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 재보선을 앞둔 요즘 민주당은 정세균 당 대표와 정동영 전 장관 진영으로 세력이 갈리고 있습니다. 얼마 전만 해도 손을 맞잡고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하던 이들이 요즘은 서로 소 닭 보듯 한다고 합니다. 평소 가깝던 정치인들도 상대편 모임에 참석했다는 소리만 들리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서로에 대해 색안경을 끼게 된답니다. 양측은 이 같은 심리까지 교묘하게 이용하면서 세를 불리고 있다네요.
비열하다고요? 그나마 이들은 솔직한 편에 속합니다.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온갖 감언이설과 모사(謀事)가 용인되는 ‘정치’라는 틀 안에서 대놓고 벌이는 짓거리이기 때문입니다. 또 자기들끼리는 서로가 그렇다는 것을 알고 이해합니다.
![가장 힘센 ‘인의 장막’](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9/03/27/200903270500057_1.jpg)
권력자는 자칫 주변인들에 의해 편견과 선입관에 사로잡히기 쉽습니다. 최악은 주변인들의 이해가 맞물려 권력자의 눈과 귀와 입을 막는 ‘인의 장막’이 쳐지는 것이죠. 청와대 안과 밖이 딴 세상인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가만히 주위를 둘러봤습니다. 과연 제가 몸담고 있는 조직은 어떤지, 제가 편견과 잘못된 선입관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