    따라서 처음엔 조금 어렵지만 소믈리에 나이프를 손에 익히는 것이 더 낫다. 소믈리에 나이프는 스크루, 칼, 지렛대, 손잡이로 구성돼 있는데, 지렛대 부분에 꺾인 곳이 위와 아래 두 군데 있는 것을 구매하는 게 좋다. 소믈리에 나이프를 이용해 와인을 열 때는 먼저 칼로 병 입구에 볼록 튀어나온 부분 위쪽의 포일을 잘라 제거한다. 그다음엔 스크루를 코르크 가운데에 대고 힘 있게 돌리면서 삽입한다.



    스크루를 거의 다 삽입했으면 지렛대 위쪽 꺾인 곳을 병목에 대고 손잡이를 들어 올려 코르크를 반쯤 뽑고 다시 지렛대 아래쪽 꺾인 곳을 병목에 댄 뒤 손잡이를 들어 올려 코르크를 더 뽑는다. 마지막으로 거의 다 뽑힌 코르크를 손바닥으로 감싸 쥐고 가볍게 뽑으면 코르크가 부서지지 않고 깨끗하게 빠진다.

    와인은 다른 술과 달리 여는 과정부터 즐기는 술이다. 와인병을 능숙하게 따고 와인 스타일에 맞는 잔을 골라 향을 최대한 느끼면서 마시면 맛과 즐거움이 배가된다. 와인에 관심이 있다면 비용을 조금 들여 자신만의 자그마한 와인 바를 갖춰보면 어떨까. 삶의 작은 여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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