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하리만치 차량 통행이 뜸해진 휴일 출근길. 그럼에도 몇몇 지인(知人)에게서 축하인사를 전하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들이 에두르지 않고 전한 한결같은 말은 “새 편집장이 된 것 축하한다” “그만큼 개인적 고충도 크겠다” “휴일에도 잘 쉬지 못하겠지만, 어쨌든 복된 신년을 맞으라”는 덕담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새 대통령 당선인이 ‘실용주의’를 국민의 귀가 따가울 만큼 주창하고 나서도, 올해가 건국 60주년이 되는 해라 해도 세인(世人)들의 일차적 관심사는 ‘나’와 ‘가족’, 그리고 친근한 이웃일 터입니다.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주간동아’의 이웃은 정녕 누구인가? 그 수는 과연 얼마나 될까?
해답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누군가를 진귀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 씀씀이에 인색했던 건 아닌가 하는 자성(自省)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진중(鎭重)하게 고민한 흔적들이 적은 탓일 겝니다. 발에 땀 배도록 뛰어다니며 취재하고, 어둠을 애써 밝히며 마감을 되풀이하면서도 정작 ‘시사주간지 주간동아’가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고 싶어하는가’에 대해선 진솔한 고민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국가 최고지도자 자리를 내줘야 할 ‘그분’이 언젠가 했던 말마따나 ‘주간동아’가 진정 되새김질해야 할 대상에 대해선 “죽치고 앉아” 있었던 셈이라고나 할까요? 어쩌면 이 같은 타성이 우리 사회 전반에 팽배한 오랜 관성 가운데 하나가 아닐는지!
몇 년 전부터 각광받기 시작한 사자성어가 꽤 오래 시대를 풍미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국민화합과 경제성장의 뜻을 담은 ‘시화연풍(時和年豊)’을 내놨습니다. 그런가 하면 ‘교수신문’은 교수들이 뽑은 새해 사자성어로 ‘광풍제월(光風霽月)’을 선정했습니다. 훌륭한 성품이나 잘 다스려진 세상을 표현할 때 쓰는 말이라더군요.

편집장 김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