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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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그녀, 나나 무스쿠리

  • 정일서 KBS 라디오 PD

    입력2007-07-04 19: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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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찾아온 그녀, 나나 무스쿠리
    ♪ 그리스가 낳은 세계적인 스타 나나 무스쿠리(Nana Mouskouri)가 다시 한 번 한국을 찾는다. 7월21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공연을 시작으로 대전(22일) 안산(24일) 대구(27일) 부산(28일) 제주(29일)로 이어지는 6개 도시 투어에 나서는 것.

    2005년 첫 번째 내한공연 당시 그녀의 나이(1934년생)를 고려해 아마도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기회는 한 번 더 주어졌다. 이번 공연은 제목부터 ‘2007 나나 무스쿠리 페어웰 투어’이니, 모르긴 몰라도 정말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

    1934년 그리스 크레타섬에서 태어나 세 살 때 가족과 함께 아테네로 이주한 나나 무스쿠리는 빌리 홀리데이, 엘라 피츠제럴드의 재즈와 에디트 피아프의 샹송을 들으며 성장했고, 열두 살 때부터 보컬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청아한 소프라노 보이스의 바탕 위에 팝 재즈 샹송 등 장르를 넘나드는 폭넓은 음악성과 그리스어는 물론, 프랑스어 영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포르투갈어까지 구사하는 언어 능력은 세계적 성공을 가능케 했다. 그리스를 시작으로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을 돌며 유럽을 평정한 그녀는 1964년 해리 벨라폰테의 초청으로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 서면서 미국 시장에서도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흔히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를 금세기 최고의 여성 엔터테이너로 꼽는다. 그리고 나나 무스쿠리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에 대한 유럽의 대답’으로 통한다. 그동안 450여 장의 앨범을 발표한 그녀는 세계적으로 2억 장이 넘는 경이적인 음반 판매액을 올렸다. 모두가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를 능가하는 세계 최고기록이다.



    수많은 히트곡 가운데 ‘Plaisir d’amour’, 오페라 ‘나부코’의 테마음악으로 유명한 ‘Song for liberty’ ‘Only love’ ‘Over and over’,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원곡을 리메이크한 ‘Why worry’ 등은 국내에서 특히 사랑받는 곡들.

    2007년 여름, 전성기의 맑은 미성은 아니어도 연륜이 배어나는 그녀의 목소리는 특유의 검은 뿔테 안경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다시 찾아온 그녀, 나나 무스쿠리
    ♪ 요절(夭折). 죽음을 미화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요절은 때로 낭만적이고 신화적이다. 죽음이 주변인들의 기억을 그 자리에 멈춰 세워 젊음을 영원케 하기 때문이다. 영화배우 제임스 딘이 지금도 청춘과 반항의 상징인 것처럼 말이다.

    설명할 수 없는 목소리로 젊음의 방황과 우울, 극한의 성장통을 대변했던 제프 버클리(Jeff Buckley)는 음악계의 대표적인 요절 신화의 주인공이다. 그는 1997년 5월9일 미시시피강에서 실종, 며칠 후 익사체로 발견됐다(그가 실수로 빠진 것인지 자살한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그의 나이 서른 살이었다.

    생전에 남긴 단 한 장의 앨범 ‘Grace’와 사후에 발표된 2집이자 유작 앨범 ‘Sketches’가 디스코그래피의 전부다. 이렇듯 많은 앨범을 팔거나 차트 히트곡을 남기지 않았던 그가 전설이 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나는 제프 버클리와 스물다섯 짧은 생을 불의의 교통사고로 마감한 비운의 천재 유재하의 초상을 겹친다.

    제프 버클리의 10주기 추모앨범이라 할 수 있을 앨범 ‘So Real: Songs From Jeff Buckley’가 나왔다. 두 장의 정규 앨범에서 발췌한 ‘Last goodbye’ ‘Hallelujah’ 등 대표곡과 일본 라이브 버전인 ‘So real’ ‘I know it’s over’의 미발표 트랙까지 포함해 14곡이 수록됐다. 말 그대로 제프 버클리의 시작과 끝이자 전부다. 제프 버클리를 좋아했고 그를 추억하는 팬이라면 저절로 손이 갈 수밖에 없는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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