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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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물건’ 싸다고 욕심내다 큰코다칠라

예고등기, 대위변제, 법정지상권 등 곳곳 ‘암초’에 매각대금 날릴 수도

  • 강은현 법무법인 ‘산하’ 부동산부 실장·‘경매야 놀자’ 저자

    입력2009-04-10 16: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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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수물건’ 싸다고 욕심내다  큰코다칠라
    경매 투자의 기본 수익률은 10% 남짓이지만, 50% 이상의 큰 수익을 남기는 물건도 있다. 흔히 ‘특수물건’이라 불리는 것들이 그렇다.

    특수물건은 권리 또는 물건의 흠 때문에 정상 물건보다 유찰이 잦다. 3회 유찰은 기본이요, 심지어는 감정가 대비 반의 반 토막 난 물건도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특수물건이 싸다고 함부로 경매에 뛰어들면 안 된다. 매력적인 가격만큼 그에 상응하는 위험이 도사리기 때문이다.

    또한 특수물건은 금융권에서 대출도 잘 해주지 않아 매각대금을 치르는 데 애를 먹을 수 있다. 다음에 설명하는 매각 용어를 제대로 알고, 물건에 얽힌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자신이 서지 않는 한 특수물건에 대한 접근은 조심, 또 조심하자.

    법정지상권



    토지나 건물만 따로 경매에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이런 물건의 입찰 참여를 꺼린다. 법정지상권을 둘러싼 송사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법정지상권이란 한 사람의 토지와 그 위의 건물이 경매를 통해 소유자가 각각 달라졌을 때 건물 소유자가 토지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아파트는 법정지상권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다세대, 연립주택, 단독주택이나 상가건물은 법정지상권이 존재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법정지상권은 4가지 요건을 모두 만족해야 성립한다. 이 요건들을 숙지한다면 법정지상권 성립 유무를 간단히 파악할 수 있다. 첫째, 토지에 저당권이 설정될 당시 건물이 존재해야 한다. 신규 건물이 건축 중이었다면 법정지상권이 성립할 수도 있다. 둘째, 저당권 설정 당시 토지와 건물 소유자가 동일해야 한다. 셋째, 저당권 설정 당시 토지와 건물 중 하나 또는 둘 다에 저당권이 설정됐어야 한다. 넷째, 경매로 인해 토지와 건물 소유자가 각각 달라져야 한다.

    경매를 통해 토지를 낙찰받은 사람은 법정지상권을 보유한 건물 소유자에게 건물 철거를 요구할 수 없다. 법정지상권자는 최장 30년 동안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대신 토지 소유자는 건물 소유자에게 토지사용료인 지료(地料)를 청구할 수 있다. 지료는 당사자 간의 협의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협의가 안 되는 경우 법원이 결정해주는데, 통상적으로 시세의 연 4~6%이다. 법정지상권자가 2년 이상 지료 지급을 연체했을 경우 토지 소유자가 법정지상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

    유치권

    ‘특수물건’ 싸다고 욕심내다  큰코다칠라

    유치권은 등기부상에 기록되지 않는다. 현장에 직접 나가 탐문조사를 벌여야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은 유료 경매정보지.

    유치권이란 물건이나 유가증권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 사람이 돈을 되돌려받을 때까지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을 보관, 채무변제를 간접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권리다. 등기가 불가능한 이 권리는 말소기준등기보다 앞서 성립하든, 뒤에 성립하든 매수인(낙찰자)이 인수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유치권은 해당 건물에 대해 공사를 한 사람이 건물주의 부도로 공사비를 받지 못할 때 이를 받을 때까지 건물을 볼모로 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치권은 경매 투자자들 사이에 ‘경매의 핵폭탄’이라고 불린다. 등기부상에 유치권 권리관계가 기록돼 있지도 않고, 권리자에게 신고 의무도 없어 서류상으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치권 설정 여부는 현장에 직접 나가 탐문조사를 벌여야 확인이 가능하다. ‘신축건물’이나 ‘공사 중단’ 물건은 유치권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의하자.

    유치권 성립 요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점유하고 있는 목적물을 담보로 발생한 채권이어야 한다. 둘째, 유치권을 주장하려면 목적물을 계속 점유하고 있어야 한다. 경비원 등을 고용해 간접 점유해도 되지만, 불법행위를 통해 점유해서는 안 된다. 셋째, 채권 변제기가 도래해야 한다. 변제기가 도래하지 않으면 변제기 전에 채무 이행을 강제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가짜 유치권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도 기억하자. 전세로 살고 있는 집이 경매에 부쳐져 전세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없을 때 임차인이 가짜 유치권을 만들어놓는 경우가 더러 있다. 가짜 유치권은 최종적으로 소송을 통해 해결해야 하지만, 대개 당사자들끼리 만나 대화로 문제를 푼다. 경험상 경매 낙찰을 희망하는 사람에게 친절한 사람은 진짜 유치권자, 그렇지 않은 사람은 가짜 유치권자다. 진짜 유치권자는 해당 물건이 경매에서 낙찰돼 하루빨리 자신의 채권을 회수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진짜 유치권자는 가압류나 가처분 등 법적 절차에도 열심히 나선다.

    예고등기

    A의 부동산을 B가 서류를 위조해 소유권 이전등기를 한 뒤, B가 그런 사실을 모르는 C에게 팔았다고 하자. 이 부동산의 실제 소유자는 여전히 A다. 만일 A가 C를 상대로 소유권 이전 청구소송을 제기한다면 C는 소유권을 상실한다. 이때 A가 C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는 동안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법원에서 직권으로 하는 등기가 바로 예고등기다. 예고등기는 등기부등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고등기는 경매가 진행되는 기간은 물론, 매수인이 매각대금을 완납하고 소유권 이전등기를 완료한 이후에도 예고등기의 원인이 되는 소송이 종결되지 않으면 소송이 끝날 때까지 존속한다. 즉, 예고등기는 경매로 소멸되지 않고 매수인이 인수해야 마무리된다.

    원고가 소송에서 이기고 매수인을 상대로 소유권 이전등기 청구소송을 제기하면 매수인은 소유권을 빼앗긴다. 매수인은 이미 납부한 매각대금을 되돌려받아야 하는데, 배당을 받은 채권자들을 상대로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을 해 회수한다. 대부분의 예고등기는 이런 골치 아픈 상황을 가져온다.

    가끔 예고등기를 악용하는 사례가 생기기도 한다. 채무자 겸 소유자가 특정인과 결탁해 가짜 예고등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예고등기는 성질상 일반인이 조사나 참여에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그만큼 여느 물건에 비해 유찰이 잦다는 점을 악용하는 것이다.

    대위변제

    대위변제란 채무자가 갚아야 할 빚을 제삼자가 대신 갚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대위변제는, 선순위 채권액은 소액이지만 2순위 채권액이 많은 경우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1순위 근저당권(말소기준권리)이 2000만원이고 확정일자가 없는 임차권이 7000만원, 그리고 2순위 근저당권이 3000만원인 물건을 가정해보자. 이 물건의 예상낙찰가가 5000만원일 경우 배당 순위는 1순위 2000만원, 2순위 3000만원이고 확정일자를 받지 않은 임차인은 한푼도 받지 못해 7000만원의 손실을 보게 된다.

    그러나 임차인이 1순위 근저당권을 대위변제, 즉 소유자 대신 갚게 되면 총 투자금은 9000만원(임차보증금 7000만원 + 대위변제금 2000만원)이지만 죽었던 대항력이 대위변제로 인해 되살아난다. 임차보증금 7000만원을 보장받게 되는 것이다. 이 물건의 매수인은 임차인에게 임차권 7000만원을 모두 물어줘야 해 사실상의 매각금액은 1억2000만원(낙찰가 5000만원 + 임차권 7000만원)으로 껑충 뛰어오른다. 반면 임차인은 대위변제를 통해 손실을 7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줄일 수 있다.

    죽었던 대항력이 되살아나는 대위변제는 매수인이 소유권을 취득하는 시점인 대금납부 기일(매각 45일 후)까지다. 때문에 매수인은 잔금을 내는 시점까지 긴장의 고삐를 늦추면 안 된다. 이게 싫다면 처음부터 대위변제의 가능성이 있는 물건은 손대지 않는 게 상책이다.

    경매 낙찰 후 돌발상황 터지면?

    매각 불허가 신청 등 초기 대응 주력


    ‘특수물건’ 싸다고 욕심내다  큰코다칠라

    경매법정 앞 복도를 가득 메운 사람들.

    경매 물건 10건 중 9건은 낙찰 후 재산권을 행사하는 데 불편한 점이 없다. 그러나 나머지 1건 정도는 온전한 재산권을 행사하기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 추가 조치 비용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문제없지만, 입찰보증금을 포기하는 게 나을 정도로 비용이 큰 상황도 가끔 생긴다.

    낙찰을 취소하고 싶은 돌발상황이 발생할 경우 낙찰자가 법원을 상대로 취할 수 있는 법적 조치를 단계별로 소개한다. 단, 뒤로 갈수록 구제 내지 실현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점을 고려해 되도록 초기(1~2단계)에 대응하는 것이 좋다.

    [1단계]매각기일~매각결정기일

    → 매각불허가 신청을 한다.

    [2단계]매각결정기일~매각허가결정확정기일

    → 매각허가에 대한 이의신청을 하거나, 매각허가 결정에 대해 즉시항고를 한다.

    [3단계]매각허가결정확정기일~대금 납부

    → 매각허가 결정의 취소 신청을 한다. 그러나 꼭 소유권을 이전받고 싶다면 법원에 대금감액 신청을 할 수 있다. 법원은 민법상 쌍무계약에서의 위험 부담 내지 하자담보 책임의 이론을 적용해 감액 결정을 할 수 있다.

    [4단계]대금 납부~배당기일

    → 법원에 경매에 의한 매매계약을 해제하고 납부한 대금의 전부나 일부의 반환을 청구한다.

    [5단계]배당 이후

    → 민법상 매도인의 담보 책임에 관한 규정(민법 제578조 등)을 유추 적용해 채무자에게 계약해제 또는 대금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 채무자가 무자력자인 경우에는 배당을 받은 채권자를 상대로 대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대지권 없음

    ‘특수물건’ 싸다고 욕심내다  큰코다칠라

    다세대, 연립주택 물건은 법정지상권이나 대지권 없음 등의 특수매각 조건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한다.

    아파트나 상가처럼 집합건물이 대지권 없이 건물만 경매에 나오는 경우다. 대부분의 물건에는 대지권이 전유 부분의 종물로 포함돼 있으나, 아주 드물게는 건물만 경매에 나오기도 한다. 이때 대지 소유자가 건물 매수인에게 건물의 매도 요구를 하면, 매수인은 당시 시세로 처분해야 한다.

    종종 경매로 나온 아파트에 ‘대지권 미등기’라고 표기된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대지권 없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대지권은 있지만 아직 지분 정리가 되지 않아 등기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를 뜻하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지분물건

    아파트나 건물, 토지 등이 일부만 경매에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이런 물건은 공유자의 우선 매수 가능성이 높고 지분권자와의 협의가 여의치 않아 온전한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있다. 따라서 해당 부동산을 직접 사용할 목적이라면 입찰 참여를 자제하는 편이 낫다.

    선순위 가등기

    말소기준등기 이후의 권리는 모두 소멸하는 것이 경매의 법칙이다. 그러나 드물게는 말소기준등기보다 우선하는 가등기가 있을 수 있다. 이럴 때 가등기의 내용에 따라 운명이 달라진다. 소유권이전 청구권 가등기라면 낙찰 후에도 말소되지 않기 때문에 낙찰자가 인수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가등기 권리자가 본등기를 하게 되면 낙찰자의 소유권 이전등기는 이중 등기가 되어 말소된다.

    선순위로 가등기가 설정된 물건이 경매신청 들어올 경우 법원에서는 일단 경매신청을 받아주지만, 본안 소송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경매 절차를 중지한다. 만일 선순위 가등기인데도 경매 절차가 진행 중이라면 담보가등기(채권자가 그 채권의 담보를 위해 부동산 소유권의 가등기를 한 경우)일 가능성이 있다.

    이런 물건은 경매에 참여하기 전 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선순위 가등기 역시 등기부등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선순위 가등기가 담보가등기이거나 시효가 지나 가등기 권리가 실효된 경우가 아니라면 입찰을 자제하자.

    선순위 가처분

    선순위 가등기와 마찬가지로 선순위 가처분도 매각 후 소멸되지 않아 낙찰자가 인수해야 한다. 가처분권자가 본안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소유권을 빼앗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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