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제 교장선생님 즐거운 수업시간](https://dimg.donga.com/egc/CDB/WEEKLY/Article/20/09/03/27/200903270500053_1.jpg)
경기 고양시 덕양중학교 학생들은 교장실을 스스럼없이 드나들며 교장선생님에게 인사를 건넨다.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잔소리를 퍼부으며 조회시간 내내 지루하게 훈화를 늘어놓는 엄한 교장선생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학교 분위기가 1년 사이 확 달라지자 일부 학생은 “졸업하기 싫다”고 말할 정도다.
이런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온 사람은 김삼진(57) 교장. 그는 평교사 출신으로 수도권 첫 공모제 선출 교장이다. 2007년 9월 서류심사, 학부모 심층심사, 교육감 면접을 거쳐 2008년 3월 4년 임기의 교장에 부임했다. 부임 당시 김 교장은 “특정 주제를 집중 연구하는 프로젝트 학습, 소그룹 구성원이 서로 도우며 과제를 완성하는 협동 학습, 온라인을 이용한 수준별 e-러닝 학습으로 기존의 주입식 수업방식에서 탈피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교장은 공모제 교장에 응모하면서 ‘즐거운 학교 즐거운 수업’ ‘네트워크’ ‘참여와 소통’ 등 5가지 비전과 공약을 제시했다. 3월17일 열린 공개 연구수업은 올해 계획된 세 차례의 공개수업 가운데 하나로, 그가 자신의 비전을 실천한 것이다. 교장이 학생들을 상대로 특강을 한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그 수업을 다른 교사들에게 공개한다는 점도 화제다. 이웃 학교의 교장들까지 벤치마킹하기 위해 수업을 보러 올 정도라고.
“수업을 하는 교사가 ‘달걀판 속의 달걀’처럼 고립돼서는 안 됩니다. 학교에선 학생들만 배우는 게 아닙니다. 공개 연구수업을 통해 선생님들도 충분히 배울 수 있습니다. 교장인 제가 열린 마음으로 먼저 다가가고 있는 것입니다.”
눈 깜짝할 사이 1년이 흘러갔지만 새로운 교육에 대한 김 교장의 의욕은 여전하다.
“학교가 즐거워야 수업이 제대로 됩니다. 배움의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이 저의 교육철학입니다. ‘사교육보다 못한 공교육’이라는 말을 듣지 않도록 학생의 눈높이에서 가르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