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불타는 금요일)이면 길거리에 빼곡한 술집은 직장인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한 주의 묵은 스트레스를 날리려고 술을 마시거나 큰 소리로 노래를 불러보지만, 술자리를 끝내고 돌아가는 발걸음은 언제나 쓸쓸하게 마련이다. 술로도 위로할 수 없는 현대인의 고독을 어찌할 것인가.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 했다. 가끔은 고독에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 5년 만의 공백을 깨고 돌아온 뮤지션 이이언(36·사진)이 신선한 고독을 선사할 것이다.
4월 29일 SBS TV ‘정재형 이효리의 유·아이’에 출연한 뮤지션 이이언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심상치 않은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공연 위주로 활동해 대중에게는 낯설지만 슬픔을 정면 돌파하는 듯한 그만의 전자악기음악(일렉트로니카)이 시청자에게 공감을 얻은 것. 나이를 무색게 하는 ‘초동안’ 얼굴도 화제를 모았다.
“저도 어떻게 출연했는지 모르겠어요. 재형이(정재형) 형과 원래 안면이 있는데 계속 출연을 부탁해서 나가게 됐어요. 쑥스러워서 모니터링도 잘 안 해요. 프로답지 못한 거죠.”
그의 음악성은 이미 검증받았다. 2004년 인디밴드 ‘MOT(못)’의 리더로 데뷔한 그는 1집 ‘비선형’과 2집 ‘이상한 계절’로 한국대중음악상에서 각각 신인상과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러나 2006년 성대 폴립(목을 과도하게 사용해 후두에 물혹이 생기는 질환) 때문에 잠정 휴식기에 들어갔다. 그가 올 2월 침묵을 깨고 발표한 솔로 프로젝트 앨범 ‘Guilt-Free’는 그가 직접 프로듀싱한 것으로, 낯선 기계음을 베이스로 한 음울한 시적 가사가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패스트 뮤직(Fast music, 즉각적으로 이목을 끌었다 쉽게 식상해지는 음악)이 범람하는 가요계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 영역을 구축한 셈이다.
그는 날것의 사랑이나 이별을 말하기보다 그러한 감성을 떠올리게 하는 섬세한 표현에 집중한다. 다만 자기 곡이 갖는 전반적인 분위기상 우울한 정서에만 초점을 맞추는 데 대해선 조금 억울한 기색을 보인다. 그의 앨범 ‘Guilt-Free’에 수록된 ‘5 in 4’ ‘SCLC(Sugar Caffeine Liquid Cloud)’는 리듬감이 있으면서 경쾌하기 때문이다. 그 스스로도 긍정적으로 쓴 곡이라고 한다.
일상 곳곳에서 영감을 얻는 그는 “영감이란 변화무쌍한 것”이라고 말한다. 영화, 그림, 날씨, 풍경 하나하나 소홀히 여기지 않게 된다는 것.
“제 음악은 재능보다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해요. 툭 치면 술술 음악이 흘러나오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집요하고 섬세하게 공을 들이죠.”
스스로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무섭게 몰입한다는 그는 길게는 2~3주 동안 작업실을 겸한 집에서만 생활할 때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스트레스도 많은 편이라고.
어릴 때 그의 꿈은 자유롭게 게임을 만드는 프로그래머였다. 결과적으로 그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음악을 하고, 그 음악을 직접 공학적 프로그래밍으로 구현하기 때문이다. 그는 연세대 전파공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뮤직테크놀로지대학원 과정을 수료했다.
미디어아트 작업도 곧 재개할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번 타이틀 곡 ‘Bulletproof(불릿프루프)’의 뮤직비디오 기술디렉터를 맡았으며, 김영하 작가의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의 북 트레일러를 제작하기도 한 그는 미디어아트에도 조예가 깊다. 지난해 4월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열린 ‘서로 다른 꿈, 디자인, 소리를 만나다’ 전시에 관객의 모션을 인식해 연주하는 작품을 출품하기도 했다.
“저만의 세계를 단정짓지는 않아요. 작업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묻어나오는 것이 제 정서일 따름이죠. 스타일은 또 다른 문제예요. 갈고닦아서 연마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나가는 것 같아요.”
심미와 공학의 균형에서 끊임없이 창조해나가는 ‘아티스트’ 이이언의 행보가 기대된다.
4월 29일 SBS TV ‘정재형 이효리의 유·아이’에 출연한 뮤지션 이이언은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심상치 않은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공연 위주로 활동해 대중에게는 낯설지만 슬픔을 정면 돌파하는 듯한 그만의 전자악기음악(일렉트로니카)이 시청자에게 공감을 얻은 것. 나이를 무색게 하는 ‘초동안’ 얼굴도 화제를 모았다.
“저도 어떻게 출연했는지 모르겠어요. 재형이(정재형) 형과 원래 안면이 있는데 계속 출연을 부탁해서 나가게 됐어요. 쑥스러워서 모니터링도 잘 안 해요. 프로답지 못한 거죠.”
그의 음악성은 이미 검증받았다. 2004년 인디밴드 ‘MOT(못)’의 리더로 데뷔한 그는 1집 ‘비선형’과 2집 ‘이상한 계절’로 한국대중음악상에서 각각 신인상과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러나 2006년 성대 폴립(목을 과도하게 사용해 후두에 물혹이 생기는 질환) 때문에 잠정 휴식기에 들어갔다. 그가 올 2월 침묵을 깨고 발표한 솔로 프로젝트 앨범 ‘Guilt-Free’는 그가 직접 프로듀싱한 것으로, 낯선 기계음을 베이스로 한 음울한 시적 가사가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패스트 뮤직(Fast music, 즉각적으로 이목을 끌었다 쉽게 식상해지는 음악)이 범람하는 가요계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 영역을 구축한 셈이다.
그는 날것의 사랑이나 이별을 말하기보다 그러한 감성을 떠올리게 하는 섬세한 표현에 집중한다. 다만 자기 곡이 갖는 전반적인 분위기상 우울한 정서에만 초점을 맞추는 데 대해선 조금 억울한 기색을 보인다. 그의 앨범 ‘Guilt-Free’에 수록된 ‘5 in 4’ ‘SCLC(Sugar Caffeine Liquid Cloud)’는 리듬감이 있으면서 경쾌하기 때문이다. 그 스스로도 긍정적으로 쓴 곡이라고 한다.
일상 곳곳에서 영감을 얻는 그는 “영감이란 변화무쌍한 것”이라고 말한다. 영화, 그림, 날씨, 풍경 하나하나 소홀히 여기지 않게 된다는 것.
“제 음악은 재능보다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해요. 툭 치면 술술 음악이 흘러나오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집요하고 섬세하게 공을 들이죠.”
스스로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무섭게 몰입한다는 그는 길게는 2~3주 동안 작업실을 겸한 집에서만 생활할 때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스트레스도 많은 편이라고.
어릴 때 그의 꿈은 자유롭게 게임을 만드는 프로그래머였다. 결과적으로 그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음악을 하고, 그 음악을 직접 공학적 프로그래밍으로 구현하기 때문이다. 그는 연세대 전파공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예술종합학교 뮤직테크놀로지대학원 과정을 수료했다.
미디어아트 작업도 곧 재개할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번 타이틀 곡 ‘Bulletproof(불릿프루프)’의 뮤직비디오 기술디렉터를 맡았으며, 김영하 작가의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도’의 북 트레일러를 제작하기도 한 그는 미디어아트에도 조예가 깊다. 지난해 4월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열린 ‘서로 다른 꿈, 디자인, 소리를 만나다’ 전시에 관객의 모션을 인식해 연주하는 작품을 출품하기도 했다.
“저만의 세계를 단정짓지는 않아요. 작업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묻어나오는 것이 제 정서일 따름이죠. 스타일은 또 다른 문제예요. 갈고닦아서 연마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나가는 것 같아요.”
심미와 공학의 균형에서 끊임없이 창조해나가는 ‘아티스트’ 이이언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