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출판시장을 달군 최고의 저자는 단연 법정스님일 것이다. 지난해 3월 스님의 입적 직후 “그동안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가지 않겠다. 내 이름으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는 출간하지 말아달라”는 유언이 공개되자, 스님의 책이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을 압도적으로 휩쓰는 유사 이래 최초의 일이 발생했다.
그야말로 엄청난 파동이었다. 입적 이전까지 ‘무소유’ 300만 부를 비롯해 대략 1000만 부 넘게 팔린 것으로 추정되던 스님의 책을 더는 구입할 수 없다는 소문이 나돌자 바로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출판사들은 때마침 불어닥친 종이 품귀 현상마저 이겨내며 서둘러 책을 제작해 서점에 풀었고, 연말까지만 판매하기로 법정스님의 유지를 봉행하는 시민모임인 ‘맑고 향기롭게’와 합의를 봤다.
법정스님의 책을 5종가량 펴낸 A사는 2주일이면 소화될 것으로 여긴 물량인 30만 부를 제작했다. 그러나 천안함 피격 사건이 벌어지자 법정스님 추모 분위기는 한순간에 천안함 희생자 추모로 바뀌었다. 하루에 판매부수가 80%씩 줄어드는 식으로 판매량은 급감했다. 그러다 결국 책을 더 이상 판매하지로 않기로 한 연말이 된 것이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B사가 변칙 도매업자에게 1000원 이하의 헐값으로 급하게 처분하는 바람에 그 책들이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4000원에 판매되기도 했지만 그마저 판매는 부진했다.
결국 지난해 연말, 법정스님의 책을 펴낸 출판사들은 약속한 대로 스님의 모든 책을 연말까지 반품해달라는 공문을 거래 서점에 일제히 발송했다. 출판사는 책을 더 이상 제작하거나 출고할 수 없지만 재고가 있는 서점에서 책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 판매하는 것은 자유다. 그러나 대부분의 서점도 반품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제 출판사들이 걱정하는 것은 반품되는 책의 양이다. A사는 10만 부가량 반품될 것으로 예상했다. C사는 한 대형 온라인서점에만 1만 부가 쌓여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가장 많은 책을 보유한 D사의 반품량은 50만 부에 육박할 것으로 여러 사람이 추측했다. 이를 모두 종합해보면 반품부수는 100만 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약속대로라면 이제 이 책들은 모두 잘라서 폐지로 버려야 한다. 유사 이래 최대의 폐기소동이 벌어지는 셈이다. 출판사들은 또 반품된 책의 인세를 약속대로 되돌려받을 수 있을지를 걱정하고 있다.
법정스님의 가르침이 40년 넘게 생명력을 갖고 위기 때마다 척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대중에게 깊은 울림을 안겨줄 수 있었던 것은 정갈한 문장 속의 절제된 언어에 현실 비판의 목소리가 녹아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절절한 목소리가 담긴 책을 이렇게 폐기하는 것이 진정 스님의 뜻은 아니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관계자들이 만나 합리적인 대안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그야말로 엄청난 파동이었다. 입적 이전까지 ‘무소유’ 300만 부를 비롯해 대략 1000만 부 넘게 팔린 것으로 추정되던 스님의 책을 더는 구입할 수 없다는 소문이 나돌자 바로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출판사들은 때마침 불어닥친 종이 품귀 현상마저 이겨내며 서둘러 책을 제작해 서점에 풀었고, 연말까지만 판매하기로 법정스님의 유지를 봉행하는 시민모임인 ‘맑고 향기롭게’와 합의를 봤다.
법정스님의 책을 5종가량 펴낸 A사는 2주일이면 소화될 것으로 여긴 물량인 30만 부를 제작했다. 그러나 천안함 피격 사건이 벌어지자 법정스님 추모 분위기는 한순간에 천안함 희생자 추모로 바뀌었다. 하루에 판매부수가 80%씩 줄어드는 식으로 판매량은 급감했다. 그러다 결국 책을 더 이상 판매하지로 않기로 한 연말이 된 것이다. 자금난에 시달리던 B사가 변칙 도매업자에게 1000원 이하의 헐값으로 급하게 처분하는 바람에 그 책들이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4000원에 판매되기도 했지만 그마저 판매는 부진했다.
결국 지난해 연말, 법정스님의 책을 펴낸 출판사들은 약속한 대로 스님의 모든 책을 연말까지 반품해달라는 공문을 거래 서점에 일제히 발송했다. 출판사는 책을 더 이상 제작하거나 출고할 수 없지만 재고가 있는 서점에서 책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 판매하는 것은 자유다. 그러나 대부분의 서점도 반품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제 출판사들이 걱정하는 것은 반품되는 책의 양이다. A사는 10만 부가량 반품될 것으로 예상했다. C사는 한 대형 온라인서점에만 1만 부가 쌓여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가장 많은 책을 보유한 D사의 반품량은 50만 부에 육박할 것으로 여러 사람이 추측했다. 이를 모두 종합해보면 반품부수는 100만 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약속대로라면 이제 이 책들은 모두 잘라서 폐지로 버려야 한다. 유사 이래 최대의 폐기소동이 벌어지는 셈이다. 출판사들은 또 반품된 책의 인세를 약속대로 되돌려받을 수 있을지를 걱정하고 있다.
법정스님의 가르침이 40년 넘게 생명력을 갖고 위기 때마다 척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대중에게 깊은 울림을 안겨줄 수 있었던 것은 정갈한 문장 속의 절제된 언어에 현실 비판의 목소리가 녹아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절절한 목소리가 담긴 책을 이렇게 폐기하는 것이 진정 스님의 뜻은 아니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관계자들이 만나 합리적인 대안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