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발이 변하고 있다. 단순히 머리 모양만 흉내낸 어색한 가발은 사라지고, 보는 사람은 물론 착용한 사람까지 자신의 모발로 착각할 만큼 자연스러운 가발이 등장한 것. 덕분에 가발을 착용한 채 수영, 사우나 등 거의 모든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또 자신에게 어울리는 머리 모양을 맞출 수 있어 좀더 젊고 세련된 이미지 연출이 가능하다. 가발의 이러한 진화는 가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망설임을 불식한다. 그래서 치료비 부담과 치료 과정의 고통이 걱정이라면 가발이 탈모인에게 최선의 대안일 수 있다.
가상체험 연출 후 선택 ‘모발 과학’
가발의 역사는 고대 이집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신분을 과시하기 위한 장신구로 처음 등장한 가발은 중세시대에는 왕족과 귀족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으면서 더욱 화려해졌다. 17세기 여성들은 가발을 사용해 머리를 높게 빗어 올려 보석과 핀으로 장식했으며, 남성들은 웨이브가 있는 긴 가발을 착용했다. 이후 가발은 로코코 스타일과 맞물려 허리까지 내려오는 화려한 형태로 발전했다. 18세기에는 나이, 신분, 직업에 따라 각기 다른 모양의 가발을 사용했다. 영국을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의 법정에서는 법관이 흰색 가발을 착용했다.
우리나라 가발의 시초도 장신구다. 최초의 가발은 남의 머리카락을 땋아 만든 것으로 ‘다리’ 또는 ‘가체’라고 불렸다. 신라 여인들은 머리가 높고 넓게 보이기 위해 다리를 달아 쪽을 쪘다. 신윤복의 ‘미인도’ 속 여인도 다리를 얹었다. 조선시대에는 더 화려하게 보이도록 금은주옥으로 장식하거나 다리를 몇 개씩 올렸다. 다리를 하나 올리는 데 황소 한 마리 값이 들어 사대부 여인들에겐 사치의 상징이 됐다.
대머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호의적이지 않고 외모가 경쟁력이 된 현대사회에서 가발이 제 역할을 하려면 감쪽같아야 한다. 티나는 가발은 오히려 대머리임을 광고하는 셈. 따라서 티 안 나는 가발은 탈모인의 로망이자 가발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였다.
1987년 설립된 ㈜하이모(Hi-Mo(毛))는 ‘과학이 숨 쉬는 모발’을 내걸고 신소재와 신기술을 개발해 ‘감쪽같은 가발’을 실현한 업계 선두주자다. 노동집약적 산업으로만 인식되던 가발산업의 첨단화, 과학화를 선도했다. 하이모는 중국에 R·D센터를 설립해 지속적인 연구 개발로 10년간 업계 1위를 지켜왔다.
하이모의 가발망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안전성을 인정받았으며 미끄럼 방지용 가발 모근판 제조방법, 컴퓨터를 이용한 가발 제작방법 등 모두 9개의 특허를 따냈다. 4월에는 두피를 더욱 건강하게 하기 위해 모든 가발 소재에 항균처리를 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하이모는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일본 미국 등지로 수출되고 있다.
하이모의 ‘모발 과학’은 서비스 면에서도 엿볼 수 있다. 착용 전 자신에게 어울리는지 알기 어려웠던 기존 맞춤가발의 단점을 보완하고 좀더 멋스러운 스타일 연출을 위해 버추얼 헤어시스템(Virtual Hair System)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100여 가지의 다양한 스타일을 미리 연출해보고 본인에게 맞는 모양을 선택하는 일종의 ‘가상체험’이다.
하이모는 음지에 있던 가발시장을 양지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유명 연기자 이덕화를 광고에 등장시켜 탈모를 공론화함으로써 ‘탈모는 조금 불편할 뿐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시켰다. 표가 안 나는 자연스러움, 한층 당당하고 젊어진 모습은 탈모인도 당당해질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줬다. 현재 하이모는 국내 39개 직영점과 미국 중국 등 해외 4개 직영점 등 총 43개의 직영점을 운영한다. 고객이 어느 지점에서나 원하는 서비스와 요구사항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전국 단일 전산망과 CRM 시스템을 구축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에 힘쓰고 있다.
탈부착식 사용하면 적응 쉬워
티나지 않는 자연스러운 가발의 핵심은 두피의 완벽한 재현이다. 착용자도, 보는 사람도 가발이라는 것을 의식할 수 없어야 한다. 하이모는 극히 얇은 나노스킨을 개발해 깃털처럼 가벼운 착용감과 높은 밀착력을 실현했다. 마치 피부에서 모발이 나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여기에 초극세사 망을 결합해 쾌적하고 통풍성이 좋은 숨 쉬는 가발, 가발 같지 않은 가발이 탄생했다. 얇은 스킨만 이용해 제작하면 공기를 차단해 가발 안에 땀이 차고 가발의 수명이 짧아지며 형태를 바로잡기도 어렵다.
두 번째 핵심은 모발이다. 하이모는 자연스러운 모발을 연출하기 위해 특수 처리된 인모(人毛)와 인모에 가장 유사하도록 자체 개발한 형상기억모를 혼합해 자연스러움과 기능성을 함께 구현했다. 형상기억모는 고열 처리로 내열성이 강해 머리 모양을 만들기 좋고 큐티클(각피)층까지 재현해 윤기와 탄력의 느낌까지 살렸으며 변색 위험이 적다. 또 만들어진 머리 모양이 세척이나 바람으로 쉽게 변형되지 않고 머리카락이 흐트러졌을 때도 간단한 손질로 모양을 다시 만들 수 있다. 여기에 일반 모보다 얇은 슈퍼베이비 모를 개발함으로써, 이마 라인의 잔머리를 재현하고 자연스러움을 극대화했다.
하이모는 초기 탈모 고객을 위한 부분 가발에서부터 항암 환자를 위한 전체 가발까지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 고객의 특성과 취향에 적합한 제품을 폭넓게 선택할 수 있다. 부착방식도 다양화해 가발을 쓰고 운동이나 사우나가 가능한 고정식 부착방식, 쉽게 가발을 쓰고 벗을 수 있는 탈부착식 제품을 내놓았다. 가발이 익숙하지 않은 경우 탈부착식을 먼저 사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것.
아무리 완벽한 가발도 머리에 꼭 맞지 않으면 안정감이 없어 보이고 불편하게 마련. 하이모는 서울대 산학협동벤처와 함께 3D 스캐너(입체 두상 측정기)를 개발해 개개인의 두상에 꼭 맞는 가발제작에 힘을 쏟았다. 3D 스캐너는 비닐을 이용해 두상의 본을 떠 가발을 만들던 방식과 달리 MRI를 촬영하듯 360도 회전하며 단 10초 만에 두상의 크기, 탈모 정도, 모발 상태 등을 정확히 측정하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측정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기만의 맞춤가발이 완성된다. 3D 스캐너는 두상 크기와 제작될 가발의 크기, 가발 디자인 등을 측정한 뒤 공장으로 보내진다. 가르마 방향과 사용할 모발 등은 3D 스캔을 하기 전에 상담을 통해 정해진다. 3D 스캐너 기술은 일본에 수출되고 있다.
하이모 홍정은 기획실장은 “첨단 기술과 소재를 사용해도 자연스러운 가발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의 손을 거쳐 한 올 한 올 꼼꼼하게 심는 과정이 불가피하다. 그래서 가능한 부분은 과학화하는 한편, 사람의 섬세한 작업이 필요한 부분은 꾸준한 교육과 투자를 통해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상체험 연출 후 선택 ‘모발 과학’
가발의 역사는 고대 이집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신분을 과시하기 위한 장신구로 처음 등장한 가발은 중세시대에는 왕족과 귀족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으면서 더욱 화려해졌다. 17세기 여성들은 가발을 사용해 머리를 높게 빗어 올려 보석과 핀으로 장식했으며, 남성들은 웨이브가 있는 긴 가발을 착용했다. 이후 가발은 로코코 스타일과 맞물려 허리까지 내려오는 화려한 형태로 발전했다. 18세기에는 나이, 신분, 직업에 따라 각기 다른 모양의 가발을 사용했다. 영국을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의 법정에서는 법관이 흰색 가발을 착용했다.
우리나라 가발의 시초도 장신구다. 최초의 가발은 남의 머리카락을 땋아 만든 것으로 ‘다리’ 또는 ‘가체’라고 불렸다. 신라 여인들은 머리가 높고 넓게 보이기 위해 다리를 달아 쪽을 쪘다. 신윤복의 ‘미인도’ 속 여인도 다리를 얹었다. 조선시대에는 더 화려하게 보이도록 금은주옥으로 장식하거나 다리를 몇 개씩 올렸다. 다리를 하나 올리는 데 황소 한 마리 값이 들어 사대부 여인들에겐 사치의 상징이 됐다.
대머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호의적이지 않고 외모가 경쟁력이 된 현대사회에서 가발이 제 역할을 하려면 감쪽같아야 한다. 티나는 가발은 오히려 대머리임을 광고하는 셈. 따라서 티 안 나는 가발은 탈모인의 로망이자 가발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였다.
1987년 설립된 ㈜하이모(Hi-Mo(毛))는 ‘과학이 숨 쉬는 모발’을 내걸고 신소재와 신기술을 개발해 ‘감쪽같은 가발’을 실현한 업계 선두주자다. 노동집약적 산업으로만 인식되던 가발산업의 첨단화, 과학화를 선도했다. 하이모는 중국에 R·D센터를 설립해 지속적인 연구 개발로 10년간 업계 1위를 지켜왔다.
하이모의 가발망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안전성을 인정받았으며 미끄럼 방지용 가발 모근판 제조방법, 컴퓨터를 이용한 가발 제작방법 등 모두 9개의 특허를 따냈다. 4월에는 두피를 더욱 건강하게 하기 위해 모든 가발 소재에 항균처리를 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하이모는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일본 미국 등지로 수출되고 있다.
하이모의 ‘모발 과학’은 서비스 면에서도 엿볼 수 있다. 착용 전 자신에게 어울리는지 알기 어려웠던 기존 맞춤가발의 단점을 보완하고 좀더 멋스러운 스타일 연출을 위해 버추얼 헤어시스템(Virtual Hair System)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100여 가지의 다양한 스타일을 미리 연출해보고 본인에게 맞는 모양을 선택하는 일종의 ‘가상체험’이다.
하이모는 음지에 있던 가발시장을 양지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유명 연기자 이덕화를 광고에 등장시켜 탈모를 공론화함으로써 ‘탈모는 조금 불편할 뿐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시켰다. 표가 안 나는 자연스러움, 한층 당당하고 젊어진 모습은 탈모인도 당당해질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줬다. 현재 하이모는 국내 39개 직영점과 미국 중국 등 해외 4개 직영점 등 총 43개의 직영점을 운영한다. 고객이 어느 지점에서나 원하는 서비스와 요구사항을 해결할 수 있도록 전국 단일 전산망과 CRM 시스템을 구축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에 힘쓰고 있다.
탈부착식 사용하면 적응 쉬워
바람이 잘 통하도록 고안된 하이모 가발.
두 번째 핵심은 모발이다. 하이모는 자연스러운 모발을 연출하기 위해 특수 처리된 인모(人毛)와 인모에 가장 유사하도록 자체 개발한 형상기억모를 혼합해 자연스러움과 기능성을 함께 구현했다. 형상기억모는 고열 처리로 내열성이 강해 머리 모양을 만들기 좋고 큐티클(각피)층까지 재현해 윤기와 탄력의 느낌까지 살렸으며 변색 위험이 적다. 또 만들어진 머리 모양이 세척이나 바람으로 쉽게 변형되지 않고 머리카락이 흐트러졌을 때도 간단한 손질로 모양을 다시 만들 수 있다. 여기에 일반 모보다 얇은 슈퍼베이비 모를 개발함으로써, 이마 라인의 잔머리를 재현하고 자연스러움을 극대화했다.
하이모는 초기 탈모 고객을 위한 부분 가발에서부터 항암 환자를 위한 전체 가발까지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 고객의 특성과 취향에 적합한 제품을 폭넓게 선택할 수 있다. 부착방식도 다양화해 가발을 쓰고 운동이나 사우나가 가능한 고정식 부착방식, 쉽게 가발을 쓰고 벗을 수 있는 탈부착식 제품을 내놓았다. 가발이 익숙하지 않은 경우 탈부착식을 먼저 사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것.
아무리 완벽한 가발도 머리에 꼭 맞지 않으면 안정감이 없어 보이고 불편하게 마련. 하이모는 서울대 산학협동벤처와 함께 3D 스캐너(입체 두상 측정기)를 개발해 개개인의 두상에 꼭 맞는 가발제작에 힘을 쏟았다. 3D 스캐너는 비닐을 이용해 두상의 본을 떠 가발을 만들던 방식과 달리 MRI를 촬영하듯 360도 회전하며 단 10초 만에 두상의 크기, 탈모 정도, 모발 상태 등을 정확히 측정하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측정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기만의 맞춤가발이 완성된다. 3D 스캐너는 두상 크기와 제작될 가발의 크기, 가발 디자인 등을 측정한 뒤 공장으로 보내진다. 가르마 방향과 사용할 모발 등은 3D 스캔을 하기 전에 상담을 통해 정해진다. 3D 스캐너 기술은 일본에 수출되고 있다.
하이모 홍정은 기획실장은 “첨단 기술과 소재를 사용해도 자연스러운 가발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의 손을 거쳐 한 올 한 올 꼼꼼하게 심는 과정이 불가피하다. 그래서 가능한 부분은 과학화하는 한편, 사람의 섬세한 작업이 필요한 부분은 꾸준한 교육과 투자를 통해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높여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