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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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지는 미디어 권력 쟁탈전

  •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입력2007-07-09 09: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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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터지는 미디어 권력 쟁탈전
    “미디어의 지형이 바뀌고 있다. 미디어 빅뱅으로도 표현된다. 지진이 강타해 미디어 지각변동을 몰고 오고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미증유의 쓰나미도 앞두고 있다. 구텐베르크의 활자발명으로 미디어 시대를 연 이후 가장 강력한 미디어 변혁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최근 10년 동안 미디어 환경은 경천동지할 정도로 많이 변했다. 신문 라디오에 이어 지상파TV가 득세하더니, 이젠 케이블TV 인터넷 모바일 등 뉴미디어들의 기세가 하늘을 찌른다. 그렇다고 기존 미디어들이 앉아서 순순히 당할 리 없다. 뉴미디어의 거센 도전과 이에 맞서는 기존 미디어의 저항 역시 대단하다.

    ‘미디어 대충돌’은 이 같은 미디어시장 상황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미디어들의 대충돌로 야기되는 실태와 문제점을 적시했고, 미디어들이 새 활로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사례도 정리했다. 미디어 시장의 전망과 미디어들이 윈-윈할 수 있는 대안 제시가 부족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책은 각 단락의 제목만 봐도 내용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첫 장 ‘미디어 춘추전국시대’를 시작으로 ‘지상파 날개 없는 하락’ ‘케이블의 약진, 그러나’ ‘살얼음판 방통 융합’ ‘포털 독주 저지하라’ 등으로 이어지는데, 미디어별로 상황을 소개한 뒤 문제점 등을 지적하는 식으로 전개된다.

    지상파TV는 신문과 함께 미디어시장을 양분해온 절대 강자였다. 그러나 허물어지지 않을 것 같던 지상파TV의 아성이 불과 2~3년 만에 뉴미디어의 공세에 밀려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지상파TV의 위기는 시청률 하락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난다. 평일 지상파TV 평균 시청시간은 매년 줄다가 2006년엔 처음으로 하루 2시간 미만으로 떨어졌다. 1999년 2시간 57분에서 2006년 1시간 59분으로, 58분이 급감한 것. 신문도 마찬가지다. 평일 신문 열독시간은 1999년 46분에서 2006년 22분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지상파TV 시청률과 신문 열독률의 감소분을 뉴미디어가 흡수했음은 물론이다. 이 가운데서도 저자는 인터넷 포털의 급속한 성장을 가장 우려하는 눈치다. “미디어 지각변동을 몰고 온 곳은 인터넷이었다. 그리고 대지진을 일으킨 진앙지는 바로 포털이었다.” 저자는 포털과 관련한 많은 기사들을 인용했는데, 포털의 폭발적 성장과 그에 따른 부작용을 다룬 글이 여러 개 눈에 띈다. 신문 방송 등 전체 언론의 네이버 종속 심화, 콘텐츠 업계의 상대적 박탈감, 뉴스 유통시장의 기형적 재편 등을 부작용으로 꼽았다.



    저자는 올드 미디어들의 반격으로 책을 마무리하고 있다. 신문은 케이블방송과 IPTV 등 멀티미디어로 진출해 수익구조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방송사는 ‘인터넷 라디오’ 등으로 라디오 부활을 꾀하고 있다. 신문이 방송에 진출하고, 방송이 신문 사업에 뛰어드는 이종격투기 양상도 보인다.

    ‘텔레코즘’을 쓴 정보기술(IT) 분야의 석학 조지 길더는 2004년 한 포럼에서 “한국인은 TV를 죽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이 예언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졌다. TV가 인터넷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TV가 죽으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1999년 종이의 종말을 예고했지만, 8년이 흐른 지금 종이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 않은가.

    김강석 지음/ 노마드북스 펴냄/ 368쪽/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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