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이변이었다. 50년간 연기자로 활동해온 관록의 노배우 이순재(71)가 지난해 12월29일 열린 ‘2007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대상을 받았다. 다음 날 열린 드라마국 주관의 연기대상이 아닌 예능국 주관의 연예대상에서다.
이경규 김용만 김제동 강호동 등 쟁쟁한 MC들을 모두 제친 결과라는 점에서 이번 수상의 의미는 더욱 컸다. ‘공로상 같은 대상’이 아닌 자식, 손자뻘의 후배들과 치열하게 경쟁해 얻은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개그맨과 MC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예능 분야에서 정통 연기파 배우가 수상의 영예를 안게 한 작품은 지난해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이다.
역대 최고령 연예대상 수상자라는 기록을 세운 이순재는 1956년 드라마 ‘나도 인간이 되련다’로 데뷔한 이후 줄곧 드라마와 영화에서 정극 연기만 펼쳐온 연기의 달인이다. 그는 최근에도 사극 ‘이산’에 출연, 추상같은 면모의 영조 연기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몰고 있다.
‘야동순재’로 인기 폭발 … 71세 최고령 수상
이순재는 1991년에도 50%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수도꼭지’(드라마 시청 중엔 수도 사용량도 줄어든다는 의미)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서 대발이 아버지 역으로 한 차례 인기 폭풍을 일으켰다. 1999년엔 국민 드라마로 불린 ‘허준’에서 명의 유의태를 연기해 ‘지존’의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여름 MBC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일일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이순재는 한의원 원장으로 나와 대발이 아버지의 캐릭터를 업그레이드한 코믹 버전을 완성하며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야동순재’라는 전 국민적 별명을 얻었을 만큼 그의 코믹 연기는 ‘빼어났다’는 평가다. 오랜 연기 경험에서 뿜어져나오는 내공 깊은 연기는 그야말로 빛을 발했다.
시트콤이나 정극이나 연기의 본령은 매한가지임을 설파하며 ‘정칙을 기본으로 한 변칙’을 구사하는 노련미를 보인 이순재는 시트콤 촬영 내내 동료배우 나문희와 함께 혹독한 철야 녹화도 소화하며 후배들의 귀감이 됐다는 후문이다. ‘야동순재’라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창조하며 손자 같은 청소년들의 사랑을 받은 데도 이런 노력이 숨어 있다고 한다. 시트콤 시청 연령대를 급격히 넓힌 그의 연기에 대해 방송가에서 “이번 수상은 어른이 어른다운 면모를 보여줬고, 그런 어른을 제대로 존중한 결과로 세대 융화의 좋은 본보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50대 퇴출’이 어느새 당연시되는 현실에서 현역 시절을 한참 넘어선 이순재의 활동은 그 자체만으로 중·노년층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었다. 노인 전문 프로그램이 아닌, 온 세대가 함께 즐기고 어울려 볼 수 있는 시트콤의 중심축 구실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공은 매우 컸다. 그런 점에서 그는 우리 시대가 낳은 가장 행복한 배우이자 엔터테이너임이 틀림없다.
사실 중년 연기자들에게 비중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주지 않는 제작 현실도 그렇거니와, 설사 있더라도 전형성을 띤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일 뿐 프로그램의 중심에 서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은 우리 드라마 제작 현실의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제 겨우(?)’ 50대인 영화배우 안성기가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고목나무에 꽃이 피게 해줘 고맙다”고 했던 말은 이순재의 경우에 비춰보면 쑥스럽기 이를 데 없다. 연예대상 시상식을 “남의 잔칫상으로 봤는데 와보니 참 재미있고 즐겁다”는 이순재를 보면서 내년에 그가 만들어낼 캐릭터에 대한 기대로 시청자들은 벌써부터 즐거워진다.
이경규 김용만 김제동 강호동 등 쟁쟁한 MC들을 모두 제친 결과라는 점에서 이번 수상의 의미는 더욱 컸다. ‘공로상 같은 대상’이 아닌 자식, 손자뻘의 후배들과 치열하게 경쟁해 얻은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개그맨과 MC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예능 분야에서 정통 연기파 배우가 수상의 영예를 안게 한 작품은 지난해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이다.
역대 최고령 연예대상 수상자라는 기록을 세운 이순재는 1956년 드라마 ‘나도 인간이 되련다’로 데뷔한 이후 줄곧 드라마와 영화에서 정극 연기만 펼쳐온 연기의 달인이다. 그는 최근에도 사극 ‘이산’에 출연, 추상같은 면모의 영조 연기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몰고 있다.
‘야동순재’로 인기 폭발 … 71세 최고령 수상
이순재는 1991년에도 50%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수도꼭지’(드라마 시청 중엔 수도 사용량도 줄어든다는 의미)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서 대발이 아버지 역으로 한 차례 인기 폭풍을 일으켰다. 1999년엔 국민 드라마로 불린 ‘허준’에서 명의 유의태를 연기해 ‘지존’의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여름 MBC가 야심차게 준비했던 일일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이순재는 한의원 원장으로 나와 대발이 아버지의 캐릭터를 업그레이드한 코믹 버전을 완성하며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야동순재’라는 전 국민적 별명을 얻었을 만큼 그의 코믹 연기는 ‘빼어났다’는 평가다. 오랜 연기 경험에서 뿜어져나오는 내공 깊은 연기는 그야말로 빛을 발했다.
시트콤이나 정극이나 연기의 본령은 매한가지임을 설파하며 ‘정칙을 기본으로 한 변칙’을 구사하는 노련미를 보인 이순재는 시트콤 촬영 내내 동료배우 나문희와 함께 혹독한 철야 녹화도 소화하며 후배들의 귀감이 됐다는 후문이다. ‘야동순재’라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창조하며 손자 같은 청소년들의 사랑을 받은 데도 이런 노력이 숨어 있다고 한다. 시트콤 시청 연령대를 급격히 넓힌 그의 연기에 대해 방송가에서 “이번 수상은 어른이 어른다운 면모를 보여줬고, 그런 어른을 제대로 존중한 결과로 세대 융화의 좋은 본보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50대 퇴출’이 어느새 당연시되는 현실에서 현역 시절을 한참 넘어선 이순재의 활동은 그 자체만으로 중·노년층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었다. 노인 전문 프로그램이 아닌, 온 세대가 함께 즐기고 어울려 볼 수 있는 시트콤의 중심축 구실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공은 매우 컸다. 그런 점에서 그는 우리 시대가 낳은 가장 행복한 배우이자 엔터테이너임이 틀림없다.
사실 중년 연기자들에게 비중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주지 않는 제작 현실도 그렇거니와, 설사 있더라도 전형성을 띤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일 뿐 프로그램의 중심에 서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은 우리 드라마 제작 현실의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제 겨우(?)’ 50대인 영화배우 안성기가 청룡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고목나무에 꽃이 피게 해줘 고맙다”고 했던 말은 이순재의 경우에 비춰보면 쑥스럽기 이를 데 없다. 연예대상 시상식을 “남의 잔칫상으로 봤는데 와보니 참 재미있고 즐겁다”는 이순재를 보면서 내년에 그가 만들어낼 캐릭터에 대한 기대로 시청자들은 벌써부터 즐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