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쇼윈도에서 여름의 태양이 식는다.
갈색 플라스틱과 나일론으로 만들어진
인공의 가을도 나쁘지 않다.
낙원 혹은 유토피아.
가을을 가을보다 더 진짜처럼 느끼도록
어떤 이는 여름밤들을 꼬박 지새웠을 테니.
매일 우리가 하는 노동과 작은 노력들이
누군가에겐 쇼윈도이고, 새 계절이며,
100와트 조명보다 밝은 빛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북을 향하여 남으로 걷는 바람 속에 멈춰 선 여인
영원의 젊은 처녀
지구는 그와 서로 스칠 듯이 자전한다.
운명이란
인간들은 일만 년 후의 어느 해 달력조차 만들어낼 수 있다. 태양아 달아 한 장으로 된 달력아
달밤의 기권은 냉장한다. 육체는 식을 대로 식는다.
혼백만이 달의 광도로써 충분히 연소한다.
-이상, 習作쇼오윈도우數點(1932년)
갈색 플라스틱과 나일론으로 만들어진
인공의 가을도 나쁘지 않다.
낙원 혹은 유토피아.
가을을 가을보다 더 진짜처럼 느끼도록
어떤 이는 여름밤들을 꼬박 지새웠을 테니.
매일 우리가 하는 노동과 작은 노력들이
누군가에겐 쇼윈도이고, 새 계절이며,
100와트 조명보다 밝은 빛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북을 향하여 남으로 걷는 바람 속에 멈춰 선 여인
영원의 젊은 처녀
지구는 그와 서로 스칠 듯이 자전한다.
운명이란
인간들은 일만 년 후의 어느 해 달력조차 만들어낼 수 있다. 태양아 달아 한 장으로 된 달력아
달밤의 기권은 냉장한다. 육체는 식을 대로 식는다.
혼백만이 달의 광도로써 충분히 연소한다.
-이상, 習作쇼오윈도우數點(193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